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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7 토스카나 지방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산 미니아토 도착 첫날 밤/ San Miniato

by 도시 관찰자 2018. 5. 13.

사진으로는 가까워보이지만, 아무튼 굉장히 멀고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가기엔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한 산 미니아토San Miniato 도시의 실루엣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페데리코 2세 타워Tower of Federico II가 드디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가 18:35. 체크인 시간은 19:00까지. 첫날이기도해서 정신적+육체적 체력은 충분했으나, 25분에 도저히 갈 거리는 아니었다. 아무튼 평지를 열심히 달리고, 중간에 숙소에 전화를 걸어보았는데, 계속 영어 못한다고 말만 되풀이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산에 위치한 도시를 올라가기 위해선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했고, 7시 조금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다행이 숙소(유스호스텔)에는 영어를 충분히 잘하는 친절한 직원 두분이 나를 기다리며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글 지도에 기입된 호스텔 전화번호가 잘못되어있었던 것 같음) 빠르게 체크인 및 서류 작업을 한 뒤, 바로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던 직원 중 한분이 정말 조심스럽게 여권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내 여권을 열심히 살펴보다가 결국은 나한테 '북한에서 온건 아니지?'라고 물어봤고, 나는 빵 터진채로 남한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그 상황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드디어 책 속에서 인터넷의 사진 속에서만 보던 공화국 광장Piazza della Republica을 보러 올라갔다. 숙소에서 1분 거리. 산 미니아토는 산의 능선에 위치한 작은 도시라서, 도시의 끝부터 끝까지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밤낮으로 광장은 우아했고, 광장에 면한 건물로 그리고 다른 광장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산의 경사로 인해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당연히 그런 다른 높낮이의 장소에서 바라보는 광장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만 사람이 머무는 광장이 아닌 텅빈 주차 광장으로 남겨져있는 상황만 빼곤.

 

산 능선에 사뿐히 앉아있는 도시의 모습. 저녁식사로는 조금 괜찮아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먹어보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만큼 최대한 시켜서먹었다. 늦었지만, 유학생활을 무사히 마무리 지은 것에 대한 작은 기념이었다. 아무튼, 요리 중 까르보나라는 정말 너무 맛있었는데, 그 까르보나라를 다시 먹기 위해 이 도시를 재방문하고 싶을 정도였다.

 

도시는 밤이 되면 될수록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는데, 이게 단순히 뜨거운 이탈리아의 여름 날씨 문제가 아니라, 주차장이 꽉차는 모습으로 추측해보건데, 낮 시간에는 주변 도시 등으로 여행을 갔다가, 베이스 캠프처럼 산 미니아토에서 저녁을 보내는 식의 여행객처럼 보였다. 나 역시 이 곳을 베이스로 주변 소도시들을 둘러볼 예정이었기에, 다들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저녁 숙소 앞에서 사람들을 맞이해주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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