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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competition, 건축가, 엔지니어 그리고 건축주를 위한 잡지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4. 8. 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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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on, Magazin für Architekten, Ingenieure und Bauherren

공모전, 건축가, 엔지니어 그리고 건축주를 위한 잡지

"2014/07/31 - [도시 건축/책방] - 도시계획의 신조류"글에서 밝혔던 공모전 관련 잡지 중 하나. WA 같이 결과물 위주의 잡지가 있는 반면, competition이라는 이 잡지는 설계와 공모전이라는 큰 주제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공모전을 중심으로. 이 잡지는 생긴지 얼마 안된 잡지로 분기별로 발매하며 총 8호(2014년 3/4분기)까지 발매된 상태이다. 지난 호(7호, 2014년 2/4분기)부터 (도시)건축 사무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에 대한 글을 싣고 있어서 조금은 흥미롭게 잡지를 읽었다.

최근 건축 잡지들은 이미지 위주로 편집이 되며, 자연스럽게 글보다는 이미지 위주로 잡지를 훑었던 반면에 이 잡지는 개인적으로 모르는 내용들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독일 잡지들이나 책들이 글이 워낙 많기 때문일까 (둘다 일듯) 글을 안 읽고는 넘어갈 수 없었다. 흥미로웠던 여러 글들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2013년의 독일 내 (건축) 공모전에 대한 분석을 한 글이다. 그냥 너무나 부러운 수준의 분석이라서 함께 공유한다.



지도 상의 회색의 수준은 100곳의 건축사무소 당 공모전의 수이다. 즉, 진할 수록 건축사무소 대비 공모전이 많다는 뜻이다. 100개의 사무소에 3곳을 넘지 않으니 그 어떤 나라의 건축 공모전도 무한 경쟁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한국에서 (그렇게 적은데도) 집계조차 안될 것으로 판단되는 공모전의 경쟁은 더 심하겠지만 말이다. 지도 위에 그려져있는 표는 각 지방 별로의 분석이다. 상자의 위에서 첫번째 칸은 지도 상에 표기된 것과 마찬가지로 2013년 100곳의 건축사무소 대비 공모전의 수이고 (괄호 안은 항상 2012년 비교 자료), 두번째 칸은 비율이 아닌 단순 수치상 총 공모전의 수이다. 세번째 칸은 공개 공모전[각주:1]의 수이고, 마지막은 해당 지방의 건축 사무소의 수이다. 상자에서 초록색은 작년에 비해 수치가 늘었다는 뜻이고, 빨간색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베를린은 전반적으로 열악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페이지 말고도, 인구수 대비 공모전을 비교한 페이지, 공모전 유형(도시설계, 건축설계 문화재보호, 디자인, 예술 등)에 대한 통계, 건축 공모전 중에서 건축 유형(학교, 주택, 종교 등)에 대한 통계까지 총 8페이지에 걸쳐 분석하고 있다.

내가 가장 의미있게 바라본 점은 공개 공모전의 비율이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2012, 2013년 0~17%를 넘지 않는 수준의 공개 공모전이 있었다.(무려 40,50%의 비율을 차지하는 Mecklenburg-Vorpommern 지방은 제외, 이 지방 이름은 왜이리 낯설까) 그 말은 나머지 83~100%의 공모전은 지극히 전문가를 위한 공모전이자, 아이디어 제조로 끝나는 것이 아닌 현실로 구현 되는 공모전이었다는 뜻이다. 즉, 공모전이 그냥 대기업이나 권력을 손에 쥔 단체들이 합법적으로 염가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개 구매하는 행사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 끝에 무언가를 현실에 만들어내야하는 공모전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뜻이다.

나는 공모전을 혐오하는 사람으로 공모전은 공모전 자료(캐드 파일 등)를 얻기 위해 찾아보는 편이다. 독일어가 조금 익숙해진 이후 대략 1년여간의 검색 결과, 독일에서는 (그리고 아마도 유럽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결론[각주:2]을 내렸다. 대부분의 공모전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참여해야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실무자와 협업을 하는 수준에서 학생 신분으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와 반면 한국에서는 학생 공모전, 아이디어 공모전이 넘쳐난다. 어느 순간 누구나 재능 기부를 해야하는 것 같던 사회 분위기는 사람들의 노동을 기부라는 이름으로 무료로 착취하는 파렴치한 행위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로 변했듯, 아이디어 공모전을 대하는 태도도 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 혹은 비실현을 전제로 하는)공모전은 실현을 시킨다면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볼 수도 있는 원석같은 아이디어를 공모전이라는 이름으로 돈 몇푼 쥐어가며 착취해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공모전이라는 이름의 잡지의 부제는 건축가, 엔지니어 그리고 건축주를 위한 잡지이다. 이 공모전 잡지를 통해서는 학생의 아이디어 공모전에 관한 팁도, 새로 유행하는 도면 디자인이나 색감을 참조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건축 공모전을 열고 싶은 건축주라던가, 공모전에 참여하려는 초년 건축가들과 엔지니어들에게는 대단한 도움은 아니더라도 작은 도움이 될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잡지가 얼마나 장수를 할지는 미지수다. 개인적으로는 제 아무리 독일이라도 누가 굳이 이런 잡지를(?) 사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유사한 잡지가 출판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 잡지를 보면서 한국의 도시건축분야는 갈 길이 굉장히 멀다는 것을 다시 새삼 깨달았다. 특히, 이렇게 다양하게 기록을 하고 분석을 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너무나도 시급해 보인다.


  1.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보통 아이디어 공모전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2. 참고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학생이나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이 꽤나 많은 편인데, 대부분 적지 않은 수준의 참가비를 지불해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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