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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기록/PJ2-Wohnen+

PJ Wohnen 03, 브레멘 답사

Bremen으로 1박 2일 답사를 다녀왔다. 엄청난 강행군으로 인해, 오늘은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 정리를 하면 휴식을 할 생각이다. 사실 주제를 보고 참여한 프로젝트라, 프로젝트 대상지가 Bremen이라는 소식을 듣고 약간 당황을 했다. Bremen은 한국으로 치면 특별시에 해당하는 Stadtstaat 세 곳 중 하나인 도시이다. 프로젝트 덕택에 Bremen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Leipzig, Hamburg등의 다른 도시를 조금은 가볍게 방문했을 때보다 더 '베를린이라서 특별하다'라는 이유만으로 급격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베를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대부분 주요 도시들은 그 나름의 장점과 그리고 도시 어딘가에서 분출되는 젊음과 반항 등이 있고, 수도이자 동시에 관광지로 선호되는 베를린에 비해 관심을 못 받을 뿐이지, 베를린에 버금가는 도시 생활을 할 좋은 도시는 참 많다.


브레멘 답사와 도시에 대한 설명은 30여 년 전 Bremen에 와서 이제는 토박이가 된, Bremen시 도시개발부의 토지이용계획가 Lecke-Lopatta가 맡아줬는데, 사실 답사만큼이나 이렇게 빛나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 더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문화, 종교 그리고 난민, 임대료, 사유화, 자본주의 등의 최근 이슈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구도심과 주변 지역을 돌아다니며 얽히고섥킨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방대한 이야기를 (정말 깔끔하고 알아듣기 수월한 독일어로) 이야기해줘서 한 60, 70%정도 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 근데 저녁때 술 마시며 Lecke-Lopatta의 답사를 칭송하며, '그가 한 설명의 많은 부분이 유럽의 문화역사적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하며, 너희는 어떠냐고 독일 애들에게 물어보니, 50%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그러더라. 어쩐지 질문이 많던 애들인데, 답사 내내 전혀 질문도 없었고, 표정도...

* 참고로, 답사를 가기 전날 Bremen에서는 Bürgerschaftwahl이 있었는데, 영국 총선과 마찬가지로 기대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결과가 있었다. 사실 투표 결과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그때, 약 10여 년 간 Bremen의 시장직을 역임했던 Jens Böhrnsen이 사임을 했다는 것이다. 투표 결과가 안 좋긴 했지만, SPD는 더 충격적으로 표를 잃은 Grüne와 연정을 통해 가까스로 다수당이 되기에, 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대부분 도시가 그렇듯, Bremen에도 강이 흐른다. Weser강이다. Bremen, Hamburg등의 북독일 도시들은 Nordsee(북해)로 흘러가는 강의 하류에 자리잡고 있기에, 홍수 피해에 대한 대비 및 디자인이 중요하다. 강변 곳곳에는 유수지나 홍수 대비 조경 설계가 되어있고, 자연스럽게 이런 공간은 공원으로 활용된다. Bremen이 살기 좋은 도시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홍수라는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한 수많은 인공 및 자연 유수지 등의 홍수 완충작용을 해주는 넓은 공원 덕택이다.


종합대학 등의 주요 교육 시설이 밀집해 있고, 주요 업무, 산업시설 등이 있어 소도시 등에서 새로운 학생과 젊은이들이 유입되는 독일의 주요 도시에는 소위 Szeneviertel이라고 불리는 구역이 존재한다. 보통 도심 근처의 잊혀거나 버려진 혹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저렴한 월세의 동네가, 젊은 예술가, 학생 등이 유입되며, 한 도시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지역이자, 사회문화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구역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그런 지역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젠트리피케이션까지 이어지고 있고, 인제야 그걸 어떻게 막아낼까 고민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은 교과서적인 설명이지만, 놀랍게도 독일뿐만 아니라 수많은 세계의 도시에서 똑같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하게 벌어진 사회현상이다. 가장 가난한 동네에서, 이제는 가장 힙하고 가장 비싼 동네가 된 지역. Bremen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젝트 대상지는 총 3곳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무조건(!) 선택하고 싶었던 구도심 근처의 대상지를 선택했고, 위 사진은 전혀 관심이 없던 지역이었다. 사실 이런 백지와 같이 텅 빈 비도시 지역을 보면, 이제는 더는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곳의 삶은 존중하지만, 내가 이곳을 위해 할 수 있는 능력도 흥미도 없다. 그 결심을 더 굳혀준 사건도 있었다. 중앙역으로 돌아오려는 길에 전류 문제로 인해 Bremen 시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고, RE(지역 열차)로 약 30~40분 걸리는 거리를 버스 2번 그리고 STR 1번을 타가며 거의 1시간 30분 넘게 걸려 도착을 했다. 어리석게 택시를 탄 친구들은 돈은 돈대로 썼지만, 도착한 시간은 비슷했다. 시 외곽이라 택시를 잡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도 다양성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시 외곽에서 살면서 비슷한 시간이 소요될만한 교통수단은 열차 혹은 자가용뿐이다. 하지만 도심권에서 살게 되면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는 다양한 대중교통이 있고 자전거나 카 쉐어링 등의 다양한 대체 수단이 존재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이번 연도에는 베를린 주변의 주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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