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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A 57, 베를린 국제건축전시회 1957

도시와 건축/베를린 이야기

by * 도시관찰자 2014. 4. 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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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베를린의 국제건축전시회Internationale Bauausstellung가 있기 30년전인 1957년. 역시나 베를린 국제건축전시회(이하 IBA 57)가 있었다. 박람회의 주제는 내일의 도시Die Stadt von morgen이었다. 이 전시회는 부스에 최신 건축 기술과 건축 자재를 전시하는 전시회가 아니라, 실제 베를린에 건축가를 초대하여 전후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것이었다. 전시 대상은 새롭게 지어진 진짜 건축물들이었고, 그 말은 철거되는 모델하우스 같은 가건축물이 아닌, 곧 사람들이 살게 될 진짜 건축물이었다. 전시 관람을 위해 건축물이 지어진 Hansaviertel에는 리프트(놀이공원이나 스키장 리프트처럼 높은 장소 앉아서 새로 세워진 건축물을 둘러보며 구경할 수 있게)가 임시로 설치되기도 하였다.

당시 초대된 건축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Alvar Aalto, Le Corbusier,Walter Gropius, Oscar Niemeyer 등을 비롯한 Paul Baumgarten, Werner Düttmann, Egon Eiermann, Kay FiskerKAlois GieferWils EbertGustav HassenpflugGünter HönowArne JacobsenFritz Jaenecke mit Sten SamuelsonLudwig LemmerWassili LuckhardtEduard LudwigHermann MäcklerHans Christian MüllerFrei Otto (일부기간만 참여)Sep RufOtto Heinrich SennPaul Schneider-EslebenFranz SchusterHans SchwippertMax TautPierre Vago였다.

전후 복구가 한창이었던 그리고 대부분의 주거 공간이 극도로 부족하고 있는 주거 공간마저 위생적으로 건축적으로 위태로웠던 베를린에 지어지는 새 건축물들은 위한 주요 계획원칙은 아래와 같았다.



내일의 도시에서는..[각주:1]


* 도시와 사람의 관계를 그린 3개의 그림. 과거 도시가 사람과 건물을 채워넣던 공간이었다면, 내일의 도시는 사람이 삶을 사는 공간을 채워넣겠다는 미래상을 쉽게 느낄 수 있음.

  • 시적인 밀도와 전원적인 여유[각주:2] 그리고 도시적인 삶과 전원적인 조용함이 결합된다.
  • 조경이 계획의 기초이다. 녹지 공간은 도심 전역을 관통하고 동시에 도시의 구조를 만든다. 이 녹지 공간는 도시의 주변지역과 연계되어야 하며, 동시에 원예, 농업, 산림으로 활용되어야한다.
  • 일, 주거 그리고 휴식이 의미있고 효율적인 공간적 관계로 연결된다.
  • 사람들은 관리가능한 규모의 도시적 삶의 공간[각주:3]내에서 동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각자 고유의 개인적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다.


* 과거에는 도시에 의해 오염되고 방치된 자연 공간이, 내일의 도시에서는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는 미래상을 볼 수 있다.

  • 가정은 그들의 번영에 필수적인 생활환경을 가지게 된다. 아이들은 자연과 토양이 함께 자리잡은 도시에서 자라게 된다.[각주:4]

  •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의미있는 활동을 통해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 보차분리라는 개념을 도시 전체로 확장시켜, 차량은 차량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고, 사람들의 안전과 편리함도 극대화 시키려는 개념을 볼 수 있음.

  • 일, 주거 그리고 휴식을 위한 장소의 적절한 공간적 배치를 통해서 불필요한 교통수단과의 접촉을 피하게 된다. 교통수단은 다양한 종류로 운행되며, 그런 다양함을 통해 유연하고 사고없이 운영 된다. 주거와 쇼핑구역은 보행자 구역이 된다.
  • 사람들은 자신의 생물학적인 테두리 내에서 건강하게 살게 된다.




IBA 57의 주 무대였던 Hansaviertel의 전경

가끔은 서울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생각할 때가 간혹 있다. 그 근원을 찾는다고 컴퓨터처럼 리셋을 하거나 그 시간으로 복원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문제를 알면 치료를 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이나 서울 모두 전후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된 잿더미에서 재건된 세계적인 도시들이다. 아마 재건 당시까지는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두 도시에서 모두 무너진 건물을 복원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임시로 주거지(달동네)를 형성했을테니 말이다. 문제는 그 이후 자본이 투입되는 공공(혹은 시민, 국민, 임대 등등)주택사업의 방향성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정말로 미래를 지향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새로운 도시를 꿈꾸며 사람들을 위한 내일의 도시를 짓던 베를린과, 새로운 삶과 동시에 부동산의 희망이 맞물리며 각종 이익집단이 몰려들었던 서울의 아파트 사업이라는 차이점 하나. 또 한가지는 그 두 개발에 대한 기록 수준의 차이점이다. 베를린에는 이 전시회 하나만을 위해 수십가지 책이 기록되었던 반면, 한국의 여러 개발에는 몇몇 개인 저자가 손수 자료를 수집해서 만들어낸 책과 글과 반복되는 사진자료만 가득한 인터넷 자료 뿐이다. 그 자료만 보더라도, 그리 쉽게 없애버릴 아파트가 아니었고, 기록을 제대로 남겨야했을 아파트이기도 했다. 심지어 마포 아파트는 설계자가 누군인지도 쉽게 찾을 수 없다.[각주:5]

새로운 주거공간에서 살던 사람들의 삶의 방식, 장,단점, 주민들과의 인터뷰,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토론회, 전시회, 도시 및 건축적인 전문 서적 등등 가능한한 최대한의 자료가 쌓여있는 IBA 57과는 다르게, 우리는 그로부터 약 4,5년 뒤에 계획된 마포 아파트의 도면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형편 없는 기록문화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기념비적인 이 마포 아파트는 이미 존재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의 도시는 이렇게 실패해왔다. 그렇지만 목표 설정이나 방향성은 실패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릇된 가치를 가질 수 도 있고, 그릇된 방향으로 개발과 발전이 이어질 수 도 있다. 하지만 후자의 가치인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 실패와 잘못 설정된 가치를 복원할 기회 조차 가질 수 없다.


* 마포 아파트 "녹지 위의 고층주거"(Tower in the park) 

마포아파트 단지는 정부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주택사업중 일부로 추진된 것인데, 그 목표는 국민의 재건의욕을 고취하고 대내외에 건설상을 과시하며 토지이용율을 제고하는 견지에서 평면확장을 지양하고 고층화를 시도했으며, 생활양식의 간소화와 공동생활의 습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도시미화에 공헌함으로써 국민에게 현대문명의 혜택을 제공하는데 두었다. 건설당시 건설주체인 주택공사는 마포아파트의 건설사업의 효과를 ①단독주택을 건설하는 것보다 단지를 조성하여 고층화함으로써 약 3만평의 대지를 절약했으며, ②단지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주택건설의 고층화 가능, 공동생활가능, 국내생산자재만으로도 고층화가 가능하는 확증을 얻었으며, ③도시미화발전에 기여했고, ④ 주택난의 부분적인 해결로 국가시책에 이바지했다는 결론을 짓고 있다. 특히, 마포아파트의 건설을 통해 단지식 건설에 의한 토지이용효율을 높인 점을 대단히 강조하고 있다. 토지이용효율을 단독주택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4,008평의 대지에 대지 60평(도로포함)의 단독주택을 지었다면 233호 밖에 지을 수 없었고 그나마 그 단지는 보행도로만 있을 뿐 놀이터 등 공간은 전혀 없는 단지가 되었을 것이다. 마포단지는 사실상 약 3만평의 대지를 절약한 것이다"

* 출처: <마포 아파트 한국 최초의 단지식 아파트> 박광재


IBA 57 기념 우표 (das Hansaviertel)IBA 57 기념 우표 (Ausstellungsgelände)IBA 57 기념 우표


몇년 차이 나지 않던 두 기념비적인 주거개발사업은 이렇게 너무나도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못 살았고, 그래도 독일은 그나마 경제 상황이 나았다고 이야기한다면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는 좁고, 독일은 넓다고 이야기해도 그 역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기념비적인 두 도시(주거) 개발 방식이 현재에도 두 나라에서는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나라는 정말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하고 이 도시를 개발해왔던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대내외에 건설상을 과시한다는 목표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마포 아파트 개발 목표 어디에도 사람이 중심이 된 목표가 없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부터 국격과 (경제적)효율에 우리의 삶을 빼앗기며 시작했다. 우리 도시 문제의 시발점은 아마 이 부근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참조

http://de.wikipedia.org/wiki/Internationale_Bauausstellung

http://de.wikipedia.org/wiki/Interbau

http://huri.jugong.co.kr/research/pds_read.asp?id=225&page=&keytype1=&keytype=&key


* 참고 문헌 및 이미지 출처

hrsg. von der Interbau GmbH, Internationale Bauausstellung Berlin 1957. DIE STADT VON MORGEN : LinkInternationale Bauausstellung, 1957, Berlin, West. Berlin. Interbau GmbH. 1957

위 이미지들은 일반인들에게 알기 쉬운 설명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 건축 전시회 전시 자료들임.

  1. 기본적으로 의역이 많이 되었으나, 그 중 많이 의역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각주를 달았음. [본문으로]
  2. 원문은 Weite로, 실제 뜻은 넓이이지만 여유가 어울리것 같아 의역하였음. [본문으로]
  3. in überschaubaren städtischen Lebensbereichen, [본문으로]
  4. 원문을 직역하면, 토양과 자연이 근처에 연결된 도시임. [본문으로]
  5. 마포아파트는 당시 건축계의 권위자였던 김희춘, 강명구, 정인국, 나상진, 김종석, 함성권씨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여 공동으로 설계를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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