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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기생충/ Parasite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9. 12. 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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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독일어 포스터

드디어 기생충을 보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딱히 좋아하는 거은 아니다 보니, 딱히 볼 이유는 없었지만, 독일 매체에서도 다양한 리뷰와 광고가 나온 영화이기도 했고, 베를린에서 한국어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영화관은 별로 크진 않은 영화관이긴 했지만 관객이 꽉 찼었다. 개봉일이 좀 지났음에도 그리고 영화관을 즐겨 찾는 독일인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소니센터의 시네스타도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수익이 안돼서) 조금은 놀라운 일이었다.

기생충 독일어 자막은 아주 심할 정도의 요약본 같았다. 욕은 다 생략되거나 간략하게 표현되었고, 존댓말 표현 등도 대부분 (duzen)으로 넘어가며 생략되었다. 뉘앙스 살린 번역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개봉일이 빨랐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 번역이 요약 수준일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그렇게 요약하며 넘어간 이유가 이해 되기도 하였다. (할 수 없음.)

가난함의 사연을 인간적으로 그리고 부유함의 사연을 매정하게 그리는 스테레오 타입을 반복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가난을 희화화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불편했던 영화.

 

ⓒKoch Films, 비록 내가 당장 가진 것은 없어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계획도 없다... 그래도 아는 척은 하고 싶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비교/대조적인 상황과 상징적인 이미지와 대사가 노골적으로 계속 반복되는데, 연출자가 2시간 내외에 현대 한국 사회의 모든 사회 문제를 압축시켜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제목부터가 다시 생각해보니까 노골적이었다.

가장 뜬금없이 이 영화 속의 상징적인 소품으로 등장했고, 시작부터 끝까지 의외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 바로 돌(수석). 저 돌이 실제 어떤 가치를 가졌던 것 간에, 이 영화 내에서 기생충 가족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물건이다. 하지만 그 물건을 보는 즉시 김기택(송강호 배우)은 아는 척을 그리고 김기우(최우식 배우)는 묘한 생각/감정을 가진다. 뜬금없이 돈을 불러다 준다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돌에 상징을 부여하고 집착하는 남성의 모습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모습은 인상적인 연출이었다.

 

ⓒKoch Films
ⓒKoch Films

집이라는 공간은 기생충 가장 노골적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는 곳이다. 어떤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말이다. 가장 그 차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때는 기생충 가족이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와 그 이후 폭우가 쏟아진 상황에서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넓은 개인 정원에 비가 새지 않는 미제 인디언 텐트를 처넣고 놀다가 밤새 쏟아진 비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잠까지 잔 박다송(정현준 배우)과 고요 하디 고요한 집안에서 잠을 자던 박사장 부부 그리고 똥물이 넘치고 밖에서 비가 넘쳐 들어와 체육관에 단체로 모여 이재민으로 밤을 지새운 기생충 가족.

 

ⓒKoch Films

특히 영화 내내 가장 인상적이었던 연출은 가난의 냄새에 대한 것이었다. 영화 내내 지속적으로 감출 수 없는 계급 간의 차이로 활용되던 냄새는 마지막에 기택이 딸의 죽음보다도 더 분노하게 만든 요소(박사장의 타인의 냄새에 대한 혐오)로 작동되었다.

 

ⓒKoch Films, 끝 없이 내려가야하는 내리막길과 계단이 활용되던 방식도 노골적인 상징성을 띄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생충 인물 중에 더 자세한 배경 설정이 궁금한 인물이 있다. 바로 장혜진 배우(박충숙, 가족 내 엄마 역할)의 과거. 해머 던지기 선수(?) 생활을 했고, 수상까지 했다는 것도 보여주고, 반지하 집에 빗물로 물이 넘쳐 들어왔을 때, 남편인 송강호이 집어 드는 것도 아마 그 운동선수 시절 수상한 메달이었던 것 같고, 박사장 집 마당에서 직접 해머 던지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의 별 다른 설명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아래 인터뷰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감독의 박충숙 캐릭터에 대한 뒷배경 설정(체력적으로 강한 그리고 어떤 승부에 대한 욕심이 있는)을 이해할 수 있었다.

"충숙은 해머 던지기 전국체전 메달리스트 출신이지만 감독님 말씀에 의하면 금메달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최고가 은메달 정도? (웃음) 전성기 시절에 한 번쯤은 금메달을 따고 싶은 단꿈도 가졌을 인물이라는 감독님의 힌트도 있었다. 잘 살고 싶어서 기택과 결혼했지만 (중략)"

 

<기생충> 장혜진 - 산뜻한 카리스마

“이렇게 큰 배역을 연기한 것, 포스터에 이름이 올라간 것, 화보를 촬영한 것 모두 다 처음이라 얼떨떨하다.” 겸손과 달리, 배우 장혜진은 베테랑이다. 연극무대와 여러 영화의 조·단역을 거쳐 최근 <우리들>(2015), <어른도감>(2017)과 같은 일련의 한국 독립영화에서 중년의 초상을 견고하고 생활감 넘치게 그려낸 그녀다....

www.cine21.com

* 여담으로 독일어(영어)로 구글 parasite를 검색하면 정말 벌레 기생충 이미지만 나온다. Film Parasite, Parasite film으로 검색해야 한다. 반대로 한국어 검색은 "기생충 벌레"로 검색해야 벌레 기생충이 나온다. 그리고 연관 검색어로 나오는 키워드 기생충 소파신, 기생충 조여정 소파 정말 모든 것이 포르노로 소비되는 여성 혐오 국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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