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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이야기

아이엠 페이(이오 밍 페이)를 추모하며/ I.M.Pei(Ieoh Ming Pei) (1917~2019) 아이엠 페이(I.M. Pei) 혹은 이오 밍 페이(Ieoh Ming Pei, 貝聿銘)를 알게 된 것은 학부시절 다녀왔던 중국 답사 때였다. 도시를 공부하고 있었지만, 건축도 좋아했고, 몇몇 서양의 현대 건축가를 열심히 파고 있었던 당시 I.M. Pei의 쑤저우 박물관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충격에 가까운 건축이었다. 간결하고 반복된 형태의 박물관은 지루함이 없었고, 동시에 지역의 전통 건축(+새로 지어진 I.M. Pei의 쑤저우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옛 쑤저우 박물관)과 시각적으로/스타일상 충분히 유사해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적이었고, 그를 통해 자신이 다른 용도의 건물(박물관) 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당시 이 건축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 교수님은 I.M. Pei가 수십 년의 노력 끝에 결국 자..
[번역] 도시의 자산은 투자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집이 되어야한다.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이 주최한 Push - Für das Grundrecht auf Wohnen 베를린 시사회를 다녀오고, 관련 리뷰를 쓰기 전에 예전에 번역해두었던 바르셀로나 시장 아다 콜라우와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이 가디언지 기고문을 먼저 올린다. * 기사 속 이미지는 직접 찍은 런던 사진으로 대체하였고, 괄호 친 내용은 부연 설명이다. 도시의 자산은 투자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집이 되어야한다. 런던과 바르셀로나의 시장으로서 우리는 위기상황이 오고 있음을 보고 있다. 주택이 작동하는 방식은 바뀌어야만 한다. 사디크 칸과 아다 콜라우 수년 여간 세계의 도시들은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공격적인 부동산 시장 투기를 직면하고 있다. - 우리 도시에 있는 주택을 우리(도시)가 대표하는 사람들(시민/거주민)을..
40주년을 맞이한 오스트리아 빈의 공동주택 알트 에얼라아/ Alt Erlaa, Wien, Österreich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사회주택 알트 에얼라아Alt Erlaa가 2016년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된 주택이라, 사실상 마을처럼 사람들이 서로를 다 안다고 하는데, 2년전 여름 여행을 잠시 단지 내를 돌아다닐 때 어쩐지 서로 막 인사하던 모습을 많이 봤던 기억이 났다. Alt Erlaa 1세대 세입자들이 차례로 2세대, 3세대에게 집을 물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Alt Erlaa는 흔히 옥상에 수영장 있는 고급(?) 사회 주택으로 널리 알려진 공동주택 단지다. 사실 이 주택단지를 설게한 건축가 Harry Glück의 설계 모토가 "부자처럼 살다Wohnen wie die Reichen"였으니, 그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주택단지는..
죽음으로 내몰릴 정도로 사유화 되는 도시/ The city that privatised itself to death 오래 전에 읽었던 런던의 도시의 미래에 대한 짧은 Guardian지의 풍자 글에 대한 짧은 리뷰다. Guardian지의 Cities 항목에서는 항상 세계 전역의 수많은 도시에 관한 좋은 글을 볼 수 있는데, 전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화)의 시대에 도시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주기적으로 해당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사진은 런던이 아니라 그나마 좀 런던스러운(?) 도시 프랑크푸르트의 풍경이다."죽음으로 내몰릴 정도로 사유화 되는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는 도시의 많은 영역(특히, 주택과 공공 공간)이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갈 정도로 사유화되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사유화가 지금처럼,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듯이, 계속 진행된 100년 ..
항공,위성사진의 고고학적 활용/ Luftbildarchäologie 예전에 봤던 다큐멘터리에는 항공 혹은 위성사진을 이용한 몇몇 직업이 있었는데, 내가 상상해보지 못했던 직업들이 꽤나 놀라웠다. 안타깝게도 다큐멘터리 제목을 기억하지 못해, 우선 기록을 적어둔 내용을 토대로 간략하게 소개한다.첫번째는 항공사진 고고학자Luftbildarchäologie다. 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논밭 위를 다니면서 기원전 촌락 등의 흔적을 찾는다. 놀랍게도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고고학의 흔적은 하늘에서 보인다. 식물의 성장은 토양의 영향을 받고, 토양 아래 유적이 있는 경우 덜 자라게 된다. 그로 인해 높낮이, 명암 등의 차이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물이 자랐을 때, 지상에서는 모르지만 항공기를 타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자연적이지 않은 인공적인 형태가 보이게 된다. 그저 신기하다..
대도시의 삶과 에곤 쉴레/ Großstadtluft und Egon Schiele 최근 베를린 우반U-Bahn 역에서 에곤 쉴레Egon Schiele 영화 광고 포스터가 붙은 것을 봤다. 영화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또 다시 우반에서 트레일러를 보았고, 이 글을 써놨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장면이 있어서, 그동안 저장해놓은 수많은 임시저장 글 중 하나를 드디어 풀어헤친다. 빈Wien의 레오폴드 박물관은 빈의 대표적인 예술가 중 한명인 에곤 쉴레의 작품이 거의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에곤 쉴레의 박물관이다. 오래전 유럽 여행시 방문했을 때는 몇몇 작품이 미국 쪽에 임대 중이었는데, 지난번 다시 방문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레오폴드 박물관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사실 쉴레의 작품도 클림트의 작품도 아니었다. 오히려 19세기 초 빈이..
소공동 근대 건축물 보존 논란을 두고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속한 역사·건축 전문가들과 시민참여단 60명이 건축 연도와 용도·양식 등을 검토한 결정"익명의 건축가 한명이 말한 "옛날에 지었다고 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중 부양’해서라도 소공동 옛 건축물 보존?이라는 제목으로 누가 봐도 보존을 하는 것은 멍청한 결정이라는 결론을 내려놓은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가 도시건축계를 잠시 들썩였다. 언제나 그렇듯. 잠시 그들끼리 화를 내는 작은 사항으로 또 끝나지 않길 바란다.먼저 한국사회에 근대 건축에 대한 공론화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근대 건축을 떠나서 애초에 전통 건축에 대한 개념도 그리고 건축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아무튼 그런..
구글 지도 건물 내부 평면 서비스/ Indoor maps by Google maps 베를린에서 구글지도를 이용할 때, 몇몇 건물에 (위치안내도 수준의) 내부 평면이 자세하게 표현된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주로 상업시설이라서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구글 측에서 건물 관련 정보를 받아서 구글 지도에 표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방식은 지도 이용자 입장에서 줌인을 하면, 자연스럽게 구글 지도에서 내부 평면이 드러나는 것이고, 정보 제공자 입장에서도 평면을 등록하는 것이 꽤 간단해 보인다. 1. 지도에서 건물을 찾고,2. 내부 평면도를 올리고,3. 위성지도에 맞춰 건물 평면을 맞춘다.4. 그리고 구글에 보내면, 구글 측에서 최종처리를 통해 구현해준다.더 자세한 정보는 링크를 확인 https://www.google.com/maps/about/partners/indoormaps/ 아무튼..
상업 공간과 테러/ Einkaufszentrum - weiches Ziel für Terroristen 드디어 독일에도 본격적으로 테러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것 같다. 1달전 독일의 한 작은 마을 Vierheim에서 극장에서 총격 테러가 있었다. 그 때 의문점은 한 둘이 아니었다. 왜 이런 작은 마을에서? 왜 하필 극장이 한가한 목요일에 테러를? 물론 의문은 독일의 평범한 단독주택 마을의 유일한 문화/쇼핑 공간이 위치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그나마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는 것으로 해결되었지만, 1달이 지난 지금 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테러는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졌고, 아직도 테러 동기에 대한 발표는 없는 상태다. 사건 1주일 뒤 나왔던 기사에 따르면, "경찰에 의한 자살"이 범행 동기가 아니었나 추측을 하고 있을 뿐이다.사건 당시 내 짧은 추측성 글.1. 독..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그리고 도시화 오스트리아 대통령 1차 선거 결과가 나오고 빈 신문의 관련 소식 제목은 "빈은 달랐다. Wien ist anders" 였다. 그리고 2차 선거 결과 그리고 우편투표의 결과가 모두 발표되며 나왔던 소식들의 주요 키워드를 개인적으로 정렬해보자면, 도시(화), 여성 그리고 교육이었다. 특히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SNS에선 Thanks ladie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성과 여성의 투표 성향은 극단적인 차이를 드러냈다. 극우파 FPÖ의 Norbert Hofer를 제치고 녹색당 출신의 Alexander Van der Bellen가 당선이 되게 만든 가장 큰 집단이 바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남성은 6:4의 비율로 그리고 여성은 4:6의 비율로 Hofer와 Van der Bellen에게 투표했다..
서촌을 서촌대로,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사업 추진을 바라보며 2009년 당시 서촌은 내 졸업설계 대상지였다. 2학기 동안 서울 4대문 지역과 서촌이라는 공간을 두고 졸업설계를 하며 적지 않은 애정을 가지게 된 구역으로, 서촌이 본격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며, 좀 더 빨리 움직이던 사람들은 서촌을 찾고, 좀 소문에 늦은 사람들은 북촌을 찾던 시기였다.최근 서촌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건설 관련한 소식을 접했다. 주차 문제는 이 지역의 오랜 문제였다. 그리고 차량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 이상,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서촌과 관련한 뉴스를 간략하게 나마 살펴보았고, 몇가지 내용이 눈에 띄었다. "서촌은 2012년 수성동 계곡 복원을 계기로 명승지로 떠오르면서, 가로 주변을 중심으로 급속한 상업화가 진행돼 왔다." 헤럴드 경제, 2016.05...
공간이 당신을 혐오한다. 아마도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시절인 것 같다. 그 때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이름의 누구에게나 차별없는 보편적 도시환경 혹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잠시 크게 유행했었다. 이 말은 돌려 생각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불편없이 사용하는 제품과 살아가는 공간이 누구에게는 차별화된 혹은 누구를 차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니버셜 디자인, 배리어 프리와 같은 이름 디자인은 그 차별을 없애려던 방식 중 하나였다. 내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편하고 아름답더라도 세상에는 분명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차별은 계속 존재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세상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이는 도시 환경에도 고스란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