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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베를린

베를린 신 국립미술관 폐장/ Schließung der Neuen Nationalgalerie 2014년 12월 31일을 마지막 전시로 Neue Nationalgalerie는 기약 없는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기약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최근 베를린과 독일 전역에서 벌어지는 주요 건축 공사들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기간은 3년에 불과하고(?), 신축 공사와는 다르게 보수 공사라는 특징 덕택에 큰 오차 없이 공사가 끝나리라 예상하지만 불안한건 마찬가지이다. 2014년의 마지막 날 Neue Nationalgalerie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하 매표소가 있는 중앙 공간을 한바퀴 돌아서 David Chipperfield의 전시가 있는 지상까지 대기줄이 이어졌다. 여름 성수기에도 줄을 이렇게 길게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의외였다. 긴 줄에 비해 기다리..
안녕 쿠브리 결국 Cuvry의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텐트촌은 철거 되었고, 문화재 지정을 위해 온라인 서명 운동까지 진행되었던 Blu라는 작가의 대형 그래피티는 결국 작가에 의해 검은 페인트로 덮혀버렸다. 재미난 일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5000명이 서명을 해가며 소위 하나의 저항으로서 그래피티를 지키려고 했던 행동들은 어떻게 보면 이 땅에 들어서게 될 집값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Blu라는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종적으로 그래피티를 지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주변 구역이 변해가는 지난 과정을 보며, 이제는 이 그림을 지워야함을 느꼈다."라고 말이다.Curvry Brache가 있었던 Wrangelkiez는 그 어떤 지역보다 Gentrification이 강하게 일어난 구역..
데이비드 치퍼필드: 베를린은 어떻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위대한 도시가 되었는가 일반적으로 (공모전 주최자 등에 의해) 주어진 뻔한 도시의 맥락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여느 건축가와 다르게, 베를린에서 꽤나 굵직굵직한 작업을 하고 있는 David Chipperfield의 베를린에 관한 글은 놀랍기 그지없다. 그 어떤 해외의 건축가가 자신의 도시가 아닌 다른 나라의 도시에 대해 이처럼 심도 있고 의미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냥 작품이 멋져서 혹은 작품이 재미있어 보여서 좋아할 수 있는 건축가일 뿐만 아니라, 그의 지식과 도시에 대한 이해 때문에라도 존경할 만한 건축가이다. *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영어 기사를 굳이 번역할 필요는 없지만, 주옥같은 문장들과 생각이 많아서 겸사겸사 의역을 하였다. 원문 자체는 얼마 전 베를린 Neue Nationalgalerie에서 있었..
힙한 베를린, Hip Berlin "the city is once again a happening place,"2009년 나는 유럽배낭여행을 통해 처음 베를린을 방문했다. 지금 베를린에서 살고 공부하게 된 것은,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그 당시 배낭여행의 영향이 꽤나 컸다. 베를린은 그 여행 당시 내가 방문했던 그 어떤 도시보다 특별했다. 그건 Kreuzberg를, Neukölln을, Tempelhofer Feld를 방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사실이었다. 사실 그 때는 그런 곳은 알지도 못했다.2009년 11월 미국의 TIME지에서는 'Hip Berlin: Europe's Capital of Cool 힙한 베를린: 유럽의 쿨함의 수도'라는 제목으로 베를린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1990년 통일 전후로 베를린은 조용히 다양한 문화 그..
베를린 신 국립미술관 리노베이션/ Sanierung der Neuen Nationalgalerie 2차세계대전 이후 Mies van der Rohe의 독일 복귀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유명한 Neue Nationalgalerie. 현재 그 곳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의 "Sticks and Stones"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내부에 기둥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Chipperfield는 그 내부에 143개의 나무 기둥을 세워 놓는 전시를 기획했다. 철과 나무라는 대비되는 자재의 사용 그리고 기둥으로부터 자유로웠던 Mies의 건축물 속 질서정연한 모듈구조에 맞춰 세워진 나무 기둥들은 이 곳에서 전시되었던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올해 말까지 이루어지는..
베를린 소음 시위/ Lärmdemo-Zu viel Ärger, zu wenig Wut Lärmdemo-Zu viel Ärger, zu wenig Wut 그놈의 "한국인의 정서"를 투영해서 번역하자면, '너무나 많은 한恨 그리고 너무나 부족한 분노'가 아닐까 싶다. 베를린 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개발 사업과 외부 투자가들로 인한 삶의 공간이 억압당하는 상황, 임대료 상승, 인종차별 등 베를린 시에 산적한 여러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시위가 있었다. 아직까지 시위에 직접 참가할 용기는 없지만,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도시 문제에 관련된 시위를 관찰하러 간다. 시위를 관찰하러 갈 때마다 신기한 것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는 시위가 다양하게 많다보니, 어느정도 선별을 하는 과정을 통해야 한다는 나의 사전 검열 작업(?)이 가장 신기하고, 두번째로는 시위에는 꼭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자처하는 한, 두그룹..
베를린 쿠브리 텐트촌 철거 먼저 베를린의 좋은 소식(Prinzessinnengarten 계약 연장) 전했으니, 이제는 베를린의 나쁜 소식을 전한다. Cuvry Brache공터, Cuvry Favela빈민촌 등으로 불리는 Cuvry쿠브리 텐트촌이 철거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곧 철거될 것처럼 보이는 공간이어서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시 정부에게도 그리고 부동산 소유주에게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그냥 문명의 혜택이 없는 삶을 사는 이들이 그리 곱게 보일리가 없었을 것이다. 텐트촌에 있었던 화재를 빌미로 쿠브리는 순식간에 고급 주택을 위한 공사터로 변했다. 지역 월세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고급 주택 개발과 지역의 맥락과 상관없는 난개발에 대한 반대 그리고 Spree 강가로의 자유로운 접근에 대한 목적 의식은 날씨가 좋아지며..
도시 농업(Urban Gardening) 선언문 DIE STADT IST UNSER GARTEN도시는 우리의 정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전 영국의 Ebenezer Howard에베네저 하워드는 그의 책 Garden Cities of Tomorrow미래의 전원도시에서 발달한 교통기술과 함께 좀 더 쾌적한 도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전원도시이론을 제시하며 이상도시를 꿈꿨다. 공업화된 도시의 (그때 당시는) 추악한 도시 환경은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했고, Ebenezer Howard는 중심도시를 축으로 대중교통으로 연결된 전원화된 부도심을 제안했다. 100년 전 전원도시로 만들어진 몇몇 도시들은 여전히 영국에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정원 도시가 실현되고 있다. 공업에 의해 황폐화된 도시 환경에 대한 이상적 제안으로의 전원도시이론과 자..
템펠호프 공원의 낭만적인 가을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은 덜 다듬어진 혹은 거칠은 느낌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는 얼마나 보여주기식 삶과 디자인에 찌들었던가. 아무 내용도 없이 화려하고 눈을 자극하기만 하는 삶과 디자인 속에서 지내다 마주친 템펠호프 공원은 그야말로 당황스러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유로움일 것이다. 지금 베를린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와 간혹 서울과도 비슷한 느낌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덜 다듬어진 원석 같은 매력적인 장소들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본의 힘을 얻어 일괄적인 형태로 다듬어지고 정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템펠호프 공원은 적지 않은 글을 통해 소개한 것처럼 그 매력을 잘 지키고 있는 장소이다. 시민들이 승리로 이끌어냈다만, 시민들이 바란 것은 그럴사한 조경시설도 화려..
베를린의 도시건축 풍경 가끔 지나다니면서 눈여겨봤던 Friedrichstadt 일대의 공동주택들. 여전히 전후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이기에 중심지임에도 밀도가 아주 낮은, 느낌이 엉성한 곳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후 복구는 이미 시기상 물 건너갔고, 구역 일대의 여러 신축 계획 안이 생겨나고 있는 곳이다. 전에 글을 썼던 TAZ 신문사 신사옥도 이 프리드리히슈타트 일대에 들어서게 된다. 사진들만으로는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겠지만, 비슷한 위치, 상황, 조건에서 만들어진 3곳의 공동주택들이기도 하다. 지역의 특성과 달리 이 건축물들이 들어선 블록은 밀도가 오히려 높은 편인데다가, 이 건축물들이 들어섬으로 블록의 밀도가 꽤나 높아졌다. 한 블록을 마무리 짓는 배치의 건축물들은, 비슷한 상황인 듯 실제로는 조금씩 다른 건축 환..
베를린의 도시농업 풍경 Prinzessinnengärten, 비전문가였던 시민들은 전문가가 되었고, 텅빈 불모지였던 장소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 너무나도 멋진 도시농업, 카페, 문화, 교육 공간으로 바뀌었다. 쉽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만 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 Allmende Kontor, 수업 중에 이 터키어는 뭐지 싶었던 알멘데 콘토어.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춘 시민 단체들이 체계적으로 만들어낸 도시 농업 그리고 공공 농업 공간.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템펠호프 공원에 위치한 역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또 다른 공간이라는 점. Klunkerkranich, 시스템적인 도움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쇼핑몰 옥상에 자리 잡은 도시 농업 공간. 물론 농산물 생산보다는 실질적으로 문화적인 공간으로의 성격이 더 강한..
피터 베렌스 AEG 터빈 공장/ AEG Turbinenfabrik von Peter Behrens 철골 구조를 지닌 공장 건축물이지만, 기념비적인 형상을 연출하기 위해 주요 거리를 향한 입면만큼은 콘크리트 면(황토색)을 통해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 경사가 있는 콘크리트 입면은 실제 구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순수 공장의 외관상의 미학을 위해 디자인 되었다. 이 건축물을 설계한 Peter Behrens피터 베렌스는 처음으로 역사적인 건축 장식이나 역사적인 건축물을 직접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하지 않은채 건축물을 설계했다. 그래서일까 분명 주변 건축물에 비해 압도적인 외형이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 콘크리트 입면이 "이집트스러움"을 보인다고 언급되기도 하지만, 내 눈에는 디자인이 쌩뚱 맞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쌩뚱맞은 디자인을 통해 좌측의 신식 공장 건물에 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