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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낙서

2017 매달 첫 사진 폴더 속 베를린의 풍경

2017년에 찍은 수만장의 베를린 사진을 어떻게 마무리지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매달 사진첩의 첫번째 폴더에서 기억에 남는 사진을 하나씩 뽑기로 했다. 물론 매달 올리는 사진은 별도로 또 정리해서 올릴 계획인데, 올해는 2017년 4월까지 올려놓고 안올리고 있... 토스카나 여행 사진도 안올리고 있다... 다 해낼 수 없는 크고 작은 기획을 무성하게 계획한채로,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 그 중에 겨우 하나, 둘 완성시키거나 성공하는 스타일이라 벌려놓고 마무리짓지 않는 것이 참 많다. 아무튼 마음의 여유가 좀 더 생기면, 적어도 이 블로그에 열어놓은 글들은 하나 둘 성공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진은 정확히 말하면 매달 사진첩 첫 폴더는 아니고, 1. 매달 가장 이른 시기에 찍은 사진첩 중에서, 2. 블로그에 이런 저런 글을 통해 업데이트가 안된 사진이 포함된 지역의 사진을 선택했다.


Januar 2017

동네. 나의 동네. 1월 1일 사진인데, 1월 1일은 정식 공휴일이다. 거리는 하루 종일 Silverster 기념 폭죽 잔해물로 가득하고, 당연히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공휴일에도 도시를 청소하고 도시를 관리한다. 새해 아침은 도시 전체가 정신없이 지저분하지만, 몇몇 곳은 주민들이 청소를 하거나, 슈페티 등의 상점 문을 여는 곳은 상점 앞을 청소하곤 한다, 그렇게 문을 여는 곳은 대부분 이민자들 혹은 이민자 배경을 지닌 독일인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이다. 이 길은 특히 블록 내의 작은 공원과 유치원으로 연결되는 길이라 아이들이 많이 지나다니게 되는 길이라, 저런 자발적인 청소가 더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Februar 2017

장벽 인근의 Niemandsland였던 지역의 마지막 구역들이 하나 둘 채워지고 있다. 이 곳 역시 최근에 지나가면서 봤을 때는 건물이 다 완성되었고 입주를 앞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März 2017

양조장 건물처럼 매력적인 건물은 없다. 대부분 파괴되거나 남은 양조장 건물은 오피스 건물이나 상업건물로 변경되었고, 동네의 Schultheiss Brauerei는 이런저런 잡화 상점 등으로 차있었는데, 백화점이 들어올 예정이다. 역시나 이 곳 역시 겉으로 봤을 때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보통 이런 사진들을 찍고, 이런 것들을 관찰하고 다닌다. 공간과 사람 간의 관계. 변화하는 공간 등.



April 2017

베를린 하프 마라톤을 했던 날. Karl-Marx-Allee는 쓰레기 장이 되었다. 가끔 인터넷에서는 선진국(?)의 시민 의식[각주:1] 혹은 한국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시민의식 쯧쯧 같은 글을 보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대형 행사 등에서 시민의식은 그만 찾아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베를린의 각종 행사 때마다 어이없을 정도로 더러워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도시 공간의 평소 수용력을 한참 넘길 수 밖에 없는 것이 대형 행사이고, 사진과 같은 모습 존재하지 않고 완벽히 깨끗한 모습으로 행사가 종료되는 것이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민의식을 따지자면, 서구 사회의 시민들은 개인의 자유를 넘어 때로는 일상에서의 방종까지 관용으로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역사문화적인 이유 등으로 방종, 저항, 자유 등에 대한 엄청난 관용과 묵인이 이루어져왔던 베를린은 더 일탈하고 싶은 서구 젊은이들의 성지가 되었다. 그렇게 베를린은 방종이 용인되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어서, 그걸 원하는 관광객들의 (자신은 힙한줄 아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주민들의 곳통은 계속해서 늘고/커지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가, 자기검열이 그 어느 나라보다 심한 남한 사회에서 대형 행사에서 시민의식을 찾으라고 하는 것을 보면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다.



Mai 2017

2017년 3월 이후로 도시를 보는 관점에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장소가 바뀌었고, 바라보는 시선과 속도가 바뀌었다. 이 곳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1년에 한두번 올까말까 한 거리였는데, 자전거를 탄 이후로 하루에 한두번은 지나치는 길이 되었다. 내가 사는 도시가 지루하다면, 이동하는 방법을 바꿔서 시선에 변화를 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Juni 2017

5월 노동절부터 시동을 걸기시작하는 도시는 6월부터는 지루할 틈이 없는 곳이 된다. 매 주말 크고 작은 축제가 있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Juli 2017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미 내가 베를린에 왔을 땐 마무리가 되었던 것 같은, 구도심도 점점 옜 건물을 복원하고, 복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시내 박물관을 가는 것이 아니면 정말 갈일이 없는 곳이라, 분기 혹은 반년에 한번씩 구도심을 지나치다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August 2017

마우어파크Mauerpark가 놀라울 때.



September 2017

다시 동네 사진. 올해 초 논문 디펜스를 마치고, 작년 말(?) 공식적으로 졸업을 한 이후로 꾸준히 포켓몬고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네의 모르던 모습을 많이 발견했고, 하루에 한두번 정도는 즐겨찾는 공원도 생겼다. 동네에 함께 레이드를 하는 동료(?)들도 생겼고,  포켓몬고를 한 이후로 익명성에 기대서 살던 동네에서 어딜가나 아는 사람을 마주치는 동네로 바뀌어버렸다. 장단점이 있지만, 서로 사생활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편이라서 아직은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진다.



Oktober 2017

장벽 인근의 Niemandsland였던 지역의 마지막 구역 중 다른 한 곳.



November 2017

자전거를 타며 Zoo 인근은 좀처럼 찾지 않게 되는데, 이 지역은 워낙 빠르고 험하게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가 많다. 물론, 단순히 자전거 환경 때문만이 아니라, 졸업한 이후로 베를린 공대를 들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의 영향도 큰 것 같다. 졸업 이후 각종 메일링리스트나 페북 그룹을 다 탈퇴한채로 지내다보니, 대학에서 나오는 정보로부터 단절된채로 살아왔고, 좋은 강연이나 행사를 놓친 경우도 있었다. 겸사겸사 학교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문화 정보를 얻으러 그리고 공부를 좀 꾸준히 하러 도서관을 한,두주에 한번씩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졸업생 신분을 이용하여 도서관 이용증을 끊기도 하였다.



Dezember 2017

오래 다닐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이 회사를 다닌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회사에 익숙해지고, 회사 주변에 익숙해지면서 점심 시간에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끝 없는 공사장Baustelle ohne Ende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베를린은 끊임없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아무튼, 회사를 다니며 즐겨찾는 식당을 몇번 바뀌었는데, 최근 몇달은 고정적으로 찾는 식당들이 생겼다. 그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도 아무런 피곤함 없이 그리고 하루하루 무리한다는 느낌 없이 꾸준히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자전거를 매일 탄 덕택인지 살도 조금씩 빠져서 최근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살이 빠졌다. 살이 빠진 것은 사실 부가적인 면이고, 자전거를 꾸준히 타기 시작한 이후로, 건강해짐을 느꼈고, 하루 하루 크고 작은 행복함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알차게 보내고 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했지만 동시에 신체에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신경써서 관리를 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이 생활을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올해를 마무리하며 품은 개인적인 소원이다.

  1. (네이버 사회복지학 사전) 시민 없는 도시는 도시가 아닌 도시라고 말하듯 시민의식은 도시의 정신을 실현하는 구성요건으로서 서구도시에서는 전형으로 생각해왔다. 개인의 주체성과 합리성, 권리와 의무, 자치와 연대, 저항성 등의 제 특징이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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