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베를린의 오래된 변전소 건축/ Berliner umspannwerke

2020. 5. 20. 20:00도시와 건축/베를린

작년에 갤러리 주말(Gallery Weekend) 행사와 문화재의 날(Tag des Denkmals) 행사에서 서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 가지 변전소(Umspannwerk)를 방문할 수 있었다. 각각 따로 행사 주제에 맞춰 글을 쓰려다가 오래된 변전소 건물을 재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하나로 묶어서 정리해본다.

베를린엔 변전소 건물이 곳곳에 위치해있는데, 얼핏 찾아본 결과 어떤 확정된 건축 유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산업시설과 같은) 건물이 변전소인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중에 몇몇 변전소 건물은 조금 외형을 가지고 있어서, 지나가다 보게 되면 분명 특별한 용도/목적의 건물을 가진 건물이구나를 쉽게 인식하게 되는 곳도 있고, 이런 형태의 건물을 보통 변전소 건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20세기 초에는 건축가 Hans Heinrich Müller의 변전소 작품이 베를린 곳곳에 만들어졌다. 슈테글리츠 지역의 Gemeindebaumeister 그리고 이후 BEWAG(당시 베를린 시영 전기회사) 건축가로 여러 공공(산업) 시설 건축을 담당하였고, 베를린에서 좀 지낸 사람이라면 "아 그 건물?"이라고 싶은 벽돌 고딕(Backsteingotik)의 산업 건물 중 다수가 그의 작품으로 남겨져있다.

크로이츠베르크 Paul-Lincke-Ufer에 있는 Umspannwerk Kottbusser Ufer(구글 캠퍼스가 들어서려고 했던) 건물도 그가 설계했고, 마우어 파크와 Schönhauser Alle 역 중간 즈음에 위치한 Umspannwerk Humboldt 그리고 미테 지역 Auguststraße 56에 있는 변전소 Umformwerk Koppenplatz 세 가지 건물이 베를린 도심 지역 돌아다니다가 쉽게 볼 수 있는 그의 대표적인 변전소 건축물이다.

그의 변전소 건축은 벽돌 외관과 함께, 창의 형태가 일반 용도의 건물보다는 종교 건축 등에서 볼법한 독특한 규격의 창이 많다. 아래 노이쾰른 온라인 매거진의 제목처럼 그 독특하고 기념비적인 형태 덕택에 "전기의 성당(Kathedralen der Elektrizität)"로 부르고 있기도 하다. 다만 현대에 와서는 그런 특징 덕택에 현대에 해당 건물을 재활용해야 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라고 한다. (표준화된 창 규격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

 

Kathedrale der Elektrizität

Kein Schloss, keine Kirche – ein Umspannwerk. In der Richardstraße vegetierte diese Perle der Industriearchitektur viele Jahre vor sich hin. Und hat nun neue Gäste gefunden.

www.neukoellner.net

* Wedding 쪽에도 근사한 변전소 건축인 Abspannwerk Scharnhorst가 있는데, 역시나 Hans Heinrich Müller 작품. 이 건물은 여전히 변전소로 사용되고 있고, 최근 Europacity 개발 등으로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이 되어 Neubau를 확장하기도 하였다. 그에 관한 DBZ의 글.

 

Umspannwerk Sellerstraße, Berlin - Deutsche BauZeitschrift

Die DBZ Deutsche BauZeitschrift ist eine monatlich erscheinende Architekturfachzeitschrift. Sie berichtet über Relevantes aus den Bereichen Architektur, Bautechnik und Produkte.

www.dbz.de

BEWAG-Umformwerk (문화재 지정 관련 정보)

먼저 방문했던 곳은 갤러리 주말 행사에서 방문했던, 베를린 Mitte 지역에 위치한 콘라드 피셔 갤러리(Konrad Fischer Galerie, 주소: Neue Grünstraße 12, 10179 Berlin)였다. 이 건물 역시 Hans Heinrich Müller가 Franz Schwechten와 함께 설계한 건물이다. 건물 이름에서도 알 수 있고, 갤러리 주말 행사에서 방문한 곳이니 당연히 현재는 "갤러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윗 사진은 Neue Grünstraße 쪽에서 보이는 입면인데, 반대편인 Alte Jakobstraße 쪽에서 보이는 건물의 입면은 좀 더 전형적인 고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1905년에 지어진 건축이다 보니 더 전형적인 형태를 따른 것을 보인다. (이후 보여줄 다른 Umspannwerk은 1928년에 지어진 건물)

 

이런 산업용 건물과 현대 예술과의 조합은 거의 기본 요소와도 같은 요즘.

 

Granite Crossing, Richard Long
Granite Crossing, Richard Long

 

Granite Crossing, Richard Long

* 콘라드 피셔 갤러리 홈페이지

 

Konrad Fischer Galerie | Konrad Fischer Gale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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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nradfischergalerie.de

 

 

Umspannwerk Christiania (문화재 지정 관련 정보)

그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문화재의 날 행사에서 방문한 Gesundbrunnen에 위치한 건물(주소: Osloer Str. 16, 13359 Berlin)이었다. 다양한 오피스가 입주해있고, 이날 행사에선 옥상 층에 위치한 한 아뜰리에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앞선 BEWAG-Umformwerk에 비해 훨씬 시간이 지난 1928년에 지어진 건물인데, (개인적으로는) 건물의 형태가 더 우아해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런 장식적인 디테일뿐만 아니라, 건물(지붕)의 형태가 주변 건물에 맞춰 지어진 BEWAG-Umformwerk에 비해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려는 듯한 모습 덕택에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아래 링크를 건 글에 따르면 1세기 앞의 건축가였던 쉰켈(Karl Friedrich Schinkel)의 언어를 빌린 작업이었다고 한다.

늘어나던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은 70년대부터 오피스 건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20여 년간 더 BEWAG의 사무용 건물로 사용되었는데, 90년대 말 즈음부터는 비어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2000년대 초부터 건물 활용을 위한 논의(프로젝트 전시 Der Helle Wahnsinn)가 시작되었고, 잠시 극장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이후 문화창조센터로 관련 분야의 기업이 입주하고, 모델 프로젝트로 EU펀딩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내부 계단도 매력적이지만 사진이 그걸 담아내지 못했다.

문 위에 달린 변전소 로고가 귀여웠다.

* Umspannwerk Christiania 프로젝트 관련

 

christiania - creative industries

 

www.christiani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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