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6. 09:52ㆍ도시와 건축/베를린
얼마전 Charlottenburg의 Spreeufer의 한 건물이 점거되는 사건이 있었다. 얼마전이라고 써놓고보니 거의 반년전의 일이다. 그만큼 찍은 사진의 배경도 많이 바뀌었다. 스쾃 같은 것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역사 속의 이야기였는데, 내가 독일에서 산 이후로도 몇몇 스쾃이 실제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대부분 하루 이틀 사이에 경찰력에 제압당하는 단발성의 프로젝트였다. 1
주황색 타일 외벽이 인상적이었던 베를린 공대 소유의 건물은, 난민을 위한 활동가들Socialcenter4all에 의해 점거되었다. 이 건물의 철조망에는 베를린 공대 소유라고 명기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오래전에 민간 투자회사에 판매된 상태라고 한다. 활동가들은 Zwischennutzung 계약을 맺어서 오래동안 비어있던 이 건물을 난민들의 임시 숙소로 활용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건물 점거가 언론과 SNS에서 퍼진지 오래 지나지 않아 경찰에 의해 정리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스쾃과 난민숙소로의 활용을 지지하기 위해 그리고 경찰력 투입을 막기 위해 모인 여러 활동가들의 저항도 있었다. 2
건물점거가 정리된 건물구역의 철조망에는 새로운 경비회사의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가끔 학교를 갈 때 우회해서 가는 산책길로 이 건물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산책을 할 수 있게 개방이 되어있던 강변 산책로는 2016년이 되며 담장이 처졌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로 보이는 여러 사람들도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막힌 산책로에 당황을 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건물 철거에 들어갔다.
베를린은 현재 난민의 임시 숙소 그리고 영구 숙소 보급을 위한 수많은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난민 숙소 건설을 위해 설정한 몇몇 장소들은 분명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장소들도 많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는 경우도 있다. 템펠호프 공원의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베를린 주정부가 소유한 그리고 민간 소유의 수많은 공실건물들을 활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난민 숙소로 활용될 수 있던 건물은 헐리고, 아마도 이 곳에는 고급주택 혹은 고급 오피스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베를린은 여전히 난민들과 시민들의 주택난으로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참 많다.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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