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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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그렌펠 타워/ Grenfell Tower, London
10일간의 영국 완주 여행을 오신 부모님을 만나러 런던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잠시 다녀왔다. 저녁에 런던에 도착하는 부모님을 만나기전 한나절 가량 런던을 처음 돌아볼 시간이 있었고, 바로 생각난 두 장소는 그렌펠 타워Grenfell Tower와 노팅힐Notting Hill. 상반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두 장소는 공교롭게도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게 런던에 도착해서 이른 점심을 먹은 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그렌펠 타워였다. 그렌펠 타워는 켄싱턴과 첼시 왕립 자치구Royal Borough of Kensington and Chelsea에 위치한 Latimer Road역 인근에 위치해있다. 실제로 역에서 내리면 바로 비현실적인 참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아니. Hammersmith&Cit..
2017.11.04 -
40주년을 맞이한 오스트리아 빈의 공동주택 알트 에얼라아(건축가: Harry Glück)/ Alt Erlaa, Wien, Österreich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사회주택 알트 에얼라아Alt Erlaa가 2016년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된 주택이라, 사실상 마을처럼 사람들이 서로를 다 안다고 하는데, 2년전 여름 여행을 잠시 단지 내를 돌아다닐 때 어쩐지 서로 막 인사하던 모습을 많이 봤던 기억이 났다. Alt Erlaa 1세대 세입자들이 차례로 2세대, 3세대에게 집을 물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Alt Erlaa는 흔히 옥상에 수영장 있는 고급(?) 사회 주택으로 널리 알려진 공동주택 단지다. 사실 이 주택단지를 설게한 건축가 Harry Glück의 설계 모토가 "부자처럼 살다Wohnen wie die Reichen"였으니, 그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주택단지는 ..
2017.10.30 -
2017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건축
"건축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건축) 것이다. 건축을 즐기기 위해 건축가다 될 필요가 없다. 좋은 건축은 느낄 수 있다. 마치 좋은 의자에 앉으며 '흠, 좋은 의자네'라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개인적으로 좋은 건축(실내 공간 한정)을 만났을 때, 정말 좋은 건축인지 확인하는 개인적 기준이 있다. 바로 화장실을 가는 것. 좋은 건축은 화장실 안에도 그 건축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화장실은 다른 평범한 건물의 화장실을 가져다 붙여놓은 것 같은 경우가 많다. 그런 기준의 좋은 건축을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이오밍 페이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독일 베를린 노이에스 뮤지엄. 두 건축가 모두 다 화려하지..
2017.09.27 -
소공동 근대 건축물 보존 논란을 두고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속한 역사·건축 전문가들과 시민참여단 60명이 건축 연도와 용도·양식 등을 검토한 결정" 익명의 건축가 한 명이 말한 "옛날에 지었다고 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중 부양’해서라도 소공동 옛 건축물 보존?이라는 제목으로 누가 봐도 보존을 하는 것은 멍청한 결정이라는 결론을 내려놓은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가 도시 건축계를 잠시 들썩였다. 언제나 그렇듯. 잠시 그들끼리 화를 내는 작은 사항으로 또 끝나지 않길 바란다. 먼저 한국사회에 근대 건축에 대한 공론화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근대 건축을 떠나서 애초에 전통 건축에 대한 개념도 그리고 건축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아무..
2016.08.18 -
공간이 당신을 혐오한다.
아마도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시절인 것 같다. 그때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이라는 이름의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보편적 도시환경 혹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잠시 크게 유행했었다. 이 말은 돌려 생각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불편 없이 사용하는 제품과 살아가는 공간이 누구에게는 차별화된 혹은 누구를 차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 배리어 프리와 같은 이름 디자인은 그 차별을 없애려던 방식 중 하나였다. 내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편하고 아름답더라도 세상에는 분명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차별은 계속 존재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세상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이는 도시 환경에도 고스란..
2016.05.20 -
자하 하디드를 추모하며/ Zaha Hadid(1950~2016)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세상을 떠났다는 뜬금 없는 소식이 각종 뉴스를 가득채웠다. 그는 논란도 많은 건축가였지만, 그 논란 만큼이나 놀라운 건축가였다. 베를린의 이 건축은 그가 비트라 박물관 Vitra Museum의 소방서 Feuerwehrhaus와 비슷한 시기에 작업을 했고, 37세에 작업을 시작한 두번째 완공작이다. 아마 비트라 박물관의 소방서와 베를린의 이 주택건물이 없었다면, 놀랍기에 논란적일 수 밖에 없는 그의 건축은 그림과 도면으로만 남겨진채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DDP를 비난할 때 가장 어리석은 것은 그녀의 디자인 형태에 대한 비난이다. 그를 공모전에 초대했을 때, 이미 공모 주최자는 자하 하디드라는 건축가가 어떤 유형의 건축을 하는지 자명하게 알고 있는채로 초대를 했다. 아..
201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