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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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맹갑 청수암-신푸시장 일대+신푸딩 문화시장
오래된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인지, 아니면 건물을 수리하느니,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간편해서인지. 아무튼 그런 구조물조차 오래되고 낡고 허접해 보이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중국어 1도 모르고, 한자 외우면 머리가 터지려고 했던 사람 1인은 아무런 정보도 찾지 못하고, 아무런 증거도 찾을 수 없이 그곳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방향에 어느 절이 있는지 보여주는 사방위. 이 도시 그리고 이 지역에 낯선 이에게도 절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방위를 도시 곳곳에 설치해야 할 만큼 이 사회 내에서 절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맹갑청수암 艋舺清水巖祖師廟 Bangka Qingshui Temple (타이베이 관광청/ 구글 맵 위치) 맹갑청수암 절은 여러모로 굉장히 독특한 절이었다...
2019.03.04 -
빈 혹은 비엔나의 링 슈트라쎄 150주년/ 150 Jahre Ringstraße, Wien
"링슈트라세 아파트가 대체로 개발 회사의 손에 지어졌지만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개인 투자 분야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역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곳에 신화가 대신 들어선 것이다." 비엔나의 오스트리아 의회 건축에 대한 설명 중. 이 두 문장은 Carl E. Schorske의 세기말 비엔나에 쓰여있는 문구들이다. 지난 해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2015/10/09 - [도시와 건축/풍경] - 2015 오스트리아 여행/ Österreich)을 다녀왔는데,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있다. 당시 링슈트라쎼Ringstraße 150주년 행사가 도시를 가득채우고 있었기 때문인데, 애초에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도시에, 150주년을 기념하는 수많은 행사와 전시들은 놀라웠고, 절망스러웠다. 150주년에 맞..
2016.08.17 -
서촌을 서촌대로,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사업 추진을 바라보며
2009년 당시 서촌은 내 졸업설계 대상지였다. 2학기 동안 서울 4대문 지역과 서촌이라는 공간을 두고 졸업설계를 하며 적지 않은 애정을 가지게 된 구역으로, 서촌이 본격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며, 좀 더 빨리 움직이던 사람들은 서촌을 찾고, 좀 소문에 늦은 사람들은 북촌을 찾던 시기였다.최근 서촌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건설 관련한 소식을 접했다. 주차 문제는 이 지역의 오랜 문제였다. 그리고 차량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 이상,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서촌과 관련한 뉴스를 간략하게 나마 살펴보았고, 몇가지 내용이 눈에 띄었다."서촌은 2012년 수성동 계곡 복원을 계기로 명승지로 떠오르면서, 가로 주변을 중심으로 급속한 상업화가 진행돼 왔다." 헤럴드 경제, 2016.05.2..
2016.05.27 -
익선동의 미래
익선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회사를 다니고 나서였다. 단체 생활이 주는 수많은 피로감과 (정확히 말하자면) 무의미함이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하나의 저항으로 근무시간에는 정말 근무만 열심히 했고, 출근 시간 전, 점심시간 사이 그리고 퇴근 시간 후에 주변 도시를 탐험하기 시작했다.동쪽으로는 창덕궁과 종묘, 서쪽으로는 경복궁, 남쪽으로는 종로 3가 그리고 북쪽으로는 북촌이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한 대략적 답사 경계였다. 특히 출근 시간에 안국역에서 내려서 곧장 회사에 가는 비교적 재미없는 길을 택하기보단 종로 3가에 내려서 익선동을 거쳐서 가는 것은 꽤 좋은 출근길이었다. 경험상 이 주변은 비교적 저녁때 그리 치안이 좋은 곳은 아니었다. 익선동은 도시적인 관점에서 선호 지역은 아니었다. 물론 재..
2016.05.10 -
옥바라지 골목 철거 사건을 바라보며
"도시들은 우리의 비전과 우리의 실수의 물리적 기록이다." - David Chipperfield서울의 물리적 모습을 보면 이 사회에 얼마나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는지 알 수 있다. 옥바라지 골목은 한국 도시에또 다른 실수를 남기는 장소가 될 것이다. 역사성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 나이지만, 모든 도시와 동네가 역사 도시로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기억들은 적어도 간판, 기념물, 기념 공원 등 어떤 방식으로도 기억될 수 있다. 옥바라지 골목 같은 경우도, 아마 계속 압박이 들어간다면 골목길 원형을 보존하고, 몇몇 주택은 남겨 박물관으로 재활용하는 등 역사는 어떻게 든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거지 같은 모습으로 남겨진 종로 피마골을 봐라. 잘 보존되건, 아니면 생색을 내며 보존을 하건 ..
201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