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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독일 정착

[유학 혹은 이민생활] 베를린의 집값 혹은 월세 혹은 생활비 이야기

집 구합니다. 사례금: 1000유로

베를린의 장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집값이 저렴하다 혹은 생활비가 저렴하다."라는 이야기다.

간단히 이 언급에 대해 반박을 하자면, 베를린 집값 싼 건, 여기서 오래 살고 있던 사람들 이야기다. 하나씩 나눠서 이야기해보자. 

첫 번째로, 베를린의 생활비가 저렴하다는 것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집값 혹은 월세가 싸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연코 "외국인에게" 집값이 저렴했던 적은 지난 5여 년간 없었다. 물론 베를린은 동시에 집값이 싸다. 앞서 저렴하지 않았다는 것의 비교 대상은 베를린에 오래 거주한 사람이고, 후자의 집값이 저렴하다는 정보는 런던, 뉴욕, 파리, 뮌헨 등의 세계 주요 대도시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물론 WG와 같이 (비) 공식적인 집값이 싼 Sublet이나, 기숙사 등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그마저도 베를린의 인기를 악용하는 Hauptmieter(Sublet을 내서 전체 월세 충당 등)가 늘고 있고, 기숙사는 대기 기간이 길기 때문에 쉽게 저렴한 집에서 살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생활비 물가가 다른 도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싼 것도 아니다. 뮌헨 Aldi에서 파는 물건이 베를린 Aldi에서 판다는 이유로 값이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REWE도, EDEKA, Denn's Bio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식재료와 생필품 가격은 그냥 거기서 거기다. 다만 독일 슈퍼마켓에는 지역 기반 상품도 많고, 같은 슈퍼마켓이더라도, 지역마다 같은 종류의 물건이 다른 브랜드, 품질로 판매되는 경우가 있어서 좀 더 고소득층이 사는 지역에는 좀 더 비싼 브랜드의 비중이 높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소득 평균이 높은 지역에는 좀 더 고급 슈퍼마켓(Bio 등의)이 있어서 기본적인 생활비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도 비슷하게 작동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베를린은 비교적 저렴한 슈퍼마켓이나 저렴한 식당/옷가게의 비중이 높고, 그런 것으로 인해 저렴한 소비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매번 밖에서 사 먹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독일 내에서 도시에 사나 저 도시에 사나 생필품/식비 등으로 들어가는 심각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의 소비 패턴이 중저가, 고급 어느 쪽에 맞춰져 있는지 혹은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는지 등으로 인한 차이인 것이지 도시의 차이는 아니다. 다만, 도시별 소비 성향이나 분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고, 그로 인해 베를린 거주민은 뮌헨 거주민에 비해 더 적은 생활비로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베를린의 생활비가 분명 다른 도시에 저렴한 이유가 있다. 바로 문화 관련된 사항에서다. 돈 많이 안 들여가면서도 놀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은 서브컬처부터 시작해서 필하모니까지 도시를 가득 채우는 수많은 문화 기관과 단체와 개인들 덕택에 분명 베를린에선 다른 도시에 비해 더 많은 저렴한 문화 활동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는 통신비, 보험료 등의 고정적인 필수 지출이 도시의 평균 소득에 비례해서 변하는 것이 아닌 이상, 다른 도시와의 차이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독일 출신 학생들은 한 달 6,700유로로 충분히 살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 이유는...

1. 부모 집에서 산다. 2. 부모가 생활비의 일부(핸드폰 요금, 집세 등)를 대신 내준다. 와 같은 가능성 때문이다.

4년 전 즈음 독일 유학 블로그 운영할 때, 한글 기반 유학 블로거들이 다들 600-800유로로 책정하는 것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각종 통계랑 신문 기사 등 인용해서 (개인에 따라) 1000유로 내외가 한 달 생활비라고 생각한다며 글을 썼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개인마다 씀씀이의 차이도 있고, 즐겨먹는 음식 종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600-800유로 한 달 생활비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금액이 표준 생활비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금액에서 보통 300-350유로를 월세를 고정시켜놓는데, 베를린에서 WG 작은 방도 요즘 그 정도 금액으로 방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유학/이주 자체가 초반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기간이기에 돈의 유무와 관계없이 하루하루 생존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유학/이민 초기에는 그곳에서 정착 혹은 안정적으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해주는 조언에 비해서는 더 여유 있게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환경에서 지내다 보면 아무리 잘 준비해와도 크고 작은 실수를 하게 되고, 실수 한번 할 때마다 계획에 없던 큰돈이 통장과 지갑에서 빠져나간다. 실수 안 하려고 매일 사소한 일들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실수를 할 때마다 크고 작은 돈이 빠져나가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임을 감안하고, 어느 정도 예비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유학/이주 생활 중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는 날에 맛있는 음식이라도 작은 쇼핑이라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인한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선 2016년 Bafög(독일 학생 생활비 보조금)가 7%가량 올라 매달 최대 670-735€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독일에서 (학생) 생활비가 약 1000€이라고 볼 때, 이 금액은 비현실적이다. 특히 독일에서도 학생들이 대도시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늘고 있고, 그런 학생들이 몰리는 대도시의 월세는 (비교적 내외국인 차별 없이...) 새롭게 집을 구하는 사람에겐 자비가 없기 때문이다. Bafögs는 2015년에는 611,000명의 독일 학생이 평균 448€을 지원받았고, 지원받는 5명 중 4명은 Bafög 없이는 학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Bafög는 독일 학생에게 중요한 자원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반영 못한 자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Bafög 금액은 지원 종료 5년 뒤부터 총금액의 절반만 상환하면 된다. 최대로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최대 10,000€(한국 대학 약 2학기 등록금)으로 제한된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학생이 Bafög 자격이 있더라도, 채무 걱정으로 인해 신청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비 자체는 무료이니, 차라리 부모에게 생활비를 위한 재정적인 지원을 받거나, (학생) 일 등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한다. 

성인이 되면 경제적으로/공간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당연했던 유럽 사회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2,30대의 젊은이들이 부모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고, 여전히 경제적으로도/공간적으로도 독립을 못한 채로 부모의 집에서 사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 변화는 당연히 독일 사회에도 그리고 특히 베를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유학 블로그나 유학 사이트에 대략 5년 전 자료는 대부분 현재 사정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내용들은 자료 날짜를 확인하여 참고자료 정도로 이해하길 바란다. 베를린 5년이면 없던 동네 혹은 새로운 소도시가 생긴다. 농담이 아니라 지난 5년간 베를린 인구가 매년 4만 명 내외로 증가해왔고, 그로 인한 변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 최근 유학생들의 거주권/비자 발급을 위한 경제적 증명 중 하나인 슈페어콘토(Sperrkonto)의 최소 금액(Mindestbetrag)이 기존의 8,400유로(월 720유로)에서 10,236유로(월 853유로)로 올랐다는 소식을 보았다(2019년 9월 학생 비자부터 적용 . 현실적인 연간 생활비용을 적용한 것이지만, 동시에 이로서 유학생의 경제적 부담이 그리고 유학 시작 자체의 문턱이 더 높아져버렸다. 참고로 보험비도 이제는 100유로를 육박한다고 한다. 몇 년 전 학생 공보험은 80유로대였고, 거의 매년 보험료가 꾸준히 오른 결과다.

슈페어콘토 금액 참조: https://www.auswaertiges-amt.de/de/sperrkonto/375488

** 최근에 주거난과 함께 독일 대학생들의 월세에 대한 조사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최근 결과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1995년 지어졌고, 대학에서 1.5km 떨어진 30제곱미터 주택 기준, 난방비는 제외한 금액. 뮌헨 717유로, 슈투트가르트 542유로, 프랑크푸르트 505유로. 그리고 독일 30개 대학 도시 평균이 403유로다. 기사에서 소개하는 독일 대학생들의 월 소득은 900유로 정도. 853유로에서 월세 403유로, 보험비 약 100유로 제하고 나면, 남는 월 생활비는 350유로.

참조 기사: https://www.zeit.de/wirtschaft/2019-09/studenten-mieten-wohnen-muenchen-stuttgart-studie?utm_campaign=ref&utm_source=twitter_zonaudev_int&utm_content=zeitde_redpost+_link_sf&wt_zmc=sm.int.zonaudev.twitter.ref.zeitde.redpost.link.sf&utm_medium=sm

*** 그 외 블로그 내 이민 관련 주요 글: 유학을 통한 해외/독일 취업에 대한 팁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