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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관찰자 2023. 8. 25.

해 짱짱한 날에는 항상 지나가려고 하는 벽에 걸린 해시계

이전 글에 썼던 엉망진창이었던 날씨의 시기가 지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여름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가 지속되니 휴가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직전까지 매년 어딘가로 여행을 갔다. 오랫동안 구글 지도 위성 이미지나 이런저런 정보를 바탕으로 가보고 싶은 도시를 꾸준히 저장해 왔고, 그런 도시를 묶어서 어떤 지역을 여행하거나 아니면 가고 싶은 도시에 일주일 내외를 묶는 식이었다.

전염병의 시대에 나는 약 10여 년간 애정하던 전공과 해당 분야의 직종에서 벗어 나와 전혀 다른 업계로 이직을 했다. 코로나 그리고 이직은 오랫동안 스스로 가지고 있었던 의문. 나는 휴가를 가는 것인가 아니면 도시 답사를 가는 것인가에 비교적 깔끔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는 휴가나 여행이 아니라 답사를 가는 것을 좋아했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유야무야 마무리되고, 여행의 자유가 다시 주어지고, 돈과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지만 나는 휴가를 가지 않고 있다. 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대신 거의 매주 휴가를 가고 있다. 거의 보통 집에서 놀고먹고 밀린 집안일을 좀 더 하는 식으로 보내고 있다. 이전에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주 3일 혹은 주 4일로 일하던 편안함 때문에 주 5일 직장으로 이직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휴가를 쓰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무튼 하고 싶은 아무말은 휴가를 쓸 때 언제 써야 하는 것인가였는데, 나는 꽤 오랫동안 주 4일 노동을 할 때 수요일에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프리랜서 시절 그렇게 주로 살아왔다. 근데 주 5일 직장에서 휴가로 주 4일 노동을 만들 때는 조금 결이 다른 것 같다. 금요일 혹은 월요일에 휴가를 쓰는 것이 심리적으로 제일 좋고, 긴 시간 금요일에 휴가를 쓰는 것을 선호해 왔는데, 최근에 월요일에 휴가를 쓰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일요일에 잠들어 월요일에 일어났는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행복감 +1, 화요일에 출근해서 3일만 일하면 금요일이고 그렇게 퇴근하면 주말이라는 행복감 +1. 이 두가지 요소가 금요일의 그것에 비해 심리적으로 더 행복감을 많이 준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 주 월요일은 휴가다. 다다음주 월요일도 휴가다. 별일 없으면 계속 내 월요일은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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