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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5 오스트리아

빈 혹은 비엔나의 링 슈트라쎄 150주년/ 150 Jahre Ringstraße, Wien

Burgring (Ringstraße)

"링슈트라세 아파트가 대체로 개발 회사의 손에 지어졌지만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개인 투자 분야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역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곳에 신화가 대신 들어선 것이다." 비엔나의 오스트리아 의회 건축에 대한 설명 중.

이 두 문장은 Carl E. Schorske의 세기말 비엔나에 쓰여있는 문구들이다. 지난 해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2015/10/09 - [도시와 건축/풍경] - 2015 오스트리아 여행/ Österreich)을 다녀왔는데,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있다. 당시 링슈트라쎼Ringstraße 150주년 행사가 도시를 가득채우고 있었기 때문인데, 애초에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도시에, 150주년을 기념하는 수많은 행사와 전시들은 놀라웠고, 절망스러웠다. 150주년에 맞춘 다양한 전시를 직접 보고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기도 했고, 동시에 우울하기도 했다.

개인에 대한 질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그와 반면, 한 사회와 시스템이 정성스럽게 쌓아놓은 역사와 정성스럽게 지켜진 역사의 증거를 보고 있을 땐, 엄청난 질투심이 앞서곤 한다. 하지만 무려 150년전 그리고 그 이전의 도시 개발의 역사, 문화, 경제 등 거진 모든 영역을 총망라하면서도, 동시에 각 주제별로 링 슈트라쎄를 표현하는 다양한 전시를 보고 있노라면, 질투가 무의미한 것이라는 사실만 다시 알게되었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모국어로 평생은 누릴 수 수준의 전시를 보며, 절망스러웠을 뿐이었다. 당시 빈에서 했었던 링 슈트라쎄 150주년 전시 몇개를 꼽아 보자면, 클림트와 링 슈트라쎄 전시에서는 클림트 등의 당대 예술가를 중심으로 링 슈트라쎄 건물의 천장화, 조각 등 혹은 링 슈트라쎄의 풍경화등을 볼 수 있었고, 빈 뮤지엄의 Der Ring 전시에서는 링 슈트라쎄 관련된 엄청난 기록물을 볼 수 있었다.


Der Ring 전시

한국에서 도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도시를 공부할 자료가 너무나 부족하다. 그런 맥락에서 좋아하는 표현중 하나는 '서울은 진료기록부가 없는 환자'같다는 것. 세상에 완벽한 도시는 없고, 어딘가 크고 작게 아픈 부분이 있다. 그것을 고쳐가고, 때로는 악화되면서 지내는 곳이 도시인데, 서울은 그 기록이 없다. 나를 절망에 빠뜨렸던 Der Ring 전시에선 전문가가 연구할 만한 지도와 자료를 놓고 일반인들도 자연스레 도시 개발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빈 링슈트라쎄도 사실 그 공간만 놓고 봤을 땐, 유사하게 유명한 다른 도시 공간과 비교했을 때, 대단한 매력을 가진 장소는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 역사적 사실이 더해졌을 때, 링 슈트라쎄의 매력은 배가 된다. 세기말 비엔나 같은 책이 그런 역할을 한다.

결국 빈 혹은 비엔나라는 도시의 이름이 주는 느낌마저도 이런 역사적 토대를 바탕으로 생겨난 문화적 자긍심의 결과물이다. 마찬가지로, 파리, 런던, 뉴욕, 베를린 등의 도시 아카이빙을 보고 있노라면, 그 도시가 현재 세상에 발현하고 있는 이미지와 해당 도시민으로서 가지는 자긍심은 차곡차곡 쌓인 도시 역사 덕택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그나마 독일어를 하게 됨으로써 이런 것들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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