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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낙서

2017 글 쓰는 습관

이곳 저곳에 기고한 글을 아카이빙하곤 있지만, 그 외에 블로그에 쓴 글이랄게 거의 없는 지난 몇달을 보내고, 이제 다시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학위를 받은 이후 약 8개월 간을 요약해놓고 본다면 많은 일이 있었고, 또 하루하루 늘려서 보면 결코 바쁘지 않은 삶을 보냈다.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즐거움들을 누리면서 죄책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 20여년간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으면 낙오하는 사회에서 만들어진 삶의 습관을 떨쳐내려는 나름의 노력이었다. 하루하루 무언가를 성취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안될 것 같고 뭐 그런 "기분"들을 떨쳐내는 나름의 노력.

논문을 마무리 짓고 포켓몬고를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네 사람들과 그룹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다. 예상치도 못한 이런 변화로 인해 철저한 익명성 속에서 살던 내 동네가 이제는 잠깐만 나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동네로 변해버렸다. 좋으면서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 그런 경험이다. 이 그룹이 흥미로운 점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이다. 항상 소셜믹스 소셜믹스 외쳤지만, 1. 정작 그런 그룹에 속해본 적도 없고, 2. 간접적으로도 경험해본 적이 없고, 3. 베를린도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도 소셜 믹스가 꽤 잘 이루어진 동네임에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정작 부딪힐 일은 거의 없는데. 포켓몬고라는 게임으로 인해 다양한 사람들이 좋던 싫던 뭉쳐야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장감과 균형이 자못 흥미롭다. 이 부분에 대해 글을 쓰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이곳에서 나는 아마 오랜 기간 외국인일 것이다. 그것은 신분증으로 구별되기도 하고, 외모로 구별되기도 하고, 완벽하지 않은 내 언어로 구별되기도 한다. 어떤 것은 극복할 수 있겠지만, 어떤 것은 극복할 수 없다. 성취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대략 독일인 평균 이상은 성취해야한다. 최근까지의 비교적 여유로운 삶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12월이 되기전까지는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조금은 집중해서 앞으로 기간을 보내려고 한다. 글을 쓰는 습관을 다시 들이는 것은 그 목표와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나만의 삶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해야하고, (아주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쓴 글을 읽어가며 다듬고 정리하는 그런 수많은 행위들.

횡설수설 쓴 짧은 블로그 복귀(?) 글. 사진은 8월에 짧게 다녀온 이탈리아 자전거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이다. 여행 관련해서도 글을 조금은 쓰게되지 않을까 싶다. 매달 정기적으로 기고하던 글은 게으름 등으로 인해 중단되거나, 2달에 한번 가량 글을 쓰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매달 잊지 않고 글을 쓰려고 한다. 그 외에는 최근에 다녀온 여러 (문화) 행사에 대한 짧막짧막한 리뷰부터 시작해서 독일/한국의 주요 도시건축 이슈에 관련해서 블로그에 묵혀두고 있는 여러 글들을 하나하나 정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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