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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HOW TO STUDY PUBLIC LIFE (Jan Gehl, Birgitte Svarre, 2013)/ 공공의 삶을 어떻게 연구하는가?

기록/문화 리뷰

by * 도시관찰자 2014. 5. 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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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TUDY PUBLIC LIFE, 공공의 삶을 어떻게 연구하는가?

Jan Gehl & Birgitte Svarre

어떻게 도시를 설계해야할까? 그 단서는 어떻게 공공의 삶을 기록하는지로부터 나온다. 덴마크 출신의 저명한 도시설계가인 Jan Gehl은 최근 저서인 HOW TO STUDY PUBLIC LIFE를 통해서 어떻게 공공의 삶을 기록하고 연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완벽하게 책을 읽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흥미로운 몇몇 챕터는 집중적으로 읽었고, 전반적으로 훑어본 결과, 이 책은 그동안의 Jan Gehl의 도시설계(단지설계, 공공장소 설계)에 대한 엄청난 노하우가 담겨있는 책이다. 그 노하우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체계적인 노가다이다.


우선 목차는 아래와 같다.

1. PUBLIC SPACE, PUBLIC LIFE: AN INTERACTION

2. WHO, WHAT, WHERE?

3. COUNTING, MAPPING, TRACKING AND OTHER TOOLS

4. PUBLIC LIFE STUDIES FROM A HISTORICAL PERSPECTIVE

5. HOW THEY DID IT: RESEARCH NOTES

6. PUBLIC LIFE STUDIES IN PRACTICE

7. PUBLIC LIFE SUTDIES AND URBAN POLICY


각 챕터의 제목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매 챕터마다 공공 공간과 공공의 삶을 기록하는 이유, 방법, 역사, 과거의 자료, 현재의 방식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몇몇 페이지를 소개하는 식으로 이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벤치가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대한 사진 기록. 인간은 정해진 메카니즘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상상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벤치는 앉아서 쉬라고 만든 도시 가로 시설이지만, 실제로 벤치는 단순히 쉬는 곳만은 아니다. 사람들간의 교류가 있고, 혹은 다툼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노숙자가 잠을 자는 임시 거처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국의 대학에서도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더 다양하게 분류된 필수 활동과 선택적인 활동에 대한 분류이다. 기본적이지만 다양하고 깔끔하게 옥외활동에 대한 구분을 하고 있다.



도시를 기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크게 나누면 2가지 방식이 있는데, 직접 참여하는 방법과 제 3자로 관찰하는 방법다. 즉, 스스로 체험하는 방법도 있고, 관찰하고 기록하거나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심지어 통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없고, 대신에 아주 옛 방식을 활용한 제3자로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을 다룬다.  근데 그 중에서는 가장 직접적으로 분석을 하는 방식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도시 거리를 걸으며 보행시간과 신호 대기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총 이동 시간 중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신호 대기 시간으로 낭비 혹은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보행자, 보행자 도시를 외치지만, 우리는 이런 분석 하나 제대로 해본적이 있나 반성이 되는 분석이었다.



도시 설계의 노하우는 체계적인 노가다라고 위에서 언급했다. 사람들의 삶과 패턴을 기록하고 분석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가다가 아닐 수 가 없다. 처음 도시 설계를 시작하면 행해지는 다양한 분석도 대부분 체계적인 노가다이다. 건물이 활용되는 용도에 대한 것부터, 도로의 넓이나 교통량을 분석하는 것 등등 모든 것은 거의 대부분 컴퓨터나 손을 통해서 작업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다. 그 어느 것 하나 머리 속에서 그냥 튀어나오는 것은 없다.



건물의 배치, 건물 앞 정원의 형태 등에 따른 거주민간의 교류에 대한 분석. 그냥 다 노가다이다. 적절한 기간을 정하고, 적절한 장소를 정해서, 적절한 시간동안 묵묵히 기록을 해야한다.



우리나라는 고층 아파트를 많이 짓지만, 나는 단 한번도 아파트와 관련된 이런 분석이 있었던 것을 보지 못했다. 하긴 굳이 필요하지는 않은 세상이다. 그동안 그냥 좋은 아파트에 사는게 중요할 뿐이지, 거리와 아파트의 상호 소통과 교류 같은 가치는 신경도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걸 신경 썼으면 고층 아파트를 그렇게 지었을리도 없고. Jan Gehl의 분석에 따르면 거리의 행인과 건물에서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는 한계점(Threshold)는 약 13,5m로 약 5층에 해당하는 높이라고 한다. (층고가 낮은 5층) 이 분석은 사실 거리(의 사용자)와 건물(의 사용자)의 상호작용에 대해 언급한 Jane Jacobs와 그리고 수많은 도시학자들이 동의하는 분석일 것이다. 

나 역시 동의하고. 약 10~20m 내외의 건물 높이는 특히 우리나라 같이 여름에는 고온다습 그리고 겨울에는 한랭건조한 지역에서는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수치이다. 나무가 여름에는 햇볕을 막아주고, 잎사귀가 진 겨울에는 햇볕에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옛 주공 아파트들이 그 기본적인 방식을 잘 따라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 아파트들은 기본은 없고, 겉으로만 특별한척만 한다.



도로의 통행량에 따른 거리 내에서의 상호작용, 위쪽은 통행량이 적은 곳이고 아래쪽으로 갈 수록 통행량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거리의 보행활동이나 구역의 거주민간의 상호작용이 통행량에 따라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거리를 분석하는 방식도 이렇게 다양하다. 벌써 내가 소개한 방식만 4가지에 해당하니 말이다. 하물며 그 범위가 도시로 넓어지면 어떻겠냐.

도시를 분석하는 일 그리고 공공의 삶을 연구하는 일 등 단순히 분석을 하는데만도 수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Jan Gehl을 필두로 서양의 도시학자들은 철거를 통한 극단적인 도시 개발 방식에 대해 오랜 세월 반대를 해오고 있다. 대신에 점진적이고 재생적인 도시 개발 방식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은 어떤 세월을 보냈는지는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분석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드는 도시와 단지 그리고 동네와 공공 장소를 적절한 기록도 없이 분석도 없이 우리는 파괴만 일삼았다. 멋진 아파트와 부동산 가치를 위해서 말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이미 실패한 도시 외곽의 대단위 주거 단지들에 대한 재생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베를린에도 역시 충격적인 외형과 배치의 주거 단지들이 외곽에 즐비하고, 다양한 연구소와 사무소 그리고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이 단지들을 정비하고 가꾸는 프로젝트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 왕국인 서울도 그리고 대한민국도 이 흐름을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흐름의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공공의 삶을 그리고 도시를 연구할 것인가. Jan Gehl과 Birgitte Svarre가 기록한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기준점을 잡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 참고문헌 및 이미지 출처

Gehl, Jan and Birgitte Svarre. HOW TO STUDY PUBLIC LIFE. Washington, DC: Island Press, 2013


How to Study Public Life

저자
Island Press 지음
출판사
Island Press | 2014-01-16 출간
카테고리
예술/건축
책소개
도시 공간과 인간적인 삶 연구인간미 넘치는 도시와 공간은 결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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