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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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018: 여행과 여행기
여행기주말 내 2019년 시칠리아 여행기 10개를 넘게 썼다. 여행기를 이렇게 미뤄놓을지도, 여행기를 6년이 지난 이제 와서 쓸지도 아무것도 몰랐다. 물론 여행기를 마무리하지 않을 거란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모른 척할 뿐. 나는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하지 마무리하는 것은 그다지인 사람인 편이었으니까.일주일 이상 정말 미친 듯이 돌아다닌 여행을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찍은 사진만 수만 장이다. 그리고 보통 사진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여행 전에 리서치한 내용도 많은 편이고, 여행하면서 읽고 정리한 내용도 많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오면 당연히 더 많은 궁금증과 더 많은 키워드와 주제들이 생긴다. 예를 들어 내 iOS 노트에 저장되어 있는 여행 중에 적은 글 주제는 다음과 ..
2025.03.03 -
트윗 017: 나이 듦
블로그 새로 만든답시고 아예 두 달 정도 블로그에서 손을 놓았다. 정신을 좀 차릴 겸... 오랜만에 옛 네이버 블로그를 살짝 훑어봤다. 이제는 정말 너무나도 까마득한 옛날의 기록이다. 손가락이 오그라들건 말건 옛 나의 기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래도 가끔은 해볼 만한 것 같다. 나의 옛 기록을 보기만 해도 내 사고방식이 그리고 글을 쓰는 방식과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보이는데, 거기서 사회의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리고 나의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실감할 수 있고, 좀 신기하다.아무튼 나이 듦을 실감하면서 요즘 많이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정석의 길에서 벗어난 채로 30대를 살고 있고, 머지않아 40대를 맞이할 텐데 항상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사람 중 하나였고, 지금..
2025.03.01 -
트윗 016: MBTI
MBTI에 약간 손을 대고 있다. 이런 거 잘 믿는 타입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성격 검사라는 것이 자기 스스로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또 한 번 빠지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기도 하다.오래전, 한국에서 MBTI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 친구들과 함께 했었던 내가 최초로 기억하고 있는 MBTI 유형은 "엄격한 관리자"였다. 실제로 나는 상대를 컨트롤하길 좋아하는 컨트롤 프릭에 가까웠고, 심지어 꽤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내 별명도 자연스럽게 엄격한 관리자가 되었다. 찾아보니 이 유형은 ESTJ였다.너 T야? 난 완벽한 T였다. 아마 80% 이상은 나왔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공감을 바라는 사람에게 불편한 직설을 자주 하는 사람이었다. 이 두 가지가 내가 기억하는 내 최초의 MBTI..
2025.01.18 -
트윗 015: 제빵
새해 목표를 세우거나 소원을 빌지 않고 산지 꽤 오래됐다. 물론 당연히 연말과 새해에 이런저런 다짐을 많이 한다. 사회 분위기 상 연말에 그 한 해를 돌아보는 기회가 많고, 연말 연휴 개인 시간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변화나 도전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생각을 할 때 최대한 빠르게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좋아한다. 내년으로 미루지 않고 바로 지금 당장.올 연말에 베이킹을 좀 열심히 했다. 새 집에 이사 오면서 오븐이 생겼는데, 작동이 잘 되는지 한두 번 확인한 이후로 4개월 정도 거의 방치하다가 이제야 빵을 구웠다. 사실 11월 즈음부터 시작하고 싶었던 베이킹이었다. 한 없이 미뤄왔던 이유는 좋은 도구를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루다가 어느 날 아침 베이킹이 너무 하고..
2025.01.09 -
트윗 014: 디깅
디깅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연구를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에 몰두해 미친 듯이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하는 일반적인(?) 행위를 주로 문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할 때 사용하는 용어였다.옷을 잘 입는 친구의 가족사진을 봤더니 그냥 가족들의 패션 센스가 남달랐고, 음악적 취향이 좋은 친구의 집에 가득한 LP와 음악기기 같이, 1,20대가 개인 노력으로 쉽게 만들어낼 수 없는 세습되는 문화유산이 있다. 경제적으로 중산층이었지만, 경제적인 면을 제외하고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이 없다는 것은, 드러내진 않았지만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내가 애써 모른 척 가지고 있던 열등감이었다.내 삶은 행운과 노력으로 원하는 것은 대부분 스스로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긍정주의자였지만,..
2024.12.12 -
트윗 013: 몰랐지
컴퓨터를 샀다. 아마도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이루지 못한 소원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가장 비싼 컴퓨터 견적을 짰고(3600유로. 돈도 써본 놈이 잘 쓴다고, 더 높이질 못했음.), 그리고 객관적으로 나의 게임 취향을 생각하면 사실 기능상 과도하게 오버스펙이었던 그래픽 카드를 다운그레이드하고 나니 2800유로 정도의 컴퓨터가 완성이 되었다.성인이 된 이후로 노트북은 내 삶의 일부였다. 여행을 다닐 때도, 작업실에서도, 집에서도,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다들 들어보고 놀랄 정도로 무거운 노트북을 항상 챙겨 다녔다. 지금도 내가 사용했던 두대의 노트북은 내 책상 바로 옆에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애정과 추억이 가득하다.영주권을 받았다. 컴퓨터는 거의 확실시되던 영주권 기념 선물이었..
2024.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