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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거주권

삶/낙서

by * 도시관찰자 2018. 5. 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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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를 좀 넘겨서 집에 들어와 어제 사다둔 Bienenstrich를 맛있게 먹고,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서 샤워를 하고, 로션을 바른 뒤, 침대에 노트북을 끌어앉고 앉았다. 이곳에서의 삶이 1년 더 연장되었다. 6월 4일 취직비자 만료일을 앞두고, 오늘 베를린 외국인청을 다녀왔다. 독일에 거주한 약 6년의 시간 동안 발급받은 5개의 비자와 거주권Aufenthaltstitel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발급받은 프리랜서 거주권까지 총 6개의 비자와 거주권으로 내가 이곳에서 특정 목적에 걸맞은 신분으로 거주해도 된다고 허가를 받아왔다.

남한의 여권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조건을 갖춘 여권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여행자 혹은 3개월 내외의 여행객이나 다름없는 단기 거주 희망자에나 해당되는 일이다. 여행객으로서 무비자의 혜택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물론 여권의 효력으로 대변되는 국가의 외교력 혹은 위상 등 덕택에, (적어도 독일 내에서) 남한인의 거주권 발급 절차는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번 어디선가 가져온 물건의 각종 품질을 증명해야하는 것처럼, 거주권을 연장하고, 새로운 목적의 거주권 발급받을 때마다, 나의 경력, 재정상황, (목적에 부합하는) 전망 등을 해당 분야의 비전문가인 외국인청 공무원 한 개인을 통해 검토 받고, 그렇게 거주의 권리가 결정되게 된다. 큰 문제 없이, 짧지만 친절한 질의와 대화를 끝으로 손바닥만한 스티커 두장이 내 여권에 또 부착되었다. 예전보다는 조금 제약이 없어졌음을 보여주는 스티커.

사진은 월요일 아침 거주권을 발급 받고 출근하던 길에 티어가르텐 속 길에서 마주친 아름다웠던 스프링쿨러 무지개이고, 이 글은 별 대단한 의미는 없는, 거주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지만, 여전히 거주의 권리조차 검토받아야하는 상황에 대한 웃픈 상황에 대한 짧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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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독일 |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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