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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굿바이 베를린/ Tschick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8. 11.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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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영화를 추천해준 지인과 이 영화에 대해 잠시 이야기한 김에 짧게 리뷰하는 독일 영화 굿바이 베를린Tschick. 독일 제목으로 췩Tschick(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이고 영어 제목은 왜 우리가 그 차를 탔는지Why We Took the Car이고, 한국어 영화 제목은 굿바이 베를린이다. 제목이 모두 다른 것이 좀 흥미로운 부분인데, 원작 소설의 제목이자 독일어 제목인 췩은 인물에 중심을 두었다면, 영어 제목은 이 두 학생들의 일탈(범죄)의 이유에 그리고 한국어 제목은 어떻게 보면 행위의 결과(이지만 영화의 내용이나 문제 의식과는 별 상관은 없는 부분)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아무튼 췩은 베를린 마르짠Marzahn 지역에 있는 한 학교에 두 남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크리피한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묘한 영화였다. 영화 초반은 마잌이라는 인물과 주변의 상황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부분에 대한 리뷰이다.


©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자신만의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마잌Maik은 학교에서 소위 아웃사이더이다. 그리고 부동산 사업을 (실패해가며, 하지만 굶어죽지는 않고, 결국 외도까지 하는)하며 밖으로 쏘다니는 아빠와 알콜 중독으로 재활 치료를 받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마잌네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행정 구역 상으로는 대단위 공동 주택이 대부분인 마르짠(2014/10/26 - [베를린/풍경] - 2014 마르짠/ Marzahn, Berlin 참고)에 있고, 마잌은 그 곳에 사는 아이들이 대다수인 학교를 다니지만, 집 안에 수영장이 있는 전혀 다른 형태의 현대식 단독 주택이라는 것이다. 마치 학교에서 혼자 전혀 다른 캐릭터로 동 떨어진 아웃사이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마잌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는 것처럼 보였다.


©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이 영화에서 극적인 이야기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은 마잌이 교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생으로 알려진 타티아냐Tatjana로부터 관심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을 때이다. 마잌은 그에게 말을 걸어본 적도, 관심을 표현한 적도, 아무런 인간적 교류가 없는 그야말로 상상과 망상 속에서 짝사랑을 해가며, 그가 나를 좋아하고, 나를 자신의 생일 파티에 초대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혹은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는 아님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말도 걸어본 적도, 관심을 받은 적도 관심을 표현한 적도 없는 사람의 (결국 초대받지도 못한) 생일 선물로 준비한다는 것이 직접 그린 초상화라니... 얼마나 자기 객관화가 떨어진 상태인지 너무나 끔찍하게도 잘 표현된 부분이었다.


©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그렇게 망상 속에 빠진 아웃사이더로 지내는 췩의 학교 생활 방학과 타티아나의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학기 말 췩Tschick(Tschichatschow)이라는 러시아 이주민 가정 출신의 학생이 전학을 온다. 백인이 대부분인 교실에 나타난 동양인 외모의 학생. 당당하고 거리낌 없는 췩은 사실상 마잌과의 전혀 반대 종류의 사람이다. 하지만 서로 옆자리에 앉은채로 남은 학기를 보냈고, 동시에 타티아냐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유일한 두 사람으로 서로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은 생일 파티에 초대받을 것이라고 망상에 빠졌지만, 결국 초대 받지 못한채로 혼자 세상 온갖 분노에 가득찬 마잌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췩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하며 청소년 로드 무비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생략을 하겠다.


©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영화 속 크리피한 부분은 마잌의 그런 망상에 빠진 아웃사이더 특성만이 아니다. 그런 주인공이 췩과의 급 여행을 통해서 어떤 부분에선가 성장해 나가며 마치 보상을 받는 것과 같이 표현되는 내용이 너무 끔찍했다. 바로 윗 장면과 그리고 아래 장면. 아래 장면은 특히 이전 타티아나의 시선과 비교해서 보면 얼마나 끔찍한 표현인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2015 Lago Film _ Reiner Bajo

자기 객관화가 전혀 없이 혼자 망상을 하는 마잌의 생각과 행동은 청소년기에 거칠 수도 있는 단계라고 이해 한다면, 아웃사이더로서의 교실 주류 사회로부터의 따돌림에 대한 표현, 췩이라는 유색인종 학생 등장하며 변화하는 교실 및 학교의 분위기,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되가며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각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한 표현 등 영화 내용의 대부분은 잘 엮인채로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좋았다.

하지만 결국 철 없는 이성애자 백인 남자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유색인종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뒤 (심지어 췩은 막판에 극 자체에서 사라진...) 여러 보상을 받게 된다는 그 설정(이성애자 여성으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이 너무나 시대에 뒤떨어진 그리고 너무 남성 중심의 표현이었다. 사실 췩이 마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췩은 2010년에 써진 원작 소설 바탕으로 한 영화다.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고, 라이프치히 북 메쎄에서도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독일 사회에선 잘 알려진 청소년 소설이다. 이 책의 작가인 볼프강 헤른도르프WOLFGANG HERRNDORF(너무나도 이성애자 독일 백인 남성 이름/ 2013년 사망)는 2004년에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는데, 자신이 12살 즈음 읽었던 몇가지 청소년 소설을 "이 책이 자신의 기억만큼 좋았던 책인지" 생각해가며 다시 읽은채로 몇가지 공통된 특성을 찾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췩의 큰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자신 스스로 12살 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였다고 인터뷰[각주:1]에서 말할 정도로는 약간의 자전적 요소가 포함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로드 무비로 진입하기 전 영화 초반부 마잌의 상태를 표현할 때 즉,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들어간 부분이 너무 별로여서 그만 보려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본 영화이기에 결국 끝까지 다 보았는데, 감독인 파티 아킨Fatih Akin의 역량 덕분인지, 후반부는 몇가지 크리피한 극 내용을 제외하면 재미있게 잘 볼 수 있던 영화다.

  1. http://www.faz.net/aktuell/feuilleton/buecher/autoren/im-gespraech-wolfgang-herrndorf-wann-hat-es-tschick-gemacht-herr-herrndorf-1576165.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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