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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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학의 문제, Urban Engineering
* 예전 블로그에 썼었던 글인데, 그대로 다시 올린다 Humankind's greatest creation has always been its cities. - The City, Joel Kotkin, p.xx 나는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이 도시공학이라는 용어가 마음에 든 적이 없었고, 본격적으로 설계를 시작하는 대학교 2학년 이후로는 그 도시공학이라는 단어를 입에서 꺼내봤던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용어를 쓰는 것 자체도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도시'를 공부했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게 나의 학문적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의무로 들어야만 했던 몇몇 수업들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도시설계 스튜디오라는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수업들을 선택해서 들었기..
2015.02.07 -
도시건축의 미천한 경제성
도시 설계에 있어서는 공공 공간 설계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공공 공간 설계가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개인의 사유지를 제멋대로 설계할 수 없는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몰락하다 시피한 독일 사회에서 천주교, 기독교가 같은 성당을 공유하는 것은 일반화되어있다. 그리고 같은 공간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신자 수나, 예배 등의 수와 빈도는 낮은 편이다. 또한 쾰른 성당처럼 도시에서 가장 큰 성당(주로 도심 광장에 인접한 성당)같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아닌 독일 도시의 일반적인 성당 앞이라면 인적 드문 조용한 공원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유독 베를린의 여러 성당 앞은 텅빈 성당과도 대조적으로 항상 사람들이 ..
2014.07.24 -
건축가의 윤리 그리고 나치 전당 대회장/ Reichsparteitagsgelände
1.적어도 나에게 Nürnberg뉘른베르크라는 도시를 생각했을 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실현되지 못한 또 다른 나치의 도시인 Dutzendteich듀젠트 호수지역이다. 뉘른베르크의 구도심을 보면 역사적 지식이 없이는 감히 나치를 떠올릴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너무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는 Dokumentationszentrum도큐젠트룸의 본래 이름인 Reichsparteitagsgelände나치 전당 대회장 건물을 한번만 경험하면 그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이 Dutzendteich에 있는 단일 건축물이 주는 경험은 색다르다.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해본 기자의 피라미드가 단순 건축물의 크기 그 자체로 나를 압도했다면, 이 나치 전당 대회장은 내부 중정의 거..
2014.07.07 -
도시와 규제
현대 도시의 규제는 역사와 그 역사속 시민들의 희생의 산물이다. 그렇기에 규제가 없는 현대 도시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다. 인터넷에 Kowloon walled city라는 기괴한 홍콩의 한 주택단지 사진과 글이 떠돈 적이 있다. 이 도시는 오랜 세월 전에 무허가로 지어진 주택단지로 밀도가 극도로 높고, 단지 내부에서 햇살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위생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치안 또한 안좋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이 주택 단지가 철거되기 전에 꽤나 자세하게 자료 조사가 되었고 수많은 사진들과 예술 작품으로 기록되어있다는 것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오래되고 역사적인 주택 단지가 철거되는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규제 없는 도시의 최종 모습은 아마 Kowloon walle..
201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