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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트윗 001

by 도시 관찰자 2023. 8. 2.

최근 베를린의 여름 날씨는 내가 베를린에서 살면서 경험했던 거의 최악의 날씨다. 기온은 20도 전후로 온화하지만, 겨울이나 다름없는 해는 안 뜨고 꿉꿉하고 틈만 나면 비가 오는 날씨가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평균적인 베를린의 여름 날씨와 비교했을 때 최악이라는... 1세계 거주민의 배부른 망언이다.) 어제 퇴근길에 문득 해와 함께 무지개가 뜨더라. 무지개를 뒤로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이미 어느 정도 다짐하고 있던 것이었지만 트위터를 아니 X를 떠날 결심을 했다.

대단한 이유로 떠나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 트위터 그리고 X에 벌어진 일의 영향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2010년 8월에 트위터를 가입한 이래로 꾸준히 해왔으니 이미 떠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친구 그리고 심지어 애인도 내 계정을 굳이 알려주진 않았던 나의 또 다른 세계였기에, 애정도 많았고, 미련이나 아쉬움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제는 떠날 수 없을 만큼 간절한 곳은 아니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로 게임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지며 자연스럽게 트위터와는 멀어졌다. (아마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블로그에서 자주 할 것 같다.) 이미 오래전에 마음은 떠났지만, 이보다 더 편하게 좋은 정보와 의견을 볼 수 있는 SNS 혹은 플랫폼이 없었을 뿐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소셜 네트워크보다는 정보 습득 등의 실용적인 목적으로 트위터를 써왔다. 그래서 떠난다고는 하지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공간으로 계속 사용할 것이고, 다만 더 이상 교류의 공간으로 트위터를 사용하지는 않을 뿐이다.

아무튼 그렇게 떠날 생각을 하며 다시 찾은 곳이 더 오래전에 머물렀던 세계인 블로그라는 것이 좀 어이없긴 하지만, 이곳으로 돌아왔다. (블로그라는 공간에 처음 글을 썼던 것은 2005년... 11월 6일이다.) 오래된 카테고리는 비공개로 돌리고, 언제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여행을 가게 된다면 비슷하게 기록을 이어나가려고 여행 카테고리만 공개해 두었다.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계속 사용할지 아니면 새로운 블로그를 만들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곳에 자주 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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