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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서울

서울 5/10: 합정동, 망원동, 해방촌 그리고 성수동

by 도시 관찰자 2018. 12. 6.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건물이 부쩍 늘어난 합정역. 서울에 오면 꼭 찾아가는 사무실과 그 사무실의 소장님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열정의 흔적들.

 

사무실은 망원동에 위치해 있었는데,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친구 덕택에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었다.

 

소위 망리단길이라고 불리는 곳은 생각보다 원래 지역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연남동처럼 5년, 10년 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많이 일어난 곳도 다르게, 이곳은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음에도 비교적 느리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싶었다.

 

장소를 이동하여 해방촌. 이 지역을 대상지로 졸업 설계를 하고, 그 이후 현재 사무소에서 이곳에서 진행되는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 지역의 근현대 역사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구 덕택에 최고의 1:1 가이드 투어에 참여한 기분이었다. 같은 전공을 오랜 시간 공부해 왔다는 것은 어떤 대화의 합의점까지 이르기 위한 과정을 단축시켜주다 보니, 질문을 마무리 짓기 전에도 그 내용에 대해 신나서 답변을 해주는 사람과의 대화가 너무나도 행복했다.

 

언덕에 위치한 흔한 주택가의 풍경. 서울 여행 내내 날씨가 정말 좋았다.

 

지난 방문 당시 독립서점이 정말 많이 생긴 상태였고, 방문을 계획했음에도 돌아다니느라 바빠서 한 곳도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좀 여유 있게 돌아다니다 보니 서점도 자주 갈 수 있었고, 독립서점도 몇 곳 구경할 수 있었다. 그중 해방촌에 있었던 Storage Book & Film. 이번에 꼭 사 오려고 했던 싶었던 책 신지혜 씨의 <최초의 집>을 구매했다. 친구도 나에게 책 설명을 듣고, 잠시 훑어보더니 덩달아 같이 구매. :)

 

한번 더 장소를 이동하여 성수동. 성수동은 여전히 활발한 준공업지역임에도, 지난 몇 년간 상상도 못 할 변화가 이뤄졌다. 한쪽으로 너무 힘이 몰리지 않은 채, 적절히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 정도로 꽤 매력적인 곳으로 변해있었다.

 

성수동 에스 팩토리에서 있었던 유니온 아트페어를 구경했다.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다. 게다가 아트페어가 있던 건물이 옛 자동차 정비 공장을 리모델링했음*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겨져있어서 공간 또한 흥미로웠다.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15/2017031501109.html

 

그런 "힙"한 공간과 기존의 공간이 공존하는 지금이 그 힙함이 느껴질 수 있는 유일한 이유인데, 기존 지역의 수많은 맥락을 무시한 채로 과도하게 특정 문화를 지향하는 개발을 추진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도시에는 그 어느 때보다 균형이 중요한 때이고, 젠트리피케이션, 상업화, 관광지화 등이 그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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