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6. 20:00ㆍ도시와 건축/도시
요즘 블로그에 쌓아둔 글(약 50여 개에서 30여 개로 줄어듬)을 좀 정리하고 있는데, 이젠 욕심을 버릴 글과 사진은 삭제를 하면서도, 또 욕심이 나는 글과 사진은 다시 정리 및 선정을 해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후자 중 하나가 2017년 함부르크에서 있었던 G20 반대 시위 지옥으로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Hell)다.
2017년 7월 6,7,8일간 있었던 시위는 토요일인 7일에 절정을 이뤘었는데, 이날 베를린에서 출발하는 아침 버스에는 이런 시위 저런 시위에서 봤음직한 사람(거의 백인)으로 가득했고, 함부르크는 시위로 인해 도심 전역이 경찰에 의해 통제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버스는 ZOB가 아니라, Veddel역 인근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내려주었다.
시위뿐만 아니라, 거대한 시위가 만들어낸 도심 곳곳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부리나케 대중교통을 이용해가며 열심히 돌아다녔었다. 대략 Sternschanze - Karoviertel - Altstadt - HafenCity - St. Pauli를 시간과 상황에 맞춰 왔다 갔다 하는 동선이었다. 긴 멘트는 없이 사진으로 당시의 함부르크 주요 장소들의 이미지 정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고, 여전히 대통령인 세상.
Karoviertel 가게와 주택마다 G20 반대 그리고 관광지화 반대를 위한 문구가 가득했다. 경찰은 도심 곳곳에 있었고, 독일 아니랄까 봐 창가에 걸터앉아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주민이 많았다.
3일간 도시 공간은 시위를 위한 장소가 되었는데, 건물 벽에는 온갖 G20 반대 그리피티가 넘쳐났고, 창문에는 반대 플랜카드가 그리고 심지어 도로 바닥에도 (독일에는 흔한 아이들 그림 도구로) 다양한 G20 반대 문구를 적어두었다.
독일에서 대형 시위를 앞둔 대표적인 모습 중 하나는 가게를 단단한 나무판자 등으로 막아두는 것이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시위는 정말 많은 사람이 참여했는데, 최소 5만명 정도 참여했다고 한다. 함부르크 시 인구가 180만 가량이고, Altstadt의 거주민은 3천 명, St. Pauli의 거주민은 2만 2천 명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인 것이다. 시위 사진은 사람 얼굴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거 한 장 정도로만 분위기를.
이 상황에서 하픈시티(HafenCity)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가로운 (약간 유령 도시 같은) 모습 그 자체였다. 아무튼 덕택에 당시 완공된 지 얼마 안 된 Lohse Park주변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고, 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HafenCity Universität 지하철역도 이용해볼 수 있었다.
시위대의 종작치였던 상파울리(St. Pauli)의 리퍼반(Reeperbahn)에는 여유로움(?)이 가득 느껴졌다.
차 없는 도로란 얼마나 여유로운가.
시위대의 중심 장소이자, 함부르크의 (점거) 문화의 상징과 같은 로테 플로라(Rote Flora) 주변 분위기도 역시나 한가로웠다. 상파울리에서 시위를 끝낸 무리 중 일부가 슈테른산체(Sternschanze)로 모여들고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팔라펠 가게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마지막으로 잠시 돌아본 하픈시티. 시위로 인해 입장이 제한되었던 엘베 필하모니에는 누군가가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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