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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28: 남사스러웠던 베를린
대학생 첫 배낭여행 때, 베를린에서 처음 인상적(negative)으로 기억에 남은 것은 바로 이 Love Sex Dream 매장이었다. 한인 민박집 바로 앞에 있어서 베를린에서 지내며 매일 보던 풍경인데, 유교보이로 살아왔기에 이런 남사스러운 풍경과 단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말로만 노포 노포 하다가 이런 매장이 15년도 더 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알게된 것도 신기하군...)West Berlin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이곳을 지나친다. 이젠 뭐 더 남사스럽게 느껴지지도 않고, 그냥 너무나 당연한 도시의 일부가 되었다. 문득 그때 머물렀던 한인 민박은 남아 있나 찾아보는데, 쉽게 검색이 안 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더 이상 운영하지..
2026.08.19 -
[베를리날레] 마지막 남은 뉴욕의 소매치기, The Only Living Pickpocket in New York
2026년 베를리날레에서 를 봤다! 일요일 아침 시간대밖에 없어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갔는데, 너무나 재미있었다. 작년에 뉴욕 여행을 안 갔으면 사실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영화였는데(내 베를리날레 영화 선택 기준과는 맞지 않음),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서 머릿속으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찬양을 하게 될 정도였다.영화는 말 그대로 소매치기라는 구시대의 직업(?)을 다룬다. 보통 소매치기를 당해본 경험도 없고 그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전혀 몰랐던 지점들이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현금을 쓰지 않고, 비싸게 팔 수 있는 전자기기들은 위치 추적이 되거나 암호화되어 있어서 소매치기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직업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흔히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늘리거나 혹은..
2026.07.31 -
[리뷰 모음] 2026년 5,6월
Sirāt, 2025 ★★★★☆근 10여년 중 제일 마음 졸이고 긴장한채로 본 영화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영화는 죽음, 공포, 두려움 그리고 삶 혹은 살아남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레이브와 사막이라는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두 조합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게 너무 신기했고, 매번 도시적인 혹은 최소 건조 환경(built environment)에서 촬영된 풍경이 가득한 영화만 보다가 사막과 하늘로만 꽉찬 풍경을 보는 것도 좀 독특한 경험이었다. 스포일러일거라 두루뭉실하게 표현하면 후반부는 말그대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그래서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장면으로 가득했다..Columbus, 2017 ★★★☆☆오랜 시간 기대를 해와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감정이입이 안되어서 조금은 곤란했던 영화. 그..
2026.07.25 -
[리뷰 모음] 2026년 3,4월
던전밥, 2024 ★★★★★ 애초에 애니를 그렇게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제목만 놓고 봤을 때 그렇게 끌리는 애니는 아니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가끔 호들갑 떨며 던전밥 재밌다는 트윗을 보면서 좀 심적으로 거리가 멀어진 애니였다. 그러다가 문득 넷플릭스에 떠있는 던전밥을 보았는데, 편당 20분짜리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다. 그리고 1화부터 홀딱 빠졌다.판타지 세계관에서 보통 처치해야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마물(몬스터)을 섭취 대상으로 생각을 하는 관점의 전환이 흥미로웠고, 더 나아가 조리 과정에서 마물의 생체 구조를 파악하게 되니 동시에 마물을 처치하기 더 효율적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도 당연히 재미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볍게 빠져든 애니는 회차를 거듭할 수록 생각보다 굉장히 어두운 애니가..
2026.05.20 -
또 긴 트윗 27: 재미없는 정상성 고인물의 세상 그리고 MMORPG
최근에 많이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세상과 인류 문화가 너무 고인물이 돼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사회와 체제가 고여도 너무 고여버렸다. 흔히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MMORPG 게임 장르를 예로 들어보자. MMORPG는 기본적으로 롤플레잉(역할을 선택해서 그 역할을 즐기는) 게임이고, 대규모 플레이어가 함께 역할극을 하는 사회(서버 등)가 있다. 누군가는 성직자, 누군가는 검사, 누군가는 도적이 되어, 누군가는 심지어 몬스터가 되어, 실재하는 혹은 가상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역할을 맡아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근데 아무리 좋은 MMORPG 게임이어도 게임 유저들과 게임 내부 문화가 고이기 시작하면 그 게임은 망했다고 이야기된다.MMORPG 게임 속 세상은 시간이 갈수록 그 안에..
2026.03.31 -
[리뷰 모음] 2026년 1,2월
* 정기적으로 묶음 리뷰를 써야겠다는 시발점이 된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제외하곤 순서는 무의미합니다.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2025 ★★★★☆뭐랄까. 디카프리오가 자기랑 안 어울리는 역할도 맞네 했다가 뭔가 디카프리오랑 너무 잘 맞는 역할이 네로 끝이 나는 영화. 할리우드식 굿뉴스 느낌이었고, 뭐랄까 정말 혁명이 필요한 시기로 넘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하필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바로 직전에 봄). 전화 장면은 계속 봐도 웃길 것 같고, 그리고 잠깐 스쳐 지나간 전화 속 상대방의 모습이 떠오르며 계속 여운이 남을 것 같다.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2023 ★★★★★이반지하님의 에세이를 읽는 게 이번이 두 번째이다. 「공간 침투」는 다분히 내 이전 전공에 대한 집착 때문에 사본 ..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