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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series] 마드리드 모던걸/ Cable Girls 은 원래 꽤 오래전에 추천을 받아서 보려고 했던 드라마였지만, 넥플릭스 시리즈들을 몰아보던 당시에는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드라마인데, 이번에는 숨 죽이면서 봤다. 간단히 요약하면, 1920년대 마드리드에 전화 교환원이라는 직업이 생겨나서 여성들이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던 때의 막장 드라마다. 하지만 그 막장스러운 이야기 흐름에 채워진 세부 소재들(여성 권리, 사랑, 성 정체성 등등)이 너무나 탁월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명언이라, 이게 막장인지 아닌지 생각할 틈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사건이 생겨나고, 감정을 들었다가 놨다해서 보고 있을 땐 막장인지 모를 정도다. 드라마의 전개가 정말 시원해서 좋았는데, 특히, 죽었으면 싶은 캐릭터들이 "제발 좀 죽었으면"하는 마음이 고조될 때 즈음에..
[doku] 그녀는 분노할 때 아름답다/ She's beautiful when she's angry "왜 여성으로 태어나면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능성에 제한을 받아야 하는가?"넥플릭스의 를 보았다. 60년 대부터 70년대 초까지 미국의 급진페미니스트들의 여성해방운동을 보여주는 다큐로, 당시 운동의 수많은 성과 중에선 여성들이 맞고, 임신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강간 당해도 아무도 믿지 않던 시대에 이 문제를 세상에 드러냈다는 점이 있다. 그것은 일상에서 존재했지만, 법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던 지금은 명칭까지 생겨난 성추행, 가정 폭력 등이었다. 불행하게도 다큐 막판에 나오는 한 페미니스트의 대사처럼 여전히 현재 사회는 40년 전에 급진페미니스트들이 제기한 문제를 토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의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운동의 가시적인 성과만 보더라도, 이제는 여성운..
[miniseries] 콜래트럴 이펙트/ Collateral 최근에 넥플릭스에 등록된 를 보았다. 특별히 누군가의 추천이나 사전 정보를 알고 본 것이 아니라, 미니시리즈라서 가볍게 볼만한 극이겠다 싶어서 본 것이었는데, 정말 대단한 시리즈였다. 우선 극의 사건과 연결되는 주,조연이 대부분 여성이다. 감독도 여성이다. 런던을 배경으로한 4부작 드라마인데, 속도감이 우선 좋았다. 그것만이 아니다. 사건에 연결되는 캐릭터가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민자)계층 중심인데, 이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늘리는 식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그 뒷 배경과 이야기를 짧게라도 보여준다. 가령 왜 이민자들이 공적 도움을 받거나 공적인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을 어려워할 수 밖에 없는 지 등 말이다. 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다음과 같다.계약서..
[film] 더 포스트/ The Post 를 처음 보고 나왔을 때의 내 평가는 쏘쏘 수준이었다. Katharine Graham이라는 원고 준비 없이는 회의에 참여하기도 어렵고, 결정을 내릴 때마다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 결국 회사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달린 상황 속에선 단호하게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기까지를 보여주는 멋진 내용에 비해, 그 이야기와 개인의 변화 흐름의 묘사를 도리어 방해하는 듯한 너무나 노골적인 연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Katharine Graham이 화면의 중심에 위치하고, 표정이나 손짓이 적나라하게 클로즈업 되고, 남성들에게 둘러 쌓인 연극적 혹은 포스터와 같은 화면 구성이라던가 그리고 극 마지막에는 법정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결정권자들인 남성들 뒤로 밀려있던 여성들 사이로 지나가는 마치 예수와 ..
[doku] 글로리아 올레드: 약자 편에 선다/ Seeing Allred 최근에 몇가지 영화들을 감명 깊게 봤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할 때 가장 성실하게 했던 것 중 하나가, 책과 영화 등의 리뷰였는데, 독일 유학 생활하면서는 아무래도 전공 관련 책과 영화보는데 급급하여, 그 외의 책이나 영화를 볼 기회가 적었고, 그만큼 리뷰를 정기적으로 할 기회도 줄어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최근에 영화도 많이 보고 있어서 당분간 기회가 되면 하나 둘 리뷰를 짧게라도 남길 예정이다. 우선 가장 최근에 봤던, 가장 멋진 인물에 대한 다큐. "이렇게 확고하고 당당한 여성을 보면, 흠집을 내고 싶어서일까요?미국의 여성 인권 변호사인 글로리아 올레드의 넥플리스 다큐 를 앉은 자리에서 두번을 연달아 보았다. 법조계에서는 신경쓰지 않던 여성 인권과 사회적/법적으로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
[google doodle] 페미니스트 노조운동가 엠마 이러/ Emma Ihrer 2018년 1월 3일, 독일 구글 두들에 너무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가 있길래 클릭을 해보았더니, 19세기말 사회주의와 여성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했던 페미니스트이자 노조운동가인 엠마 이러Emma Ihrer의 탄생 161주기 기념 일러스트였다. 엠마 이러는 여성 모자 제작자로 일 했었고, 수공업 여성 노동자를 위한 구호단체 등을 설립하는 정치적 활동을 하며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일해온 사람이다. 1850년 시행된 훈령Vorschriften으로 인해 프로이센 공화국의 여성들은 정치적 활동, 정치적 모임, 시위 참여 등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해당 단체 운영 역시 금지 되었고, 이후 설립한 여성 노동자 이익을 위한 단체 또한 금지되었다. 그로 인해 Emma Ihrer는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다.구글 두들에 편..
오스트리아 여성청원운동 2.0 2월 12일부터 3월 12일까지 한달간 오스트리아에선 여성국민청원 #frauenvolksbegehren 이 진행. '97년 65만명(유권자 11%) 서명한 여성국민청원 이후 더 나아진 것 없고, 오히려 퇴행할 위기에 놓여있음에 여성권리신장과 그에대한 명확한 요구를 정부에 하기 위해 시작됨. 10만 서명 이상이면 의회에서 해당 청원을 다뤄야한다고함.* Frauenvolksbegehren 2.0 홈페이지 https://frauenvolksbegehren.at/ 여성국민청원 요구사항 9가지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직장/정치권 내 권력 분배(현재 결정권자는 대부분 남성)임금 분배(고학력자 남녀노동자의 성별 소득격차 가장 심한 상황)노동 분배(주당 30시간 노동을 통한 단계적 노동 분배/남녀 노동소득 ..
#metoo, #withyou 그리고 #건축계_내_성폭력 대중서이긴 해도 페미니즘 서적도 적지 않게 읽었고, 관련 기사도 많이 읽고 그래서 가끔은 페미니즘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제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내 주제를 명확히 고백하는 첫번째 글을 쓴다. 1. 대학생 때 친했던 여자인 친구들의 이야기는 SNS에 몇번씩 썼었는데, 현재 이 티스토리 블로그엔 사생활에 대한 정보를 검열하여 글을 쓰고 있어서 한번도 쓰지 않은 내용의 글인 것 같다. 어느새 꽤 오래전 일이 되어버려 많은 기억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 중 한가지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 비타민 워터를 좋아했다. 당시 소위 "된장녀"의 상징이었던 그것. 나는 비타민 워터를 박스채로 사다가 대학 설계실에서 마셨다. 그리고 나와 친한 여성인 친구 역시 비타민 워..
공간이 당신을 혐오한다. 아마도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시절인 것 같다. 그 때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이름의 누구에게나 차별없는 보편적 도시환경 혹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잠시 크게 유행했었다. 이 말은 돌려 생각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불편없이 사용하는 제품과 살아가는 공간이 누구에게는 차별화된 혹은 누구를 차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니버셜 디자인, 배리어 프리와 같은 이름 디자인은 그 차별을 없애려던 방식 중 하나였다. 내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편하고 아름답더라도 세상에는 분명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차별은 계속 존재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세상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이는 도시 환경에도 고스란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