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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베를린의 가을 가을이라고는 썼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겨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베를린의 가을이 왔다. 이번 여름은 부지런히(?)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베를린을 즐기지도 못했다. 다시 베를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매 주말을 시작하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가 생겼다. 건물 오르는 것은 좋아하지만, 산 오르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베를린의 몇 안되는 작은 산(혹은 뒷동산)은 정말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꽤 괜찮은 풍경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그리 사람들이 북적이지는 않는데, 오늘은 할머니들이 단체로 여행을 오셨다. 시간이 부족하셨는지, 완만한 경사길을 놔두고 계단으로 힘겹게 올라오셨고, 풍경을 보며 '저 건물이 뭐고, 이 건물이 뭐고' 이야기를 하고, 또 빠르게 내려가셨다. 사람이 북적거리니..
2015 여행을 마치고 짧지도 길지도 않은 여행을 빙자한 답사 그리고 답사를 빙자한 여행을 다녀왔다. 오랫만에 다시 찾은 빈(Wien)은 너무나도 황홀한 도시의 모습 그 자체였다. 도심에는 링 슈트라쎄(Ringstraße) 15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전시와 행사가 도시 박물관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예술이면 예술, 역사면 역사, 건축이면 건축, 링 슈트라쎄에 대한 소주제별로 꾸며진 각각의 전시는 너무나 놀라울 정도였다. 도심 밖 역시 거칠지만 사람 내음이 나는 동네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또한 주요 기차역에는 부다페스트를 지나서, 기차, 버스, 도보 등을 통해 독일로 넘어가려는 난민들과 그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로 가득했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유럽연합 내부의 그리스 및 경제 문제 그리고 외부의 문제이자 동시에 내부 문제가 ..
2015 베를린이 익숙해지며 5년 전 두번째 유럽여행이었다. 첫 유럽 여행에서 베를린에 큰 감동을 받은 나에게, 베를린을 다시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파리 독립기념일에 맞춰 파리로 이동을 해야했기에, 3일 밖에 지낼 수 없었지만, 한번 와본 경험 덕택에 꽤나 알차네 여행을 했다. 그 때 정말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곳은 Westend에 위치한 Corbusierhaus이다. Le Corbusier에 IBA57을 통해 베를린에 실현한 세상에 몇 안되는 Unite d'habitation이다. 오늘 Tag der Architektur 행사 덕택에 이 곳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베를린 산지 꽤 되었지만, 한번도 찾지 않은 장소였다.학부 졸업설계 지도교수님은 항상 우리는 '생고기 덩어리'로 비유하곤 했다. 여행을 가고 답사를 가도..
2015 베를린 그리고 봄 베를린이 어색하지는 않지만, 다시 내 생활을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국 여행을 다녀온지 약 2달 그리고 학기가 시작한지 1달. 새로 시작한 일도 있고, 그동안 해오던 기고문도 있고, 한달가량 밀린 정보들도 차근차근 흡수하며 2달을 보냈더니, 내 생활을 다시 바로 잡는데 오래걸렸다. 그래도 요 몇일간 아주 만족스러운 생활(공부면 공부, 휴식이면 휴식, 답사면 답사)을 했는데, 날씨 영향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이 흐름을 잘 유지하길 바랄 뿐이다.연일 날씨가 좋다. 이제 해도 9시 넘어서 지고 있다. 한 정거장 전에 내려 집에 오는 길에는 소소한 음식점과 카페가 있다. 겨울에도 항상 사람이 많은 곳인데, 여름이면 규모에 따라 2~4개의 야외 테이블을 놓는다. 그 곳에서 사람들이 앉아 떠들고..
베를린 일상, 2015년 4월 U2 노선 공사로 인해, 버스를 타야 했던 4월 초. 지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이 많았다. 짧은 공사기간 동안 이 생소한 사람들의 물결을 보는 것은 꽤 신기한 일이었다. 더불어 역시 (나름) 지하철과 버스의 수송능력이 차이도 실감하게 되고. 4층 창문 앉아서 책을 읽던 사람. Altbbau만큼 층높이가 높았던 건물이라, 지상에서부터 못해도 14m는 되는 높이다. 날씨가 아주 좋았던 날이라, 창문이고, 발코니이고, 거리고 사람들로 가득했던 날이다. 햇볕이 워낙 강해 화이트 밸런스를 잘못 맞춰놓고도 화면으로 제대로 확인을 못 해서 사진들이 죄다 거슬릴 수준의 초록빛을 띤 하루. 벼룩시장에서 문득 IKEA 연필 논란이 기억나서 찍은 사진. 가끔 한국의 이슈를 들여다보면, 말도 안 되는 주제로 국격이니 국제..
2015 베를린에는 왜 봄이 오지 않았는가 폭풍이 지나간 베를린에 도착하여 '베를린에는 왜 아직 봄이 오지 않았을까'라는 글을 쓰려던 차,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낄 만한 날씨가 되었다. 이번 주말은 아주 환상적인 날씨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당분간 밀린 정보들을 따라잡고, 다시 내 생활을 만드는데 집중해야할 시간이라, 날씨는 좋지만 집에 남아있다.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밀린 일을 다 처리하고 싶다. 게다가 택배 수령을 해야한다. 이 날씨를 두고 집에 앉아있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그러고보니 U2 보수 공사로 인해, 지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내뿜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더라. 벌써 몇일 전 모습.
베를린 일상, 2015년 3월 베를린에는 빈 공간이 많다. 도시 곳곳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개발을 손길을 느껴보지도 못하는 곳도 많다. 심지어 도심에도 말이다. 고작 350만의 인구의 위력은 이렇다, 질을 떠나서 양적으로도 누릴 수 있는 도시 공간이 압도적이다. 물론 스스로 찾아가야지 않으면 서울에 사나 베를린에 사나 아무런 차이가 없겠지만. 아무튼 나름 대도시임에도 고작 350만 인구밖에 없는 이 도시는, 최근 급격히 늘어난 유입인구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근데 그 수준은 한국에서는 주요 도시의 보고서에서 비양심적으로 예상하는 인구성장 수준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Zoo역의 Burger King 건물들(Aschinger-Haus과 Beate-Uhse-Haus)의 철거 준비가 한창이다. City-West(..
2015 오늘은 베를린이 낯설었다. 매일 같이 걷는 거리. 수십번 넘게 다닌 거리들, 장소들, 공원들 그리고 이제는 근처를 지나가면 생각나는 음식점, 카페, 공원의 벤치까지 많은 것들이 익숙해졌다. 처음 베를린으로 배낭 여행을 왔을 때, 지금 이상으로 혈기 넘친 나는 기나긴 여름의 해를 넘긴 11시, 12시까지 도시를 돌아다녔다. 그런 어느 밤 전형적인 여행지가 아닌 동독의 고층 아파트들 일대와 거리를 방문했을 때 느껴지던 낯설음과 적막감은 아직도 나에게 하나의 지표로 남아있다. 익숙한 동네와 익숙하지 않은 동네를 나누는 기준으로 말이다. 이제는 그 때의 그 장소를 가도 더 이상 무섭거나 적막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장소를 가더라도, 오히려 밤에 사람이 적어진 조용한 거리와 차가운 바람이 따사로운 오후만큼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오늘은 ..
베를린 일상, 2015년 2월 짧디짧은 2월이 지나갔다. 학기를 마무리 짓는 기간이라 바쁘기도 하고, 안 바쁘기도 했다. 그와 관계없이 꽤 부지런하게 돌아다녔다. 동시에 책을 읽고, 독일어 공부하고, 글을 쓰는 습관이 균형 있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동안 책보다는 인터넷 기사를 위주로 많이 읽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려운 책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올바른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하는 게 나에게도 쉬운 방식이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서 생겨난 습관이었다. 게다가 나의 몇몇 기사들은 최근 사건을 다루고 있기에 참고할만한 책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기사와 책의 한, 두 챕터 혹은 한, 두 항목 정도 참고해가며 기사를 쓰는..
2015 바쁜 도시에서의 삶 베를린에서의 삶은 바쁘다. 물론 게으름 때문에 활동할 땐 좀 더 바쁘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도 크지만, 아무튼 이 도시에서의 삶은 분명 이전에 살던 도시에 비해 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툭하면 저명한 학자가 강연하러 오고, 거의 매주 도시 문제를 다루는 토론회와 영화 상영회 그리고 거의 매일 같이 도시와 관련된 시위와 활동들이 벌어진다. 그 일정들을 매일 같이 수집하고 가장 관심 가는 행사 한두 곳만 방문해도, 기본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 읽고 싶은 책, 쓰고 싶은 글, 돌아다니고 싶은 곳 등등(사실 제일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집에서 게으르게 있기) 하기도 벅차게 된다.그래도 당분간은 이런 삶을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비록 나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덜 하지만, 고작 2년..
2015 봄이 온다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올 겨울의 베를린은 그래도 따뜻했던 것 같다.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사진.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햇볕을 쐬고 있노라면 차가워진 피부가 사르르 녹아내림을 느낄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호숫가에는 담요를 덮은 채 햇살을 쐬는 사람들 그리고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햇살을 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다들 이런 소소한 행복을 즐기기위한 부지런함이 대단하다.
베를린 일상, 2015년 1월 시간은 참 무심히도 빠르게 흐른다. 2015년 되었다고 호들갑 떨던 사람들 본지가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학기가 끝나가는 2월이 되었다. 1월에는 유독 사진을 많이 찍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는 잘 안(못) 돌아다니다가, 다시 수업이 재개된 뒤에는 엄청나게 바빴음에도 부리나케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닌 것 같다. 2월은 지난 한달간 밀린 글을 쓰며, 지난 한 학기를 정리하는 기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득 사진을 보니 파리에 몽마르뜨 언덕이 있다면, 베를린에는 Viktoriapark가 있다라는 말을 쓰고 싶어졌다. 물론 몽마르뜨 언덕에 비해서는 풍경이 그리 좋지 않지만, 나무 사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지형이 거의 없다시피 한 베를린에서는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몇 안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