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4. 06:45ㆍ도시와 건축/이야기
* 이번 학기에 Urban Design의 정의에 관한 짧막한 에세이를 쓰고 있어서 생각난 김에 다시 올린다. 이전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약간 수정 및 첨부하였다.
Urban Design은 전 세계적으로 생겨난지 그리고 활용된지 얼마 되지 않은 학문이자 분야이자 용어이다. 그러다보니 여전히 Urban Design의 영역이 건축, 도시계획, 조경 등의 수많은 도시개발 관련 분야 사이에서 어떻게 구분 되는지 정확히 제시되어 있지도 않고, 또한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사실 들어본 적이 없었다.
Urban Design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3년, 당시 CIAM의 의장이었던 Josep Lluis Sert가 그의 강의에서 처음 "Urban Design"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 언급이 공식적으로 남아있는 Urban Design이란 용어에 대한 첫 기록이다. 1954년에는 역시 CIAM의 구성원이었고 또한 도시건축역사가로 유명한 Sigfried Giedion 역시 그의 강의(History of Urban Design)에서 Urban Design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Eric Mumford는 1937년부터 1969년까지 CIAM을 중심으로 벌어진 Urban Design에 관한 정의와 담론을 엮은 "DEFINING URBAN DESIGN"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Josep Lluis Sert는 그의 강의에서 도시계획(City-planning), 건축(Architecture), 조경설계(Landscape architecture)의 통합으로써 Urban Design을 정의 했다. 그로 인해서 일까, 현재 Urban Design은 여러 분야 사이에서 좋게 말하자면 정말로 통합적인 역할을, 나쁘게 말하자면 불분명한 경계로 인해 이 분야 저 분야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다. 더 문제는 학문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실무에서 Urban Designer의 자리가 참 모호하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그는 문화적, 사회적 요소의 도시구조로 통합을 하는 작업이 Urban Design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일까, 이 분야는 물리적인 접근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이고 사회학적인 접근도 고민해야한다. 이런 성격은 현대에 생겨난 여러 분야들이 겪는 현상이기도 하다.
Urban Design은 생겨난지 얼마 안된 분야이기에 (특히나 아시아 국가에서) 이제야 조금씩 대중의 인식을 얻고 있다. 지금부터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그 분야의 미래가 바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는 뻔한 사실이다. 또한 지금까지 각 나라마다 도시계획가나 건축가가 이미 그와 거의 유사한 전문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었기에,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나라가 있을 수도 있다. 내가 걸으려고 했던,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정해진 것이 없어서 좋다.
솔직히 나는 이 학문에 있어서 굉장히 회의를 느낀다. 하지만 그 회의감 덕택에 그 한계를 명확히 알고, 나의 자만함을 깨우치게 된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결코 Robert Moses가 아니라, Jane Jacobs니까 말이다. 근데 여전히 나는 Robert Moses를 마음 속에서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가끔은 Baron Haussmann까지도..
* 이미지는 글과 별 상관 없는 정리되지 않은 Berlin지도. 아무튼 어두울수록 그 장소에 뭔가가 많은 것을 의미함. 도로, 건물, 지형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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