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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써프라제트/ Suffragette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8. 6.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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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Features

"I'm not a suffragette." - Maud

"You can't not" -Violet

요즘처럼 써프라제트가 떠오를 때가 없는 것 같다. 자신은 써프라제트가 아니라고 영화 초반 이야기하던 Maud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오랜 세월 축적되어온 여성운동이 최근 몇년간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하고 있는 남한 사회에서 "정말 놀랍게도" 여성이 여성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치몰리고 있는 상황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여성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can't not 당시 시대상은 그저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다.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는데,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고, 여성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시대. 가부장적 사회, 유교, 고립된 사회 등 수많은 조건이 만들어낸 남한 사회속에서 여성의 삶은 삶 그자체가 투쟁이고 정치이지 않을 수가 없다. 한 일러스트레이터는 메갈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도 지켜지지 않았고, 수많은 여성 연예인은 SNS의 글과 행적 하나 하나가 감시당한다. 여성주의적 메세지가 담긴 소설을 읽은 아이린을 메갈로 몰아가던 사건이나, (강남역 화장실 여성혐오 살인사건 2주기를 앞두고 벌어진) 수많은 여성 몰카 피해자가 존재함에도 한 명의 남성 누드 모델에 대한 몰카 사진을 찍은 여성에 대한 철저하고 빠른 수사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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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me on you.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으로 여겨졌던 Mr. Lloyd George가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자 여성들이 던질 말.

You won't ever shame me like that again. (Maud의 남편)Sonny가 써프라제트 활동을 시작하며 경찰이 집에 찾아온 이후 Maud에게 한 말.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분명 가부장적 사회가 만들어낸 거대한 사회적 세뇌를 통해 일어나는 행동이긴하지만, 그 대응 방식은 생각이라는 것을 전혀 거치지지 않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일관성을 제외하곤) 그래서 일관성이라는 것이 전혀 없고, (성)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수치심을 느껴야할 행동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 그리고 수치심을 느낄 필요 없는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남성, 이런 두 남성의 모습을 영화에서 보았을 때, 지난 수년간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온/오프라인 상에서 침묵과 조롱 그리고 최근 노골적으로 "남성혐오"라 이름을 붙이고 있는 범죄에 대한 남성 집단의 행동과 비난이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속 여러 상황과 묘하게 교차 되었다.


"I would rather be a rebel than a slave." - Mrs. Pankhurst

여성을 체포하지 않고, 남편 명예롭지 못한 여성 노예에 대한 관리를 하도록 하여 문제를 해결하게끔 하는 가부장제의 계급 사회의 모습은 현재 흙수저 남성이 보여주는 것처럼, 여성을 체재로부터 해방을 위해 돕는 것이 아니라, 기존 체제 유지의 일환으로 더 결사적으로 앞장서서 억압하게 되는 그 구조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문제는 그것이 여성에게 시민으로서 투표권이 없었던 20세기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남한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어디서도 결정권을 가진 성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끔 판단하는 남성주류사회의 사고방식 말이다. 성인 여성을 앞에두고, 남편을 찾는다던가, 부(모)를 찾는다던가하는 사례는 익히 잘알려져있다. 또한, 아줌마, 아가씨라는 호칭은 성인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듯한 비하 발언으로 오랜 세월 사용되어왔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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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ds not words"

"우리는 창문을 깨고, 무언가를 태운다. 왜냐하면 전쟁만이 남성들이 유일하게 듣는 언어이기 때문이고, 너희들이 우리를 폭행하고 배신해서 더 이상 남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남한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 전역에서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건은 현재 점점 그 부작용, 불평등 그리고 차별 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기존의 체제로부터 오직 여성만이 빠져나오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싶다.

* 영화와 함께 읽어볼만한 슬로우 뉴스의 기사: 서프러제트와 메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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