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 15:00ㆍ도시와 건축/이야기
2016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 ⓒFurfur
2016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2차 투표 결과 ⓒFurfur
오스트리아 대통령 1차 선거 결과가 나오고 빈 신문의 관련 소식 제목은 "빈은 달랐다. Wien ist anders" 였다. 그리고 2차 선거 결과 그리고 우편투표의 결과가 모두 발표되며 나왔던 소식들의 주요 키워드를 개인적으로 정렬해보자면, 도시(화), 여성 그리고 교육이었다. 특히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SNS에선 Thanks ladie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성과 여성의 투표 성향은 극단적인 차이를 드러냈다. 극우파 FPÖ의 Norbert Hofer를 제치고 녹색당 출신의 Alexander Van der Bellen가 당선이 되게 만든 가장 큰 집단이 바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남성은 6:4의 비율로 그리고 여성은 4:6의 비율로 Hofer와 Van der Bellen에게 투표했다.
또한 빈에서는 2차 투표 결과는 약 6%가 Van der Bellen에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투표에서도 빈은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승리한 Hofer가 평균보다 낮은 득표를 한 구역(전체 약 35%, 빈에서는 약 28%의 득표율)이고, 동시에 Van der Bellen이 자신의 전체 득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곳(전체 약 21%, 빈에서는 약 33%의 득표율)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로 반대되게 투표 결과가 나온 것은 2차 투표에서도 반복되었다. 2번째로 투표인(약78만)이 많았던 빈에서는 다른 지역이 어느정도 평균에 근접한 투표 결과를 보였던 것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다른 정치성향을 드러냈다. 특히, 빈의 Neubau지역에서는 80%의 비율로 Van der Bellen에게 투표를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지역은 오랫동안 녹색당 그리고 좌파적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투표 결과를 기록해놓은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1차, 2차에서 Van der Bellen에 더 많은 투표를 한 지역은 대도시 혹은 대도시 구역을 벗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라는 작지만 잘사는 나라에서 도시가 가지는 의미를 앞으로 여러가지로 극단적이고 흥미로 방식으로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http://www.tourismusdesign.com/2014/12/zehn-tipps-wie-man-die-nahversorgung-sichern-kann/bevoelkerungsveraenderung_2001_bis_2011nach_gemeinden_025458-2/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의 인구변화를 보여주는 지도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10% 내외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온 것을 알 수 있다.
http://newsroom.sparkasse.at/bruttogehaelter-in-oesterreich/
연 소득 역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좀 더 높은 소득 평균이 직접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어권 여러 기사에선 대부분 '도시의 교육받은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지 않았다. 우선 교육 수준이 높을 수록 Van der Bellen에게 투표한 비율(수능 및 대학 졸업을 한 사람 중 76%)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고,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원하는 여성들이 도시로 이주한다는 최근 오스트리아의 인구 이동 트렌드도 선거 결과와 얽혀서 기사로 나왔다. 실제로 빈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기준 약 179만명의 인구중 여성이 93만명 남성이 86만명이다. 독일에 비해 비교적 외부의 인구 유출입이 적은 나라라서 외부 요인으로 인한 변화가 아닌 내부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도시사회학적 변화를 관찰하기에 흥미로운 나라인 것 같다. 기존의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도시화와 유사하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느낌의 도시화가 유럽에서 분명히 진행 중이고, 유사하게 아시아의 주요 대도시가 겪는 상황이기도 하다.
도시 관련한 분석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양 후보에 대한 극단적인 차이가 나는 투표 이유 항목이다. "이 후보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잘 이해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Hofer에 투표한 사람들은 68%가량 그렇다고 표현. Van der Bellen에 투표한 사람은 36%에 불과했다. 이해 받고 싶은 사람들과 굳이 이해 받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 인구 수를 떠나서 절대적인 수치로 고작 3만표 차 밖에 나지 않은 투표 결과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앞으로 양분화된 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갈지. 그리고 남성과 여성, 도시 지역과 비 도시 지역, 고등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과 기초 교육만 이수한 사람들의 극단적인 차이와 양극화를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충분히 지켜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과거 배낭 여행때 멋모르고 돌아다녔던 어설픈 기억을 뒤로한채 독일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찾았던 빈은 놀라운 도시였다. 한 지하철 통로에는 빈의 각종 수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코너가 있다. 대부분 진지하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는데, 그 중 재미 있는 내용이 있어 사진을 찍은 것이 바로 '오늘 빈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의 수'였다. 사진을 찍을 당시 약 36만명이었는데, 그 때는 얼마나 많은 수인지 가늠이 안되었는데,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덕에 개략적인 정보를 습득하며 저 수치가 어느정도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빈 시민의 대략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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