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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베를린 콘서트 하우스 개방의 날, 2014/ Tag der offenen Tür, Konzert Haus Berlin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4. 5. 1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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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darmenmarkt의 중심에 자리잡은 Konzert Haus (사진은 2013년 3월)

유럽에서의 삶도 즐겁고 재미난 것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서울에서의 삶이 나에게는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내가 최종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도시이고,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모습들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이 베를린에서의 삶도 정말 행복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개방의 날 혹은 직역하면 열린 문의 날Tag der offenen Tür이라는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그중에서도 베를린의 중심인 Gendarmenmarkt에 위치한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자리잡은 Konzert Haus가 개방하는 날이었다. 보통 개방의 날 행사에서는 문을 닫고 있는 문화재나 정부 건물 내부를 공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Konzert Haus의 행사는 조금 달랐다. Konzert Haus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무료로 보여주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즉, 각종 콘서트Konzert가 무료로 개방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크고 작은 문화재를 개방하는 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복궁이나 덕수궁 야간개장도 그 중 유명한 행사이기도 하고.



Oswald Mathias Ungers의 건축물(현재는 The Q라는 이름이 붙어있음)과 Karl Friedrich Schinkel의 Konzert Haus (사진은 2013년 3월)

Konzert Haus는 독일의 유명 신 고전주의 건축가인 Karl Friedrich Schinkel의 작품이다. 사진 왼편에 위치한 근대 독일 거장 건축가인 O.M. Ungers의 건축물과 Konzert Haus의 창문 모듈을 모티브로 자신의 건축물을 디자인을 했을 정도로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이 건축가이다. 물론 베를린 문화재 법이 문화재에 대한 강력한 보호 및 주변 건축물의 제약을 만들어내는 특성도 있지만, 굳이 창문 모듈을 참고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건물 외장재도 Konzert Haus와 거의 유사한 톤으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Ungers의 스타일도 고스란히 담겨있으면서도 동시에 Schinkel의 건축물을 통해 많은 것을 재활용했다. 아무튼 한국전쟁 이전(그리고 이후도 마찬가지)의 독보적인 건축가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역사를 놓고 봤을 때는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인물임은 틀림 없다.



Konzert Haus 바로 앞에서 이루어진 외부 행사

행사는 Konzert Haus 내외부에서 이루어졌고, 또한 내부에서도 각종 홀Saal별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나는 그중에서 Öffentliche Probe를 참가했다. 아무래도 맛보기를 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내 예상은 아주 적중했고, 너무나도 흡족한 1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번 국제녹색주간 행사 때처럼 많은 독일인들은 행사 당일 콘서트 하우스에서 거의 상주하다시피 여러 공연을 관람하는 것 같았다.



Großer Saal 1층 내부의 모습

Öffentliche Probe의 뜻은 공개 시연 행사로 콘서트의 시연 행사를 직접 관람하는 것이었다. 이것 까지는 미처 생각못했는데, 거기에 지휘자 Michel Tabachnik의 설명까지 곁들여져있었다. 게다가 지휘자의 독일어가 유독 너무나 잘들렸는데, 지휘자가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단어 수준이 나에게 아주 적합했기 때문이다. 꽤나 쉽고 그리고 재미있게 연주의 기법들과 합주를 통한 분위기나 상황을 연출하는 예시들을 보여주었다. 아래 간단히 어떻게 공연이 진행되었는지 영상으로 공유한다.




이날 연주되었던 곡은 Maurice Ravel의 La valse였다. 



Großer Saal 2층에서 본 모습

행사시간은 약 1시간이었고, 위 영상과 같이 설명이 2/3정도 이루어졌고, 1/3는 실제 연주로 진행되었다. 지휘자나 연주자나 다들 일반 복장으로 편안한 마음에서 그리고 관람객도 대부분 평범한 복장으로 콘서트를 무료로 구경하고 지휘자에게 설명까지 듣는 즐거운 행사였다. 오페라나 클래식 콘서트 등등이 일반인들에게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우선 그냥 들으면 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보면 뭔지 알겠고, 재미도 있고, 흥분도 되는 영화나 게임을 놔두고 큰 돈 들여서 오페라와 클래식 콘서트를 갈 이유가 없다.

* 2011년에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빈(Wien)에서는 오페라를 외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상영해주던 것을 경험한 기억도 있다. 유럽의 문화들은 무료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많다. 내가 당시 빈에서 오페라를 야외에서 무료로 관람하면 느꼈던 것의 표현 방식은 문화적 자유였다. 그 의미에는 다양한 종류의 문화를 만들어낼 표현의 자유도 있겠지만, 그런 다양한 문화에 빈부격차, 인종, 성별 등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자유도 포함된 것이다.


Großer Saal 1층 내부의 모습

왜 오페라와 클래식 콘서트 등은 사람들의 좀 잘 사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질까. 우리는 그 예술을 알 기회도, 배울 기회도, 접할 기회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국악도 판소리도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 행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만약 국악당 개방의 날이라던가 세종문화회관 개방의 날 등의 행사를 열어 일반 대중이 어려워하는 장르의 예술을 소개하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에 자신들의 마음을 열고 나아가 결과적으로 (정치인들과 대기업이 그렇게 원하는) 지갑까지 좀 더 쉽게 열게 될 것이다.



Großer Saal 1층 내부의 모습

이 한번의 행사로 이런 오케스트라에 빠삭해질리도 없겠지만, 서로의 편안한 분위기와 설명으로 뭔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어떤 곡인가 찾아볼겸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정명훈씨가 지휘한 La valse도 유투브에 있더라. 겸사겸사 다시 다른 느낌의 같은 곡을 들어볼 기회도 생겼다.

*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TMSgWhIENSk



Großer Saal 1층 내부의 모습

박근혜 덕택에 창조경제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창조경제의 가장 큰 축은 누가 뭐래도 문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문화의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만큼 그 다양한 문화에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 Michel Tabachnik 지휘자는 지휘를 마치고 이런 말을 했다. "음악은 악보에 써져있다. 하지만 음악가가 악보를 보고 연주하지 않으면 그 음악에는 생명이 없는 것이다. 그런 생명이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가장 행복할 때는 대중 앞에서 연주할 때이고, 관객들이 연주를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낼 때이다." 그런 말이 지휘자의 입에서 진심으로 나올 정도로 시연 행사임에도 많은 사람들은 온전한 공연을 본 것마냥 박수를 보냈다.



Großer Saal 2층에서 본 모습

쓸모 없는 문화가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대로 된 시기를 못만난 문화는 그리고 박수를 보낼 관객, 손님, 주인을 만나지 못한 문화는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경제의 관점에서 이런 관심 받지 못하는 문화들에 대한 지원이 중요한 것 아닌가 싶다. 이미 잘 나가는 한류와 케이팝에 편승해서 실적만 올리는 전시행정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 힘들게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예술가와 문화인들을 지원해야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것이다. 왜 다른 나라들은 눈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이 없음에도 예술가들을 유치하고 예술가들을 지원을 하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할 것이다.



* 행사 시간표 https://www.konzerthaus.de/media/content/downloads/pdf/Programmfolder_TdoT_2014_web.pdf


다음주 토요일은 Lange Nacht der Museen 그리고 일요일은 Internationaler Museumstag로 Nacht der Museen 티켓(어른 18유로, 학생 등 할인가 12유로, 12세 이하 무료)을 구매하면 2일간 베를린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 또한 그 티켓으로 행사 장소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나 정해진 시간 동안 대중교통 이용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면 된다. 나도 개별로 방문하면 부담스러운 티켓 값으로 아직 못가본 몇몇 장소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창조 경제의 모범들이 베를린에서는 매주 벌어지고 있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 추상적으로만 느꼈던 그리고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대도시에서 사는 행복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한국에도 적지않게 비슷한 행사들이 있을 것이다. 근데 나는 베를린보다 서울에서 유사한 행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단언할 수 있다.

* 링크 http://www.lange-nacht-der-muse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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