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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전시

여성의 도시/ Stadt der Frauen

구도심에 있는 주립 도서관에 들릴 겸 비교적 근처에 있는 Ephraim-Palais에 다녀왔다. Nikolai Viertel 구석에 있는 건물로, 18세기 지어진 베를린에서 보기 드문 멋진 양식의 건축물이다. 실제로 지어졌을 당시에도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너라고 불리기도 햇다고.

이 박물관은 매달 첫번째 수요일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한 시립 박물관 소속 박물관이다. 현재 여성의 도시(Stadt der Frauen)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하고 있었고, 보러 가야지 하다가 드디어 보러왔다. 전시 내용도 대 만족이었다. 전시를 설명하는 독일어도 비교적 쉬워서(?) 모처럼 전시 내용을 꼼꼼히 다 읽어본 것 같다. 전시 내용은 지난 150년 간의 주요 여성들의 삶과 그동안 변해온 여성의 권리에 대한 내용이다.

전시 내용 중에서 먼저 놀라웠던 내용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독일에선 58년까지 혼인한 여성은 남편의 동의 없이 근로자계약을 맺을 수 없었다. 62년까지는 남편의 동의 없이 통장 개설을 할 수 없었다. 49년에 헌법을 통해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갇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77년이 되서야, 앞서 언급한 혼인 여성의 제약이 폐기되면서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94년이 되서야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권리가 생겼다. 독일 여성의 권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눈치챌 수도 있겠지만, 이건 19세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20세기에 있었던 변화다.


독일의 첫 여성 건축가였던, Emilie Winkelmann(1875-1951년). 여성이기 때문에 고등교육을 받거나 대학에서 공부할 수 없었던 시절을 이겨내고 (대신 청강을 함), 건축가로서 자신의 건축을 남긴 사람이다. 여러 남성 건축가의 안이 마음에 안들었는데, Emile Winkelmann의 건축안이 한번에 건축주의 마음에 들었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건축물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Ernst-Reuter-Platz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심지어 몇번 지나쳤고, 옆면에서는 (거리를 찍으며) 사진을 찍은 건축물이기도 하다. 아래는 전시장에 있었던 건축가의 작업들.


2차세계대전 이후 Trümmerfrau(악마의 산 기사에서 소개했었던)로 작업했던 Anni Mittelstädt에 대한 기록도 있었다. 그녀는 재건 작업이 끝난 이후 der Klub der Berliner Trümmerfrauen를 만든 이기도 하다. 당시 재건 작업에 대한 내용(장소,기간)에 대한 증명서 등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단순히 정신없던 재건 시기의 증거도 없는 영웅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식 문서로도 잘 남겨져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미 오래전 부터 끊임없이 이어져온 여성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담은 정치 포스터들. 왼쪽 포스터는 "여성들이여! 동등한 권리 동득한 의무를 위해 사회민주당을 뽑아라!"라는 정당 홍보 포스터. 오른쪽 포스터는 "1914년 3월 8일에 있는 여성의 날 행사 및 9번째 여성 집회."에 대한 홍보 포스터이다. 그 외에도 남성과 동등한 취급을 받지 않았던 시대에, 남성만큼 그리고 그 이상으로 각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준 여성들의 이야기가 있다. 

활발하지는 않지만 #Stadtderfrauen 라는 해쉬 태그 아래, (전시를 본) 여성들의 목소리가 SNS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전시 마지막에는 사람들의 의견을 전시한 코너가 있었고, 그 중 인상적이었던 의견들을 공유한다.


     

질문

1. 베를린에서 여성/남성으로 산다는 것은,..

2. 베를린은 여성의 도시다, 왜냐면,..

3. 시장이 되면, 여성을 위해 하고 싶은일은? (답변은 너무 다양해서 생략)


여성 1

2. 늦은 시각 대중교통이나 거리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편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남성 2

1. 하고 싶을 대로 모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에게 (그렇게 사는 것은) 여전히 먼 일이다.

2. 다른 어느 곳보다 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유가 원래 의미하는 것만큼 자유롭지는 않다.

여성 3

1.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늦은 밤에 걱정스러움을 느끼더라도 거리에 혼자 있을 수 있다.

2. 사람이 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를린은 남성의 도시이기도 하며, 여성의 도시와 남성의 도시의 중간이다.

여성 4

1. 다른 그 어떤 도시, 국가 문화권 보다 안전하지만 여전히 소망하는 만큼은 아니다.

2. 여성, 정치내에 여성이 이끄는 기구가 있고, 잘 알려져있기 때문.

남성 5

1. 동독/베를린 지역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집안일을 깔끔하게 못한다고 직업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서독/베를린)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집안일을 함께한다.

2. 왜냐하면 이미 1977년에 법(앞서 언급)이 철폐되었기 때문! 부끄럽다.

여성 6

1. 다른 대도시에서 그런 것처럼, 특별히 다르게 느끼는 것은 없다.

2. (대도시에서는 일반적으로) 남녀불문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

여성 7

1. 아마 다른 곳보다는 쉬울 것이다. 여기서는 엄마이자, 의사이자, 친구이자, 연인이자, 파트너로서 지낼 수 있는 것이 너무나 평범한 것이다. 그에 감사하다!

2. 이 도시에는 놀라운 선례가 있었고, 지금도 있기 때문(로자 룩셈부르크 등)

여성 8

1. 다르다. 그리고 다른 도시에서보다 더 자유를 느낄 수 있다!

2. 여기서는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여성들이 연합하고 활기가 넘치기 때문.

남성 9

1. 쉽고 다양하다. 재미난게 너무 많다.

2. 여성이 스스로 원하는 대로 사는 여성을 남성들이 좋아하기 때문.

여성 10

1. 안전하다. 여기서는 대부분 걱정을 할 필요 없다. 예를 들어 밤에. 베를린에서는 더 많은 자유와 관용이 있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든다.

2. 베를린은 여성의 도시가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좋은 곳이지만, 여전히 더 많은 남성들이 권력의 주요 분야에 있다. (현재 수준은) 여전히 우리에게 부족하다.

여성 11

1.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많은 기회가 있다.

2. 다양한 분야에 믿을 수 없는 기회가 있기 때문.


물론 이들의 말을 통해 현재 베를린에서 여성의 삶을 어림짐작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성의 도시라는 주제의 전시를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아서 글을 남긴 사람들이 이 도시의 삶을 오롯히 대변할 수있는 집단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몇몇의 말처럼 분명 베를린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수준도 아니고, "동등한 권리, 자유 그리고 안전"을 놓고 봤을 때는 더더욱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눈에 띄는 키워드는 당연히 안전, 자유 그리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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