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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베를린

템펠호프 공원 주민투표 결과/ Volksentscheid zumTempelhofer Feld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야말로 '와!우!'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오는 소식을 드디어 받았다. 지난해부터 "100% 시민주도의 템펠호프 공원Initiative 100% Tempelhofer Feld"이 시 정부의 템펠호프 공원 개발에 대한 반대를 위해서 주민투표 청원을 주도하였고, 그 최종 투표가 오늘 있었다. 베를린과 독일의 여러 매체들은 Mehrheit gegen Bebauung. 즉, '다수가 개발에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속보를 쏟아내고 있다. 다수로 대변되는 시민들이 시정부의 개발 계획으로부터 승리했다.




이 승리는 기존의 주택지를 허물고 새 건축물을 짓는 파괴적은 개발 계획으로부터의 승리가 아니다. 텅 빈 땅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수많은 시민들이 즐겨찼는 공항의 부지의 극히 일부를 활용한 개발 계획을 저지해낸 승리였다. 즉, 어떻게 생각하면시정부의 개발계획에 굳이 반대할 이유가 있나 생각할 법도 한 그런 사안이었다. 즉, 쉽게 이기기는 어려운 사안이었다.




http://www.tempelhoferfreiheit.de/aktuelles/volksentscheid/

또한 이번 주민투표는 템펠호프 공원 개발에 대한 한가지 주제를 놓고 두가지 질문에 선택(예, 아니오)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복잡할 수도 있었다. 첫번째 질문은 '100% 시민주도의 템펠호프 공원'가 제안한 ThF-Gesetz(템펠호프 공원을 개발 없이 유지한다는 취지의 법)의 제정에 관한 찬반. 그리고 두번째 질문은 시정부의 템펠호프 공원 일부 개발안에 대한 찬반이었다. 즉, 개발을 완전히 막기 위해서는 첫번째 질문에는 찬성하면서 동시에 두번째 질문에는 반대를 해야한다. 둘 중에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하면, 시 정부의 개발에 대한 여지를 남겨주는 것이었다.





현재 개표 75%인 상황에서 "100% 시민주도의 템펠호프 공원"의 공원을 개발 없이 유지하기 위한 관련법 제안에 64.5%가 찬성했고, 두번째 질문인 공원의 일부를 개발하자는 정부의 제안에 59.5%가 반대를 하면서, 시정부의 개발 의지를 시민들이 완전히 저지하기 일보직전인 상황이다. 지금은 이 결과까지만 올리고, 내일 아침에 다시 100% 개표한 결과를 추가로 업데이트 하겠다. 투표 전날이었던 5월 24일에는 템펠호프 공원에서 'Wahlrecht für alle'라는 구호와 함께 시민권이 없는 거주민들에게도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주민투표에 투표권을 달라는 작은 시위도 있었다. 




이 승리는 시민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지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독일 사회. 그리고 그 중에서도 꽤나 활발하게 시민 운동이 벌어지는 베를린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다수가 승리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어제 챔스처럼 그리고 지난주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Pokal 결승전처럼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 전체에서 소리를 지르며 흥분하지는 않겠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일상에서 챔스 우승이나 DFB Pokal 우승보다(혹은 우승만큼...) 더 흥분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도 현재 템펠호프 공원과 주변의 축제 분위기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앞으로도 활용하는 공원의 모습을 앞으로도 걱정 없이 볼 수 있고,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할 수 있는 초석을 쌓은 시민투표였다. 개발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면, 이 장소는 개발이 될 장소 중 하나이다. (내 저번학기 Urban Design 프로젝트 대상지 일부이기도 했고)


* 물론 올해 챔스나 Pokal 결승전은 베를린 사람들과는 큰 연관이 없었고, 앞으로도 쭈욱 없을 것이라고 예측 된다.




시민들이 주도로 이겨낸 승리. 그 승리에는 투표권을 행사한 약 290만명의 베를린 시민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하루가 있기 전날까지 자신의 집과 발코니에, 자신의 자동차 창문에, 자신의 직장에, 거리에, 카페에, 광장에, 신문에, SNS에, 토론회에 이 투표를 독려하는 포스터를 붙이고, 메세지를 나누고, 현수막을 걸고, 깃발을 올려 놓는 등 템펠호프 공원을 지키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멀리서 인터넷과 SNS를 통해 바라보는 것 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변화의 기미를 느낄 수 있다. 너무나도 슬픈 참사였지만 시민의 도시, 국민의 국가를 만들어내는 시발점의 역할을 하며 우리 모두가 잊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수의 승리를 미리 맛본 멋진 주민 투표였다.


최종 투표 결과

'100% 시민주도의 템펠호프 공원'가 제안한 ThF-Gesetz(템펠호프 공원을 개발 없이 유지한다는 취지의 법)의 제정에 관한 첫번째 질문에 64.3%가 찬성을 했고, 시정부의 템펠호프 공원 일부 개발안에 대한 두번째 질문에 59.2%가 반대를 하며, 템펠호프 공원 개발을 원천 봉쇄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인터넷에는 그래도 베를린에는 부족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유휴 부지가 존재한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자본주의가 스며든 사회에서는 개발의 욕망을 쉽게 꺽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베를린의 주택난이 심화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참조

http://www.bz-berlin.de/bezirk/tempelhof/tempelhof-mehrheit-gegen-bebauung-article1847417.html?fb_action_ids=707182955994661&fb_action_types=og.recommends&fb_source=aggregation&fb_aggregation_id=288381481237582 https://www.bz-berlin.de/berlin/tempelhof-schoeneberg/klare-mehrheit-fuer-randbebauung-des-tempelhofer-feldes

http://www.bz-berlin.de/bezirk/tempelhof/tempelhofer-feld-so-stimmten-die-bezirke-article18475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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