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별이 빛나는 정거장에/ U-Bahnhof Museumsinsel (건축가: Max Dudler)

2021. 7. 15. 17:00도시와 건축/베를린

퇴근 후 자전거를 끌고 150년만에 유럽 여행을 했다. 코로나 이후로 거의 집-회사-동네(슈퍼마켓/식료품점)로 생활반경이 좁아진채로 살았더니, 간만에 나온 베를린 구도심은 너무나 외국(?) 같은 느낌이었다. 여행의 목적은 최근 완공되어 운행을 시작한 박물관섬 지하철역(U-Bahnhof Museumsinsel)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언론에서 너무나도 조명을 해주다보니 안가볼 수는 없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박물관역 출입구 중 한 곳
반대편에서 본 모습

자전거 거치대 하나 없는 지하철 역이었다.

 

계단 혹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빛의 회랑과도 같은 디자인의 통로가 나타난다. 인스타 피플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신이 없어서 나도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아마 완공 및 운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고, 언론에서 많은 기사를 썼기에, 당분간은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약간 공항에 온 느낌.

 

사실 이 지하철역은 베를린의 지형(모래 위에 세워진 도시)과 지하철 위로 지나가는 슈프레 운하 그리고 주변의 역사적인 건물들을 고려하며 건설을 해야했던 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였다고 한다.

 

건축가 Max Dudler의 작품인 베를린 박물관 역을 수식하는 단어 중 하나는 하늘(Himmel)이다. 선로 천장의 디자인 때문인데, 이 곳을 방문하기 앞서 봤던 언론/SNS의 사진을 봤을 때 약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생각이 났다. 그래서 포스트 제목도 <별이 빛나는 정거장에>로 작성했다.

 

물론 내 느낌과는 상관없이, Max Dudler가 지하철역을 디자인할 때 모티브로 삼았던 것은 프로이센의 건축가 칼 프리드리히 쉰켈(Karl Friedrich Schinkel)이 디자인한 모짜르트의 <마술피리> 오페라 무대(아래 이미지)였다고 한다.

* 참고로 Max Dudler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정거장 설계 공모전은 1998년에 있었다고 한다. 이 지하철역과 U5 연장 사업 과정도 파고들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지 않았을까 싶다.

 

U-Bahnstation Museumsinsel » Max Dudler

U-Bahnstation Museumsinsel StandortMuseumsinsel, D-10178 Berlin BauherrBerliner Verkehrsbetriebe BauzeitIn Ausführung BauvolumenBGF 4.600 m² VerfahrenWettbewerb 1998, 1. Preis Der U-Bahnhof Museumsinsel sowie die neuen Bahnhöfe Rathaus und Unter den Lin

www.maxdudler.de

Die Zauberflöte. Oper von Wolfgang Amadeus Mozart. Entwurf zur 2. Dekoration. Die Sternenhalle der Königin der Nacht © Kupferstichkabinett, Staatliche Museen zu Berlin Anders, Jörg P.

 

Das Erbe Schinkels - Der Onlinekatalog - SM 22c.121

Die Zauberflöte. Oper von Wolfgang Amadeus Mozart. Entwurf zur 2. Dekoration. Die Sternenhalle der Königin der Nacht Zeichnung, Bühnenbild Schinkel, Karl Friedrich (13.3.1781 - 9.10.1841), Zeichner um 1815 handgeschöpftes Papier (vergé) Gouache, Zirke

schinkel.smb.museum

언론이나 SNS에서 보이는 보정된 하늘 이미지와는 다르게 실제 기차역에서 본 하늘은 밝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두운 지하철역 안에서 다같이 칙칙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 꽤 눈에 띄는 강렬하고 진한 파란색(로열블루 같은)이었다. 다만 미리 봤던 이미지 속 색(파란색 파란색)과의 괴리가 너무 심해서 실망스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이 이미지를 직접 보고 사진에 남기기 위해 선로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최근 몇년간 지하철 자체를 거의 안타서(악천후에만 종종 이용) 지하철 건축에 대한 비평이나 분석을 할 배경 정보가 별로 없고, 사방팔방 오래된 지하철 역 보수 공사로 정신 없는 베를린에서 이 신축 지하철역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단 하나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은 (Max Dudler의 건축물 답게) 마감이 정말 깔끔했다는 점이다.

 

여기도 약간 공항이나 기차역 같은 느낌.

 

지하철 플랫폼으로 오르고 내리면서 슬며시 보이는 하늘의 이미지는 꽤 매력적이었다.

 

유학 처음 왔을 때 언제 완공되나 했던 U5이 드디어 U55와 U5가 아닌, U5로 완전히 연결되었다. U5이 완공될 때까지 그리고 베를린 신공항이 완공될 때까지 이 도시에 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어느새 두 곳 모두 완공이 되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U5 노선은 중앙역 서쪽 지역으로 연장된다고 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 U반과 Tram이 운행하기 시작할 때 나는 베를린에 남아있을까? 베를린의 각종 공사가 끝나기 전에 인류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요즘의 고민 아닌 고민들이다.

 

 

Neuer U-Bahnhof »Museumsinsel«: Der Himmel unter Berlin

Mit der neuen U-Bahn-Station »Museumsinsel« ist die Teilstrecke zwischen dem Alexanderplatz und dem Berliner Hauptbahnhof endlich komplett. Das Design soll an ein berühmtes Bühnenbild erinnern – und lädt zum Sternezählen ein.

www.spiege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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