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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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근대 건축물 보존 논란을 두고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속한 역사·건축 전문가들과 시민참여단 60명이 건축 연도와 용도·양식 등을 검토한 결정" 익명의 건축가 한 명이 말한 "옛날에 지었다고 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중 부양’해서라도 소공동 옛 건축물 보존?이라는 제목으로 누가 봐도 보존을 하는 것은 멍청한 결정이라는 결론을 내려놓은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가 도시 건축계를 잠시 들썩였다. 언제나 그렇듯. 잠시 그들끼리 화를 내는 작은 사항으로 또 끝나지 않길 바란다. 먼저 한국사회에 근대 건축에 대한 공론화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근대 건축을 떠나서 애초에 전통 건축에 대한 개념도 그리고 건축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아무..
2016.08.18 -
서촌을 서촌대로,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사업 추진을 바라보며
2009년 당시 서촌은 내 졸업설계 대상지였다. 2학기 동안 서울 4대문 지역과 서촌이라는 공간을 두고 졸업설계를 하며 적지 않은 애정을 가지게 된 구역으로, 서촌이 본격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며, 좀 더 빨리 움직이던 사람들은 서촌을 찾고, 좀 소문에 늦은 사람들은 북촌을 찾던 시기였다.최근 서촌 필운대로 지하 주차장 건설 관련한 소식을 접했다. 주차 문제는 이 지역의 오랜 문제였다. 그리고 차량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 이상,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서촌과 관련한 뉴스를 간략하게 나마 살펴보았고, 몇가지 내용이 눈에 띄었다."서촌은 2012년 수성동 계곡 복원을 계기로 명승지로 떠오르면서, 가로 주변을 중심으로 급속한 상업화가 진행돼 왔다." 헤럴드 경제, 2016.05.2..
2016.05.27 -
공간이 당신을 혐오한다.
아마도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시절인 것 같다. 그때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이라는 이름의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보편적 도시환경 혹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잠시 크게 유행했었다. 이 말은 돌려 생각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불편 없이 사용하는 제품과 살아가는 공간이 누구에게는 차별화된 혹은 누구를 차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 배리어 프리와 같은 이름 디자인은 그 차별을 없애려던 방식 중 하나였다. 내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편하고 아름답더라도 세상에는 분명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차별은 계속 존재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세상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성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이는 도시 환경에도 고스란..
2016.05.20 -
익선동의 미래
익선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회사를 다니고 나서였다. 단체 생활이 주는 수많은 피로감과 (정확히 말하자면) 무의미함이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하나의 저항으로 근무시간에는 정말 근무만 열심히 했고, 출근 시간 전, 점심시간 사이 그리고 퇴근 시간 후에 주변 도시를 탐험하기 시작했다.동쪽으로는 창덕궁과 종묘, 서쪽으로는 경복궁, 남쪽으로는 종로 3가 그리고 북쪽으로는 북촌이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한 대략적 답사 경계였다. 특히 출근 시간에 안국역에서 내려서 곧장 회사에 가는 비교적 재미없는 길을 택하기보단 종로 3가에 내려서 익선동을 거쳐서 가는 것은 꽤 좋은 출근길이었다. 경험상 이 주변은 비교적 저녁때 그리 치안이 좋은 곳은 아니었다. 익선동은 도시적인 관점에서 선호 지역은 아니었다. 물론 재..
2016.05.10 -
옥바라지 골목 철거 사건을 바라보며
"도시들은 우리의 비전과 우리의 실수의 물리적 기록이다." - David Chipperfield서울의 물리적 모습을 보면 이 사회에 얼마나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는지 알 수 있다. 옥바라지 골목은 한국 도시에또 다른 실수를 남기는 장소가 될 것이다. 역사성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 나이지만, 모든 도시와 동네가 역사 도시로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기억들은 적어도 간판, 기념물, 기념 공원 등 어떤 방식으로도 기억될 수 있다. 옥바라지 골목 같은 경우도, 아마 계속 압박이 들어간다면 골목길 원형을 보존하고, 몇몇 주택은 남겨 박물관으로 재활용하는 등 역사는 어떻게 든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거지 같은 모습으로 남겨진 종로 피마골을 봐라. 잘 보존되건, 아니면 생색을 내며 보존을 하건 ..
2016.04.15 -
서울: 성수동, 연남동, 홍대, 서촌, 동대문, 강남아파트 그리고 운현궁
3주 간의 서울 여행에서 사진을 골라내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1.그 어떤 여행보다 밀도 높게 돌아다닌 여행이기도 하고, 2. 사진 보정(수평 보정 정도를 간혹)을 거의 안하는 대신에 선택한 사진이 기본적으로 적당히 볼만한 수준이어야 하고, 3.두, 세문장 정도 이야기를 쓸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진이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4. 사진을 워낙 많이 찍고, 5. 나름 의미가 있는 사진 위주로 찍기 때문에, 선택하고 선택하면 보통 첫번재 선택에 대략 50여개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한번 사진을 솎아내면 약 30여개의 사진으로 줄어든다. 그렇게 선정해둔 사진을 방치해두다가 꽤 시간이 흐른뒤 다시 보면 대략 15장 내외의 사진으로 추릴 수 있다. 평균적으로 하루 여행에서 2장 정도의 사진을 보..
201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