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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풍경

2016 괴를리츠/ Görlitz

2차세계대전 전 인구 약 9만명, 2차세계대전 이후 인구 약 10만명의 도시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현재 약 5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가 되었다. 독일과 폴란드의 경계에 위치한 Görlitz의 이야기다. 그러는 와중 도시에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구도심을 UNESCO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함이었다. 현재 구도심의 건물들을 깔끔하게 정비가 되어있고, 구도심으로 들어가는 골목마다 관련 표지판이 서있었다. 하지만 구도심만 벗어나면, 빈집이 속출한다. 실제로 약 20%의 주택이 빈 상태라고 한다. 부동산 회사도 마찬가지로, 문을 열지는 않은채 창문 가득 빈 집 임대/매매 광고를 붙여놓는다. 제곱미터당 5유로 내외 Kaltmiete 매물이 대부분이었다.

구도심에서조차 그리 생기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영화 세트장의 느낌이다.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대부분 단체 관광을 온 노인들 뿐이었이다. 재미난 점은 2000년 이후로 이 지역으로 약 1,200명의 연금생활자들이 이사를 왔다는 점이다. 현재도 매년 300명 가량 노인들이 이 도시로 이사를 오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싸고, 도시와 주변 자연 환경은 정말 좋은 편이다. 바로 옆에 폴란드가 위치해 있기에 여러모로 저렴한 물가로 생활이 가능하다. 이런 현상을 활용해 Probewohnen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60세 이상의 노인이 괴를리츠에서 1년간 시험삼아 살아보는 것을 돕는 것이다.  연금 폴리스Pensionopolis라고 불리기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인생의 말년에 자신의 거주지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금전적으로 사회적으로나. 아무튼 흥미로운 현상임에도, 쇠퇴하는 도시의 명운을 바꾸기엔 어려워 보인다. 괴를리츠 뿐만이 아니다. 구 동독 지역의 도시들은 이미 2000년 초반부터 도시를 축소하기 위한 계획Schrumpfende Stadt을 고민하고 있었다. 2003년의 기사에 이미 구 동독 지역에는 100만채의 빈 집이 있었다고 한다. 인구가 줄고 있고, 급격히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을 끌어들이만한 좋은 대학, 연구시설, 문화 등이 없는 도시일 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여행객으로 돌아다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시에서 젊은이를 보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Obermarkt의 공간감은 너무나 좋았지만,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쉬웠다. 지역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Gründerzeitviertel는 여느 독일의 Szeneviertel과 같은 물리적 느낌을 느꼈지만, 겉으로 보이는 문화적 생동감은 덜했다. 내가 모르는 이 도시의 삶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거의 없겠지만, 여행객으로 바라본 도시는 너무 늙어버린 도시의 모습이었다.

참고로 괴를리츠 바로 옆은 2차세계대전 이전까지 같은 도시이자, 현재는 폴란드의 도시 Zgorzelec가 Neiss강을 건너 바로 인접해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은, St. Peter und Paul Kirche에서 UNESCO 등재를 노릴 만큼 잘 가꿔진 도시를 등 뒤로한채 전후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의 풍경이었다. 그 둘의 대비감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Görlitz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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