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30. 15:00ㆍ도시와 건축/도시
Rostock에서 Warnemünde로 가는 끝자락에 있는 한 구역으로 전형적인 동독의 주택단지를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망가진 사회 시스템으로 인한 (일자리가 없는) 동독 사람들의 분노가 외국인 혐오로 이어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동유럽과 베트남의 이민 신청자들을 위해 임시 수용소로 이용하던 해바라기주택Sonnenblumenhaus가 있었다. 300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이 주택 그리고 이민 신청사무소에 몰린 이민자만 1,300명. 이민 신청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고, 지역은 통제되지 않는 무허가촌이 되어갔다.
1992년 8월 23일, 이 주택 앞에 지역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3,000여명까지 모인 이 시위대는 "외국인은 꺼져라Ausländer raus!"를 외치며, 수용소를 향해 돌과 맥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통제를 하러 온 경찰도 제대로 된 통제를 하지 못했고,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경찰을 폭행하고, 경찰차를 불태우고 그야말로 폭동의 현장이었다. 결국, 루마니아에서 온 이민 신청자들은 다른 수용소로 옮겨졌다. 하지만 시위는 더 심각한 폭동으로 이어지며 수용소에 불을 지르고, 수백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고, 수많은 이주민들은 죽음의 공포에서 수일간 집 밖을 나올 수 없었다.
이 사건은 이후 Mecklenburg-Vorpommern주에 일어난 유사한 외국인 혐오 범죄와 이주민 수용소에 대한 테러가 연이어 일어나게 만든 하나의 시발점이고,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독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25년이 다 되어가는 이 사건은 얼마전 영화 "우리는 젊다. 우리는 강하다Wir sind jung. Wir sind stark"로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현재 독일 곳곳에서는 그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이주민을 향한 범죄(난민 숙소 방화 등)와 외국인 혐오 범죄가 고스란히 자행되고 있다. 수많은 영상이 증명하는 그 당시의 외국인 혐오와 차별의 행동을 그 자리에서 함께 즐기면서 봤던 아이들은 지금 30대의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직접 돌을 던지던 이들 역시 40대의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 외국인 혐오의 목소리를 높이던 40대의 어른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독일의 경제 지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정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바라봤을 때,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다. 그런 상황이 조금이라도 더 악화된다면, 이 사건 만큼이나 충격적인 사건이 다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도 그런 사람들이 또 다시 모이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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