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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독일 정착

[해외 취업] 취직 시도 01

이제 석사 논문과 약간의 학점이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취업 준비를 미룰 수는 없다. 좀 더 일찍 독일 설계 사무실에서 알바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첫 몇학기는 기본적인 독일어 의사소통이 어려움을 대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절실히 느꼈고, 이제서야 그래도 프로젝트를 함에 의사소통은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는 구구절절한 이유 같은 "변명"과 함께 취직 준비를 시작했다. 정직원으로의 지원은 아니지만, 졸업하기 전까지 학생 직원(Studentische Mitarbeiter)으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 학기인 논문 학기에는 논문을 제외하고 들을 수업이 2개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최근 받아본 공고 중 2곳에 이력서(Lebenslauf)와 포트폴리오(Portfolio) 그리고 다운로드 없이 확인할 수 있도록 LinkedIn 프로필 페이지와 issuu상의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함께 보냈다. 메일 내용은 공고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당신이 찾는 직원과 어느정도 적합한지를 바탕으로 평범하게 작성했다.

지원 메일을 보냈던 그날 오후에 인터뷰를 하자는 답변이 한 사무소로부터 왔다. 오늘 그 첫 인터뷰를 했다. 다른 한 사무소는 오늘까지 접수일이었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인터뷰를 한 U[각주:1]라는 도시 설계 사무소는 대략 15명 내외를 왔다가 갔다하는 일반적인 규모의 독일 설계 사무소이다. 영세해보이는 홈페이지에 비해, 생각보다 엄청 좋은 근무환경을 지니고 있어서 의외였다. 인터뷰는 사무실 대표 B와 약 50분가량 비형식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초반에는 대표가 사무실과 최근 하는 작업 등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주엇고, 곧 이어 나에게 베를린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독일에서의 3개의 프로젝트, 한국에서의 5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를 했다. 프로젝트 중에 깊이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도 있었고, 작업에 대해 마음에 들어하기도 했고, 특히 한국 작업에 대해서 (독일의 전문가이기에 당연히 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 꽤나 많이 나왔다. '원주민들은 어떻게 되는지?' '재개발 시 보상은 어떻게 되는지?' '재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등. 작업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 짓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구두 체크가 이어졌다. CAD, 렌더링 기술, 문서 작업 등등. 만족시키지 못한 한 부분은 SPSS 데이터뱅크 프로그램였다.

결론적으로는 이번에 새롭게 시작할 프로젝트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 뽑는 직원은 주민 참여형 프로젝트에 책임지게 되는데, 그러면 수많은 베를린 시민들이 오는 워크샵에 참여하여 그 내용을 기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하는데, 내 독일어 실력이 그정도가 아닌 것은 슬프게도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건 수업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되며 독일어 습득이 상대적으로 느려진 나의 학업 뿐만 아니라, 수많은 비EU권에서 온 독일 석사 유학생들이 직면한 근본적인 한계다. 게다가 작은 도시설계 사무소들은 분업이 아니라 대부분 한, 두사람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총괄[각주:2]하기 때문에, 독일 내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작은 사무실에서 독일어 능력은 필수이고, 그것을 대체할 영어능력은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위로이겠지만, 다음 프로젝트가 너에게 적합하다면 바로 4~8주내에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인사를 주고 받으며 사무실을 나왔다.

인터뷰는 내 스스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우선 큰 준비 없이 내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독일어로 거의 온전히 설명을 하면서, (긴장스러운 상황에서도, 물론 나는 보통 사람들이 긴장할 때 긴장을 잘 안하는 편이다...) 큰 문제 없이 독일어로 전문적인 용어와 함께 내 생각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또한, 그를 통해 설명 수준이 불만족스러웠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점을 제외하고도, 대표와의 대화는 나에게도 꽤 유익한 지점이 많았다.

앞으로 언제까지 '취직 시도'라는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건축을 공부하는, 도시를 공부하는 혹은 그외의 누군가에게 작은 팁이 되길 바란다.

  1. 별 이유는 없지만, 사무실의 첫 글자만 표기한다. [본문으로]
  2.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많은 대형 건축사무소의 초년생들이 소형 건축사무소 혹은 아뜰리에로 옮기고 싶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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