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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전시

벽에 그려진 전쟁/ War on Wall

"I wanted to transport an experience to show what war does to individual people."

베를린은 여러면에서 좋은 관광지인데, 그런 여러가지 이유는 당연히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분단과 통일의 흔적을 구경할 수 있는 도시라는 점이다. 그 중에서 East Side Gallery의 장벽은 분단의 증거와 그 위에 그려진 그림까지 지나간 과거를 보기 좋게 포장해서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장소다. 물론 여유로운 슈프레 강변을 즐기는 것은 특별 보너스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도시 개발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선 시리아 내전의 희생자, 그 사연 그리고 피해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진행중이다. 평소엔 깔깔거리며 벽화 앞에서 수많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오늘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8월 달에 전시가 시작했을 때 다녀왔는데, 이제서야 소식을 전한다. 블로그에 쌓인 글과 주제가 수십개다...

"Many people in Europe only started paying attention to what was happening in Syria after the attack on Charlie Hebdo and after seeing images of Aylan Kurdi [the Syrian child who drowned in the Mediterranean Sea last year]. People have been trying to push it away, but now it's coming to their doorstep."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서 이 전시를 한 것은 정말 인상적이었고,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불편해진듯 빠르게 벽을 지나쳤다. 뭔가 소비하기 좋은 역사로서의 베를린 장벽 그리고 이미 흘러간 분단의 역사는 쉽게 그리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막상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의 역사를 대할 땐 항상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비하기 쉬운 역사적 장소에 어려운 내용의 전시를 하는 것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식이었다. 나 역시 전시를 보러 갈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시리아 내전, 난민, IS 테러 등의 소식을 듣고 전하면서, 이미 마음이 무거웠던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누구도 비난 할 수 없다.

"One dead person is a tragedy; one million people is a statistic."

전시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상처 입은 이들의 사연과 최근 소식을 다루고 있다. 폭탄이 터지고, 몇백명이 죽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과 고통을 전하는 전시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