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축(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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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을 한 베를린 신 국립미술관, 문화 포럼 그리고 코로나 시대의 도시/ Kulturforum und Wiedereröffnung der Neuen Nationalgalerie
의외로 별 우여곡절 없이 베를린 신 국립미술관이 재개장을 했다. (리노베이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일정이랑 공사비가 늘어나긴 했는데, 규모 자체가 작다 보니 다른 규모 큰 건축 프로젝트에 비해 큰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코로나 전염병까지 고려하면 말이다. 신 국립미술관이 위치한 문화 포럼은 어쩌면 내가 베를린에서 가장 의식적으로 싫어했던 장소였다. 그 안에 있는 박물관은 꽤 자주 방문했고 심지어 좋아했지만, 이 문화 포럼 공간은 좋아할 수 없었다. 방문 목적을 이루고 나면 바로 떠나고 싶은 그런 장소. 어쩌면 별로 친절하지 않은 경사가 원인이었을 수도 있고, 지금은 20세기 박물관(MUSEUM DES 20. JAHRHUNDERTS) 공사장이 펼쳐진 (당시엔 조각상 몇 개와 큰 돌들이 ..
2021.09.09 -
베를린, 별이 빛나는 정거장에/ U-Bahnhof Museumsinsel (건축가: Max Dudler)
퇴근 후 자전거를 끌고 150년만에 유럽 여행을 했다. 코로나 이후로 거의 집-회사-동네(슈퍼마켓/식료품점)로 생활반경이 좁아진채로 살았더니, 간만에 나온 베를린 구도심은 너무나 외국(?) 같은 느낌이었다. 여행의 목적은 최근 완공되어 운행을 시작한 박물관섬 지하철역(U-Bahnhof Museumsinsel)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언론에서 너무나도 조명을 해주다보니 안가볼 수는 없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자전거 거치대 하나 없는 지하철 역이었다. 계단 혹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빛의 회랑과도 같은 디자인의 통로가 나타난다. 인스타 피플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신이 없어서 나도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아마 완공 및 운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언론에서 많은 기사를 썼기에, 당분간은 사진을..
2021.07.15 -
Lloyd and Leandenhall Building, London by Richard Rogers
최근 지도의 발달 중에 가장 흥미로운은 것은 3D 지도가 아닌가 싶다. 3D의 형태로 어느정도 재질과 부피감이 느껴지고 동시에 위에서 내려다본 평면의 위성지도가 사방팔방으로 돌려가며 건물과 공간을 둘러다 볼 수 있다. Open House Worldwide 프로그램 중 런던 바이크 투어 영상을 보면서, 구글 지도로 경로를 따라다니다가, 1978년 완공된 Richard Rogers 설계의 Lloyd Building을 보았다. 런던 여행을 갔을 때 당연히 건물을 둘러보며 지나갔었는데, 그 때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보였다. 건물이 증축 공사중인가 싶게 크레인(파란색)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근데 그러기엔 크레인의 크기, 위치, 느낌이 흔히 볼 수 있는 공사용 크레인과는 조금 달랐다. 알고보니 건물 청소를 위..
2020.11.18 -
원형 경작지/ Circular Field
지도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다양한 지도를 보곤한다. 그럴 때마다 미국 농경지에는 이런 원형 패턴이 가득한 모습을 보곤 했다. 도시화 지역이 아니면 별 관심이 없다보니, 그냥 지나치던 것이었는데, 최근에 우연히 호기심이 생겨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다. 일반적으로 Circular Fields라고 불리는데, 경작을 위해 Center-pivot irrigation(회전 살수)를 사용하는 미국 농경지의 특성상 나타나는 패턴이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파워가 센 스프링쿨러를 이용하여 경작을 하고, 자연스럽게 그 회전 반경 내로 작물이 자라면서 패턴이 생겨나는 것이다.
2020.10.15 -
서울역 7017 옆 만리재 광장과 윤슬을 둘러보고(건축가: 강예린)
처음 맞이한 만리재 광장의 윤슬은 방학 때 텅 빈 노천 극장을 보는 듯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그리드의 수직적인 변화가 주는 리듬은 흥미로웠지만, 비교적 금방 그 흥미로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음악회라던가)과 이 장소를 채운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노천 극장이 그렇듯) 아주 매력적인 장소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 "천장에는 스테인리스스틸 수퍼미러 재질의 루버(louver, 길고 가는 평판을 일정 간격으로 수평 설치한 구조물)를 달았는데, 이 루버를 통해 빛이 내부 공간에 투영돼 작품의 이름인 ‘윤슬’처럼 마치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 한 독특한 효과를 낸다." - AURUM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서울시, 만리동 광장에 공공미술작품 '윤슬' 설치 완료 -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2020.06.11 -
2019 베를린의 오래된 변전소 건축/ Berliner umspannwerke
작년에 갤러리 주말(Gallery Weekend) 행사와 문화재의 날(Tag des Denkmals) 행사에서 서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 가지 변전소(Umspannwerk)를 방문할 수 있었다. 각각 따로 행사 주제에 맞춰 글을 쓰려다가 오래된 변전소 건물을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하나로 묶어서 정리해본다. 베를린엔 변전소 건물이 곳곳에 위치해있는데, 얼핏 찾아본 결과 어떤 확정된 건축 유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산업시설과 같은) 건물이 변전소인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중에 몇몇 변전소 건물은 조금 외형을 가지고 있어서, 지나가다 보게 되면 분명 특별한 용도/목적의 건물을 가진 건물이구나를 쉽게 인식하게 되는 곳도 있고, 이런 형태의 건물을 보통 변..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