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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대의 변화와 베를린에서의 삶

삶/낙서

by * 도시관찰자 2020. 1.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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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떠나보내며 나에게 좀 흥미로웠던 기술적 이슈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꼽지 않을까 싶다. 바둑에 1도 관심이 없지만, 이 대결 혹은 사건은 단연코 한국 사회에 대중적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사회에 대한 경각심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 집약 산업이 로봇팔로 대체된 것은 오래전 일이고, 그 외에도 스마트 팩토리, 4차 산업 등의 이름으로 수많은 기술과 로봇이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 알파고, 무인자동차, 드론 등도 점점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수많은 전문가들은 더 많은 분야와 직종에서 인간의 노동력이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분명 상상 속의 2020년이 현실이 되었다.

산업화 전시대에는 한 세대는 그 세대의 리듬에 맞춰서 살아도 충분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로 진입하며 그 템포가 조금씩 빨라졌고, 이제는 정말 가시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본 소득과 같은 복지가 아니라면) 정말로 평생 교육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사회 구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덕목이 된 상황이다. 예전에는 발전의 속도가 느린 만큼 배움의 속도도 느렸겠지만, 따라잡을 수 있는 속도였다고 생각하고, 현대 사회의 발전의 속도는 그 속도가 빠른 만큼 배움의 속도도 빨라진 것 같지는 않다. 즉, (어떤 주류의 흐름이 있는 사회에서) 배움을 놓치면 낙오가 되기 십상이라 생각한다.

Arte를 통해 봤던 Stadt ohne Name라는 미래 사회를 그린 프랑스 SF 6부작 드라마에선 일을 하는(할 수 있는) 20%의 계층과 일을 하지 않는(할 수 없는) 80%의 계층이 공간적으로 분리된채로 깨끗한 도시환경과 깨끗한 물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소수의 집단과 그렇지 못한 다수의 집단이 살아가는 미래가 있었다. 아직 노골적으로 그런 시대가 되지 않았지만, 점점 일을 할 수 없는 집단이, 더 나은 환경에 살 수 없는 사람이 늘어날지도 모르는 것이 최근의 기술혁신과 사회 발전이 향하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굳이 더 이상 다수의 인간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 말이다.

베를린도 분명 그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급변하고 있지만, 비슷한 규모의 다른 세계적인 대도시/수도에 비해 베를린에는 1980년, 1990년, 2000년대의 삶의 방식으도 많은 부분 남아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선 애플 페이, 삼성 페이를 쓰기도 하고, 현금 결제가 안 되는 곳도 있는데, 어떤 지역에서는 현금밖에 안 받는 가게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베를린 정부가 올해 현금영수증 의무를 시행하기도 했다)

기술적으로 뒤쳐졌지만, 그래도 1세계의 수도에서 산다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 급변하는 사회의 물결에 준비가 안된 채로 휩쓸리지 않아도 이 도시에선 여전히 비교적 대중적으로 선택할 수 삶의 옵션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이 곳에서의 삶이 마음에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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