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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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7017 옆 만리재 광장과 윤슬을 둘러보고(건축가: 강예린)
처음 맞이한 만리재 광장의 윤슬은 방학 때 텅 빈 노천 극장을 보는 듯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그리드의 수직적인 변화가 주는 리듬은 흥미로웠지만, 비교적 금방 그 흥미로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어떤 프로그램(음악회라던가)과 이 장소를 채운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노천 극장이 그렇듯) 아주 매력적인 장소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천장에는 스테인리스스틸 수퍼미러 재질의 루버(louver, 길고 가는 평판을 일정 간격으로 수평 설치한 구조물)를 달았는데, 이 루버를 통해 빛이 내부 공간에 투영돼 작품의 이름인 ‘윤슬’처럼 마치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 한 독특한 효과를 낸다." - AURUM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서울시, 만리동 광장에 공공미술작품 '윤슬' 설치 완료 -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
2020.06.11 -
익선동의 현재
서울에서의 하루. 아침 일찍부터 시내로 나가 충정로-서울로-남대문 시장-을지로-종각-종로 3가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저녁 약속을 앞두고 시간이 남아 계획에는 없었던 익선동을 잠시 둘러보았다. 2011년 전후로의 기억을 바탕으로 2016년 익선동의 미래 글에 썼던 것처럼 내가 알던 익선동은 없었다.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익선동의 미래익선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회사를 다니고 나서였다. 단체 생활이 주는 수많은 피로감과 (정확히 말하자면) 무의미함이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하나의 저항으로 근무시간에는 ��urbanarchive.tistory.com 우선 익선동을 잠시 둘러보며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대한민국 도시 구역 중 건물 총면적 당 카페/식당/상업시설의 면적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 아닐..
2020.05.18 -
서울로 7017 혹은 서울 스카이 가든(건축가: Winy Maas)/ Seoullo or Seoul Sky Garden
서울로 7017을 이야기할 때, 얼핏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 사람 입에서 항상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은 뉴욕의 하이라인(Highline) 그리고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다. 하지만 큰 범주에서 고가 시설물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만 같은 뿐, 고가철도(철도시설)와 고가도로(도로시설)는 모든 게 다르다.수풀이 자라난 채로 방치되어 있던 폐선로를 이용할 수 있었던 하이라인이나 프롬나드 플랑테와는 다르게, 이 고가도로는 철거했어야 했던 시설이고, 아무런 수풀이 피어나지 않는 고가도로로, 아스팔트 맨땅에 새롭게 공원으로서의 아이디어를 심어 넣어야 했다. 즉, 서울로 7017은 애초에 시작 지점이 달랐다. 개인적으로 서울로 7017의 디자인 호불호는 불호에 가깝지만, 단..
2020.05.16 -
크고 묵직하고 우아한: 아모레 퍼시픽 사옥(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Amorepacific Headquarters,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처음 아모레 퍼시픽 본사에 대한 감상은 "서울의 건축물이 이렇게 크고 묵직하면서도 우아할 수 있구나."였다. 이런 긍정적인 첫인상과 함께 구경했던 아모레 퍼시픽 본사. 그리고 약 1년 후에 다시 한번 더 방문하여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보통 건축을 세부적으로 평가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건축이니 평가를 해본다. 좋아하는 건축가의 건축은 세세하게 평가질을 해야 제맛이지!1. 도시건축으로서 조형미 B0: 불행하게 신용산역 일대는 홀로 튀고 싶어 하는 건축 혹은 건물로 만 가득하다. 그 가운데서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우아했지만, 전혀 다른 규모감이나 무게감은 이질적인 모습으로 느껴지게 될 정도였다. 물론 이것은 이 건축과 주변의 건축의 잘못이 아니라, 도시계획, 도시디자인 그리고 ..
2020.01.08 -
서울 9/10: 잠실 그리고 타이어 할인 전문점의 공간
가든 파이브나 롯데타워가 그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냥 결국 이렇게 자리잡아버려서 너무 슬프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표본이 쌓이지 못할 망정, 잘못되어도 해서는 안될 일도 밀어붙여서 성공하면 된다는 표본이 이 도시 속에 계속 쌓여가고 있다. 그런 결과들. "우리" 이 잠실 재개발 단지에 살 수 있는 우리만이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아파트 단지. 도시민으로서 공동체 그리고 연대 의식은 약간의 기부채납으로 끝내버리며 그들만의 안전한 왕국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는 지난 10여년간의 성공의 모델이었다. 급하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것도 조금씩은 바뀌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타이어 할인점 오프닝 행사가 있었는데, 자동차가 서있어야할 공간에 사람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축..
2018.12.22 -
서울 8/10: 해방촌으로 향하던 한강다리
서울을 방문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행기 값은 베를린에서 인근 대도시로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하는 수준의 비용이다. 그래서 사실 잘 안 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서울을 방문하며 만나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근황을 주고 받고, 최근의 논의들을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있어서 정말 좋다. 좋다는 말 이상으로 표현을 하지 못함이 아쉬울 정도로 좋다. 짧은 강연을 한 저녁의 해방촌 풍경. 2015년 서울은 황사 가득한 풍경이었고, 2018년의 서울은 정말 환상적인 날씨의 서울이었는데, 비 오던 날씨도 그리고 언덕(용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도 너무나 좋았다.
201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