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0. 16:00ㆍ여행/'17 런던
자본주의는 도시를 수많은 방식으로 변화시키는데, 그 중 하나는 이전에 쓴 죽음으로 내몰릴 정도로 사유화 되는 도시라는 기사를 인용하여 쓴 글 같이 도시 공간을 개인이 혹은 기업이 사유화시키며 대중을 배제하는 방식 1도 있고, 노팅힐처럼 주택이 수십억원에 이르게되어 돈이 없으면 도심인근에서 사는 것은 상상도 못하게 만드는 방식도 있고, 그 외의 수많은 방식이 있다. 가량 도심의 마천루들은 자본가들을 위해 법을 바꿔가며 혹은 법을 교묘히 피해가며 좀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끔 해준 자본주의 사회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에서 자본주의의 도시로서 런던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런 도시건축의 물리적 특징보다는 그러한 물리적 공간에 채워져있는 수많은 상점이었다. 그 상점 중 한 유형은 흔히 말하는 불황과 빈부격차의 상징과도 같은 1유로샵이었다. 꽤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유형은 도심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편의점 형태의 패스트푸드 식당이었다. 그것은 전통적인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유기농 샌드위치, 일식 음식, 베트남 음식 등등 현대 사회에서 유행하는 그럴싸한 음식을 싸고 빠르게 살 수 있는 장소들이었다. (그런 상점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을 것 같은데...)
그야말로 시간이 금인 자본주의의 도시에서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느낌이었는데, 비교적 최근에서야 세계 자본의 흐름이 유입되고 있는 좌파 도시 베를린에선 여전히 많은 음식점들이 세월아 네월아 음식을 기다려야하는 상황과는 많이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직원들의 친절함의 차이는 물론이거니와. 베를린 역시 직장가의 음식점들은 아주 빠르게 주문을 받고 빠르게 요리를 내어오지만, 이렇게 프랜차이즈화되고, 표준화되어, 패스트푸드화된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도심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런 환경들이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속도감은 확실히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 최근에 발견한 사이트에선 영국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런던의 도심을 소유하고있는 가문과 그들의 소유필지에 대한 조사를 해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https://whoownsengland.org/2017/10/28/who-owns-central-lond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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