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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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락포트 그리고 고래 관찰/ Rockport and Cape Ann Whale Watch
아마 고래를 보러 간다는 계획이 없었다면 가족 모임이자 가족 여행은 내 인생 최악의 여행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Whale Watch 참여 하나로 내 인생 최고의 여행 중 하나로 기억된 여행이 되었다.보스턴 외곽의 숙소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락포트 Rockport라는 작은 항구 도시를 먼저 구경 갔다. 항구라기 보단 작은 어촌 마을 그리고 랍스터 요리보단 랍스터 샌드위치로 유명한 곳. 나는 해산물을 거의 안 먹기 때문에 샌드위치 아주 살짝 맛만 보았는데, 관광지라서 사 먹는 그런 수준의 맛이었다. 막 별로 정도는 아닌, 그냥 무난한.잠깐 락포트를 둘러보고, 인근의 글루체스터 Gloucester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곳의 Cape Ann Whale Watch를 통해 고래를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예..
2025.06.01 -
1일차: 베를린에서 보스턴으로
베를린에 산지 10년이 넘었고, 드디어 베를린 신공항이 완성된 지도 몇 년이 됐는데, 이번 여행에 처음으로 베를린 신공항을 이용해 보았다. 공항 비평은 간단하게 트위터에서 해서 블로그에서는 넘어가고, 여러모로 나의 삶의 태도가 바뀌었음을 느끼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여행 시작부터 들고 있다.목적지에 도착도 하기 전에 여러 호의들을 경험했고, 예전에는 저지르지 않았을 자잘한 실수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 비행기를 타면 자고 먹고 영화 보고가 끝이었다. 이번에는 아이슬란드 비행기를 탄 김에 아이슬란드의 아티스트 Laufey의 앨범은 쭈욱 들었다. 물론 뭐 비행이 편안해서 들은 게 아니라, 그거라도 들어야 했다.보스턴에 도착해 가족을 기다리며 1차 기분이 상했고, 이야기를 하며 2차 기분이 상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2025.05.11 -
아그리젠토의 해질녘 도시 골목 둘러보기/ Agrigento, Sicily
아그리겐토 도착!정확히 치안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런 주거 지역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옛 아파트 단지와 옛 주택 단지가 섞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구도심에 인접한 주택단지를 한참 돌아다니다 슬슬 구도심으로 향했다.인상적인 풍경.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은 아니었던 것 같다.아무래도에서 확실히로 표현 변경.버려진 하지만 누군가 여전히 사용하는 정돈되지 않은 골목을 지나쳐서 잘 정돈된 거리로 들어섰다. 사진 중간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늦기도 했고, 뷰가 좋아서 저기서 먹었다.여기 어디서 많이 본 광장 같은데, 다른 도시에서 비슷한 광장을 봤었던 것 같은데... 아니면 공부하던 시절 사진자료로 봤던 광장이 비슷한 광장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렇다. 도시 광..
2025.04.25 -
재미가 없는 이상도시 아볼라/ Avola, Sicily
재미가 없어서 적을 내용이 좀 적음.막상 돌아다닐 때는 햇살이랑 지루함 때문에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사진을 쭉 둘러보니까 가 생각이 난다. 아 근데 트루먼이 생각안나고 자꾸 "트럼프 쇼"라고 생각이 나서 기분이 정말 안좋았다. 천공도 그렇고 세상 온갖 더러운 것들이 먼저 생각난다는 것이 불쾌하다.아무튼 이 도시를 보면 같았다. 도시가(정확히는 마을 규모...) 하나의 세트장으로 꾸며졌던 영화. 사실은 그 세트장 도시는 뉴 어바니즘의 원칙에 의거하여 만들어진 플로리다의 한 마을인 Seaside이다. 세트장처럼 보이는 실제 마을을 세트장으로 쓴 영화.시간이 사람 활동이 적은 낮 시간이라 더더욱 아볼라는 세트장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흠... 지형까지 없어서인지, 유독 거리가 단조롭게 느껴진다.그래도 삶의 흔..
2025.04.19 -
한가한 주말 아침 시아카 산책/ Sciacca, Sicily
그냥 첫 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하는(푹 빠지거나, 마음에 안들거나) 도시가 있고, 좀 돌아다니고 나서야 그런 판단이 서는 도시가 있다. 재미난 로컬 축제를 즐겼음에도, 시아카는 후자였다.어쩌면 강렬하지 않은 그런 그냥 평범한 도시 풍경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그냥 한국의 지방 소도시 같은 풍경.사실 여기도 지방 소도시다.구도심이 보이기 시작한다.시선 축의 끝의/거리 끝의 시각적인 포인트 때문에 뭔가 마음에 들었던 거리 풍경. 냥약간 축구 골목 같은 곳이 있었다. 유명한 축구선수가 살던 곳이었을까. 온갖 팀스포츠에 중독되다시피 살던 10대를 살았지만, 축구에 정신나간 독일 거주 10여년차 나는 이제 팀스포츠에 거의 아무런 관심이 없다.휴양지 분위기 물씬. 피아트. 내 사랑.단편 영화 한편 찍을 수 있을 것 같..
2025.04.18 -
2019 소중하고 슬픈 추억이 담긴 이대 입구와 아현동
공사 중이던 고층 빌딩의 모습이 왠지 산지미냐노 같았다.이대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는 않았지만 (애인이든, 친구든, 뭐든) 그래도 뭐 이런저런 좋은 추억이 있는 지역이고, 항상 갈 때마다 재미있는 동네라는 생각을 하던 곳이다.대학가라는 지역이 생각보다 의외로 개발의 물결을 피한 오래된 건물과 프로그램들이 가득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감(?)이 가는 작은 공간이 있다.이것도 볼 떄마다 항상 웃겼음.그리고 이대입구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회 초년 생활 시절 답답한 회사 생활에 친구들과 함께 꾸렸었던 작업실 공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좋은 인상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내가며 생산적인 아웃풋은 하나도 못내놨지만, 집이나 직장이 아닌 제 3의 장소 그리고 내 마음이 편안할 ..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