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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화 리뷰

[series] 베를린의 개들/ Dogs of Berlin 최근에 본 두번째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넥플리스의 베를린의 개들 Dogs of Berlin은 비트 2018/12/27 - [기록/문화 리뷰] - [series] 비트/ BEAT 에 비해서 훨씬 섬세하게 만들어진 시리즈다. 물론 비트와 마찬가지로 현대 베를린의 이미지인 마약, 클럽, 섹스 등의 이미지를 시리즈 내내 열심히 소비한다. 긴장감은 비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이 시리즈의 줄거리는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터키 배경의 독일 축구 대표팀의 최고의 선수가 숨진채 발견되며 발생하는 이야기이다. 해당 살인 사건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백인 남성 경찰이자 이성애자인 쿠르트 그리머 Kurt Grimmer가 자신의 개인적인 이권을 위한 행동을 취하며 벌어지는 일과 경찰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로 유명 터..
[series] 비트/ BEAT 최근에 본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첫번째 시리즈 비트Beat. 아마존에서 제작한 독일 드라마로, 베를린 테크노 클럽 씬의 제일 잘나가는 프로모터인 비트라는 인물이 범죄 조직의 배후 인물을 찾아내어 잡기 위한 유럽 비밀 수사대(?)의 작전에 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벌어진 일을 다룬 이야기다. 잘 알려진 배우 카롤리네 헤어퍼스Karoline Herfurth가 공동 주연이다. 드라마의 내용은 사실 흔한 소재이기에 내용 자체가 특출나게 재미있는 것이 아니지만,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밤문화)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그 베를린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시리즈 (혹은 제작팀)의 시선이 흥미롭다. 심지어 시리즈의 감독인 Marco Kreuzpaintner 는 Deutschlandfunk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린이 "비밀스러운 주..
[film]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The Nutcracker and the Four Realms 정말 오랜만에 디즈니의 영화를 보았다.(겨울왕국도 안보았...) 다분히 아이들을 타켓팅하여 만들어진 배우들의 과장된 표정과 행동 그리고 쉴새없이 감정이 종류가 바뀌는 영화는 더더욱이 오랜만이라서 약간의 피로감이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하지만 극의 주요 인물이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으로 구성된 영화로서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세상을 볼 수 있었고, 그런 캐스팅 뿐만 아니라 호두까기 인형 동화 내용을 현대에 맞게 어느정도 각색하여 내놓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최근 옛 게임을 그리고 옛 영화를 그냥 최신 기술로 재구현 해놓은 경우에 실망을 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런 각색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 내용이나 캐릭터에 대한 표현이 마치 디즈니가 오랜 세월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심어온 수많은 선입..
[film] 굿바이 베를린/ Tschick 영화를 추천해준 지인과 이 영화에 대해 잠시 이야기한 김에 짧게 리뷰하는 독일 영화 굿바이 베를린Tschick. 독일 제목으로 췩Tschick(주인공 중 한명의 이름)이고 영어 제목은 왜 우리가 그 차를 탔는지Why We Took the Car이고, 한국어 영화 제목은 굿바이 베를린이다. 제목이 모두 다른 것이 좀 흥미로운 부분인데, 원작 소설의 제목이자 독일어 제목인 췩은 인물에 중심을 두었다면, 영어 제목은 이 두 학생들의 일탈(범죄)의 이유에 그리고 한국어 제목은 어떻게 보면 행위의 결과(이지만 영화의 내용이나 문제 의식과는 별 상관은 없는 부분)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아무튼 췩은 베를린 마르짠Marzahn 지역에 있는 한 학교에 두 남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크리피한 영화이면서도 동..
[film] 써프라제트/ Suffragette "I'm not a suffragette." - Maud"You can't not" -Violet요즘처럼 써프라제트가 떠오를 때가 없는 것 같다. 자신은 써프라제트가 아니라고 영화 초반 이야기하던 Maud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오랜 세월 축적되어온 여성운동이 최근 몇년간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하고 있는 남한 사회에서 "정말 놀랍게도" 여성이 여성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치몰리고 있는 상황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여성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can't not 당시 시대상은 그저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다.페미니스트가 아니었는데,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고, 여성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시대. 가부장적 사회, 유교, 고립된 사회 등 수많은 조건이 만들어낸 남한 사회..
[film] The Real Estate/ Toppen av ingenting, Berlinale 베를리날레에서 두번째로 본 경쟁작 영화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스웨덴 스톡홀름 출신의 Axel Petersén, Måns Månsson 감독 그리고 Léonore Ekstrand 주연으로 스웨덴에서 촬영된 영화로, 시작부터 끝까지 영상의 50% 이상이 중/노년 여성인 주인공의 얼굴 감정과 몸짓 등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며 카메라의 시선이 주인공을 끊임없이 쫓아다녔다. 하지만 그 시선이 전혀 지겹지 않았고 탁월할 정도였고, 그 시선은 평소에는 "배경" 음악 정도로 생각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음향과 잘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상과 음향의 조화 역시 좋았다. 영화의 내용은 스페인에 이주해서 살던 중/노년의 여성이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건물 한채를 상속받게 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노년의..
[series] 마드리드 모던걸/ Cable Girls 은 원래 꽤 오래전에 추천을 받아서 보려고 했던 드라마였지만, 넥플릭스 시리즈들을 몰아보던 당시에는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드라마인데, 이번에는 숨 죽이면서 봤다. 간단히 요약하면, 1920년대 마드리드에 전화 교환원이라는 직업이 생겨나서 여성들이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던 때의 막장 드라마다. 하지만 그 막장스러운 이야기 흐름에 채워진 세부 소재들(여성 권리, 사랑, 성 정체성 등등)이 너무나 탁월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명언이라, 이게 막장인지 아닌지 생각할 틈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사건이 생겨나고, 감정을 들었다가 놨다해서 보고 있을 땐 막장인지 모를 정도다. 드라마의 전개가 정말 시원해서 좋았는데, 특히, 죽었으면 싶은 캐릭터들이 "제발 좀 죽었으면"하는 마음이 고조될 때 즈음에..
[doku] 그녀는 분노할 때 아름답다/ She's beautiful when she's angry "왜 여성으로 태어나면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능성에 제한을 받아야 하는가?"넥플릭스의 를 보았다. 60년 대부터 70년대 초까지 미국의 급진페미니스트들의 여성해방운동을 보여주는 다큐로, 당시 운동의 수많은 성과 중에선 여성들이 맞고, 임신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강간 당해도 아무도 믿지 않던 시대에 이 문제를 세상에 드러냈다는 점이 있다. 그것은 일상에서 존재했지만,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던 지금은 명칭까지 생겨난 성추행, 가정 폭력 등이었다. 불행하게도 다큐 막판에 나오는 한 페미니스트의 대사처럼 여전히 현재 사회는 40년 전에 급진페미니스트들이 제기한 문제를 토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의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운동의 가시적인 성과만 보더라도, 이제는 여성운..
[miniseries] 콜래트럴 이펙트/ Collateral 최근에 넥플릭스에 등록된 를 보았다. 특별히 누군가의 추천이나 사전 정보를 알고 본 것이 아니라, 미니시리즈라서 가볍게 볼만한 극이겠다 싶어서 본 것이었는데, 정말 대단한 시리즈였다. 우선 극의 사건과 연결되는 주,조연이 대부분 여성이다. 감독도 여성이다. 런던을 배경으로한 4부작 드라마인데, 속도감이 우선 좋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사건에 연결되는 캐릭터가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민자)계층 중심인데, 이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늘리는 식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그 뒷 배경과 이야기를 짧게라도 보여준다. 가령 왜 이민자들이 공적 도움을 받거나 공적인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을 어려워할 수 밖에 없는 지 등 말이다. 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다음과 같다.계약서..
[film] 더 포스트/ The Post 를 처음 보고 나왔을 때의 내 평가는 쏘쏘 수준이었다. Katharine Graham이라는 원고 준비 없이는 회의에 참여하기도 어렵고, 결정을 내릴 때마다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 결국 회사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달린 상황 속에선 단호하게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기까지를 보여주는 멋진 내용에 비해, 그 이야기와 개인의 변화 흐름의 묘사를 도리어 방해하는 듯한 너무나 노골적인 연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Katharine Graham이 화면의 중심에 위치하고, 표정이나 손짓이 적나라하게 클로즈업 되고, 남성들에게 둘러 쌓인 연극적 혹은 포스터와 같은 화면 구성이라던가 그리고 극 마지막에는 법정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결정권자들인 남성들 뒤로 밀려있던 여성들 사이로 지나가는 마치 예수와 ..
[doku] 글로리아 올레드: 약자 편에 선다/ Seeing Allred 최근에 몇가지 영화들을 감명 깊게 봤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할 때 가장 성실하게 했던 것 중 하나가, 책과 영화 등의 리뷰였는데, 독일 유학 생활하면서는 아무래도 전공 관련 책과 영화보는데 급급하여, 그 외의 책이나 영화를 볼 기회가 적었고, 그만큼 리뷰를 정기적으로 할 기회도 줄어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최근에 영화도 많이 보고 있어서 당분간 기회가 되면 하나 둘 리뷰를 짧게라도 남길 예정이다. 우선 가장 최근에 봤던, 가장 멋진 인물에 대한 다큐. "이렇게 확고하고 당당한 여성을 보면, 흠집을 내고 싶어서일까요?미국의 여성 인권 변호사인 글로리아 올레드의 넥플리스 다큐 를 앉은 자리에서 두번을 연달아 보았다. 법조계에서는 신경쓰지 않던 여성 인권과 사회적/법적으로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
[film] 지금 이 순간의 베를린을 담은 영화, 빅토리아/ Film Victoria 지난해 Open Air Kino에서 처음 봤던 140분의 영화 Victoria. 편집과 멈춤 없이 새벽 3시정도부터 아침 6시정도까지 실제처럼 한 테이크에 진행되어 특히 더 주목을 받은 영화다. 실제로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번의 동일한 촬영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런 기술적인 측면보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리고 DVD를 구해서 다시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가 거친듯 섬세하게 보여주는 베를린의 (스테레오타입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풀어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영화의 공간은 복잡하게 차량으로 이동하던 때를 제외하고, Kreuzberg의 Friedrichstadt 일대를 넘어서지 않는다.Wilhelm & Medné는 주인공이 일하는 카페다. Friedrichstraße 33에는 잠자던 슈페티 주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