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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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도시의 사랑법
워낙 유명했다 보니 사실 이미 영화를 봤어야했던 작품이지만, 독일 넷플릭스는 판권이 없는지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소설을 읽고 나니, 그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속의 이미지를 대중화시킨 영화 배역 이미지 대신, 비교적 재미있게 "원작 소설"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내 상상 속 이미지를 통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 읽는 초반에 김고은 씨의 이미지가 계속 떠올랐는데, (남주는 누군지 몰라서 사실 박상영 작가님 이미지를 떠올림.) 글을 읽다보니 그 두 사람의 이미지는 희석되고, 또 다른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만들어졌다.소설은 너무나도 슬프게 좋았다. 책 내용도 슬프면서 재미있었고, 이 먼땅에서 우연히 구한 한국어 소설을 이렇게 빨리 읽어버렸다는 것도 슬프면서 행복했다. 좋은 리..
2025.04.11 -
[애플티비] 단절된 노예들의 자아찾기 투쟁기, 세브란스: 단절/ Severance
썸네일을 교체하라!리뷰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이 매력적인 드라마 시리즈의 흠을 찾으라면 남주와 남주 얼굴이 박혀있는 시리즈 썸네일을 꼽고 싶다. 소재: 흥미로움. 전개: 나쁘지 않음. 배우들: 매력 있음. 기승전결: 생각보다 깔끔했음. 이 드라마의 유일한 문제는 포장지에 있다.2022년에 나온 이 시리즈는 2025년 현재 독일 애플티비 트렌드 랭킹 2,3위에 꾸준히 올라와 있다. 그리고 이 시리즈 추천과 좋은 평을 엄청 들었음에도 이 끔찍한 썸네일 때문에 정주행을 시작하기 꺼려졌었다. 꾸역꾸역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시청한 이 시리즈는 재미있었다. 편당 약 50분, 에피소드 10개, 시즌 2개 어떻게 보면 좀 부담스러운 양일수도 있지만, 다음 화가 항상 기대되는 시리즈였고, 빠르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2025.04.09 -
[애플티비] 고 밖에 모르는 제이크 질렌할의 무죄추정 여행기/ Presumed Innocent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어릴 적 가장 처음 봤던 게이 영화가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의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대중적으로 "이반"이 전혀 가시화되지 않던 시절, 유명한 영화라서 모두가 봤던 그리고 다들 스스로의 눈으로 본 것을 인식하길 거부했던 그 영화. 아무튼 그 이후 제이크 질렌할은 꽤 매력적인 배우로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내 기억상 큰 논란은 없이 아직 잘 생존(?)하고 있는 "남"배우이고, 누나인 매기 질렌할 역시 유명한 배우. 애플 티비에 걸린 그의 얼굴을 보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무죄 추정은 내가 좋아하는 (법정+범죄) 스릴러 장르였다.간단히 평을 하면 웰 메이드 시리즈였다. 큰 군더더기 없고, 연출 깔끔하고, 긴장감 충분하고, 반전도 있고. 이제는 그냥 장점으로 받아..
2025.03.31 -
[애플티비] 더 캐니언, 더 고지, 그 협곡에서 벌어진 삼류 사건/ The Gorge
위플래쉬에서 손에 피가 날 정도로 드럼을 갈고닦던 그는 이제 세계 최고의 명사수가 되었다. 남주만 리뷰(?)하면 안 되니까, 카운터 파트너인 Anya Taylor-Joy도 리뷰. 그 역시 두말하면 아까운 스나이퍼. 그런데 영화는 시나리오 전개를 위해 그를 계속 짐짝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을 반복했고, 영화는 마음에 안 들 수밖에 없었다.근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다보니, 이렇게 외적인 이유로 동유럽(주로 냉전 시대를 다루는 영화나 스파이 영화 등에서 구소련 지역의 여성 스파이 역할을 맡는...) 여성 배역을 맡게 되는 배우들을 납작하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찾아본 그의 위키를 통해 본 한 기사의 문구."‘When I was younger I didn’t really feel l..
2025.03.30 -
[음악] 음알못의 취향 찾기 2편: Michelle Branch
결국 자신의 취향을 찾으려면, 나의 과거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른 가수는 나의 10대 시절 시디 플레이어와 함께 비오는 어두운 대도시의 감성에 취한 롤플레이를 하게 만든 가수 Michelle Branch가 떠올랐다. (그의 활동시기가 정확히 mp3가 유행하던 초창기 시절이었는데 나는 지금도 그리고 그 때도 홍대병 초기형 인간이었기에 cdp로 들었음.)이렇게 돌이켜보니 예술 작품보다 예술가를 좋아하거나 (앨범정도 사는 소극적인 수준의) 팬을 자처했던 시절이 있었다. 딱 10대 그리고 20대 초반까지 그랬었던 것 같은데, (영화 쪽에서 맥 라이언 배우와 노라 애프런 감독의 팬이었다. 미드 스몰빌이랑 그 주연들의 팬이라 카페 가입해서 활동하고 그랬었음),대학생이 된 이후로 대단..
2025.03.22 -
[영화] 날 이런 식으로 울린건 너가 처음이야,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았다. 사실 울지는 않았는데, 내가 좀 더 공감이나 감정이입 잘하는 타입의 사람이었으면 눈물 펑펑 터졌을 순간들이 많았다. 이민자를 다룬 그리고 그 이민자를 그리워하던 이를 다룬 굉장히 특수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에서는 별 인기가 없었다는 이유가 단번에 납득이 되었다.1. 이민자에 관한 이야기: 단짝을 이민으로 인해 상실해 본 적이 있는가?내 초등학교 시절 단짝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가끔씩 한국에 돌아올 땐 우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중학교 때는 역이민을 와서 또 긴 기간 함께 추억을 쌓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남겨진 나와 돌아간 친구. 이민은 언제나 남겨진 사람과 떠나간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남겨진 이와 떠나간 이는 생각보다 서로를 ..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