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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The Housing Question (Friedrich Engels, 1872)/ 주택 문제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5. 5.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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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https://www.marxists.org/archive/marx/works/1872/housing-question/

"it is not that the solution of the housing question simultaneously solves the social question, but that only by the solution of the social question, that is, by the abolition of the capitalist mode of production, is the solution of the housing question made possible." - Friedrich Engels

주택 문제는 자본주의식 생산 방식을 철폐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 단순히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고(주택이 부족하면 단순히 주택 공급하는 식의 미봉책)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독일의 산업화(도시마다 또 다르지만)는 대략 19세기 중후반부터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책이 쓰인 1872년 이미 산업화로 인해 각 도시뿐만 아니라 독일이라는 나라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와 해결책들이 제시되던 당시 Friedrich Engels가 쓴 책이자, 19세기 중후반의 독일 노동자들의 주택 부족 문제에 대한 분석과 정치적 대안의 한계를 지적하는 책으로, 산업화 전후로 유럽의(특히 영국과 독일의) 임금 노동자들의 주거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물론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고, 책을 일부분(1887년 영국에서 쓴 서문)을 읽었는데 재미있어서 요약.


18,19세기 독일 노동자들의 주택과 정원은 이런 느낌이었을까? 감이 안잡힌다. 사진의 지역은 맛있는 맥주 Spalter의 도시 Spalt. 생각나는 가장 전원적인 풍경.

산업화 이전까지 독일의 노동자들은 유럽의 그 어떤 노동자들에 비해 놀라울 정도의 생활 수준을 자랑했다. 주택을 소유했을 뿐만 아니라, 그 주택에는 보통 정원이나 농작지가 함께 있었다. 이러한 생활방식은 지역 내 소규모 산업과 소규모 농업을 가능케 해 노동자이자 소작농으로 풍부한 수입원을 가능케 했다. 물론 실제로는 세입자로 주택에 살고, 경작지를 임대하여 농작하는 노동자도 많았다. 서독의 노동자는 자가 주택이었고, 동독의 노동자는 임대인인 경우가 많았다.

상황은 산업화가 진행되며 급변했다. 1848년의 독일 혁명 그리고 1866~70년 정도의 기간에 있었던 크고 작은 독일 통일 전쟁을 거치며 그동안 대규모 산업을 방해했던 정치적 제약이 사라지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산업 개발이 진행되며 이전의 소규모 산업과 소작농 중심의 노동산업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다른 유럽의 노동자에 비해 여유 있던 삶을 보장했던 자가 주택과 정원이라는 강점은 변해가는 나라와 도시의 산업 구조를 따라 이사를 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짐이자 단점이 되었다. 소규모 수공예와 산업은 이미 대량 생산체제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소규모 농작 역시 대규모 농업에 의해 경쟁력을 잃었다. 대량 생산을 위한 기계가 도입되며, 노동자의 가치는 하락했지만, 노동자들은 대량생산의 노동자로 돈을 벌어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임금은 당연히 (고용주가...) 부르는 게 그들의 임금이 되었고, 어떤 임금에도 일 할 수 밖에 없었다. 초기에 질에서는 프랑스에 밀리고, 가격에서는 영국에 밀리던 독일은, 저렴한 임금을 통한 가격 경쟁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이끌기 시작했다. 당연히 과거에는 풍족한 삶을 누렸던 노동자의 생활 수준은 서유럽 평균 이하로 끌어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익을 고스란히 쓸어담기 시작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하디 부족한 나에게는 사실 독일 오기 전까지는 Friedrich Engels나 Karl Marx 같은 사람들의 이름을 들어본 기억도 거의 없을 정도로 참 다른 시대, 다른 사회, 다른 종류(?)의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뭐람. 대학 수업에서 이들은 자꾸 등장한다. 분명 저 사람들은 좌빨 이론가이기에, 그들의 책은 펴볼 생각도 하지 않아야 하는 금서처럼 무의식 중에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들과 아무런 상관 없을 것 같은 Urban Design을 공부하는데, 이들의 연구와 사상에 대한 언급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유는 간단할 것이다. 그만큼 의미 있는 역사이고, 그들의 분석과 사상 역시 우리의 현재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으로 유의미하게 때문이다. 

전쟁뿐만 아니더라도, 산업화처럼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삶의 수준을 낮추기도 한다. 얼마 전 까지 차량과 대중교통의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통근시간을 현상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고 있다. 또한, 얼마 전까지 칭송받던 우버(Uber)는 이제 돌려 까임을 당하는 희대의 쓰레기 서비스가 되었고, 우리의 편리를 제공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결국 돌고 돌아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하고 있다(배달 앱 서비스같이). 편리함을 바탕으로 교묘하게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 뒤에서 착취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 130년 전 독일이 대량생산체제를 바탕으로 기존의 소규모 산업과 농업을 잠식하고 저임금 노동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선두주자로 진입하는 모습은 너무나 한국 사회를 고스란히 그리고 있다. Friedrich Engels는 당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주택 문제가 단순히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진짜 해결책이 아님을 알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베를린 세입자 연합이 단순히 '적정 주택이 부족하니 적정 주택을 공급하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의 공동 경영 참여, 각종 제도 제안 등의 시스템에 관한 전반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그래도 유의미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물론 그가 보기엔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Engels, F. (1872). The Housing Question. 2nd ed. [ebook] Society of Foreign Workers (Reprinted 1995). Available at: https://www.marxists.org/archive/marx/works/1872/housing-question/ [Accessed 15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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