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탕웨이가 아니었다면 헤어질 결심이 가능했을까?/ Decision to Leave

2025. 11. 3. 18:00리뷰

반응형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은데, 경찰 집 같지 않잖아요!? 영화 속 한국 경찰 집 스테레오 타입 파괴의 장면.

버드맨 리뷰에서 썼듯이, 예술 작품은 언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작품을 받아들이는 내 태도가 전혀 달라지고, 당연히 그 해석의 방식도 달라진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추천해 달라면 내 손에 꼽힐 영화가 되었다. 영상은 아름답고, 내용은 단순하지만 동시에 복잡했고, 대사는 마음을 파고들었다.

2022년 작품인 헤어질 결심. 당시 한국에서 혐중 정서는 아마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니었지만, 동시에 그렇게 가시적이고 노골적인 것은 아니었다. 탕웨이 씨는 내가 알기로 중국인이 아닌 걸로 알지만(중국계 홍콩인이시라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 혐오는 정말로 정확히 중국어권(대만, 홍콩, 중국)을 구분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니 문득 이 영화를 일종의 혐중 코드로 읽어내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여주가 탕웨이가 아니었다면. 중국어 화자에 대한 혐오는 외모로, 말투로, 무엇으로도 구분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담배 그냥 놔두라고! 실내 흡연 허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간합니까?"

탕웨이가 한국인과 결혼을 한,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심지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 모든 영화가 성립할 수 있었을까? 극 중의 그의 서투른 한국어 대사와 허용되는 것이었을까?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같은 명언은 놀림거리가 되지 않았을까? 그의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귀여움으로 흐려지는 눈으로 바라본 수많은 실수와 석연찮은 행적과 행동들. 그가 만약에 사람을 죽였다면 우리는 그를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한국인의 살인과 외국인의 살인은 같은 살인임에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듯이.)

탕웨이님 정말 미묘한 표정 연기의 신이었음.

나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혐오의 시대에 중국계 홍콩 배우가 주연인그 특성을 소재로 버무린 영화를 보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탕웨이가 아니었다면. 우리 사회가 기꺼이 허용한 아름다운 외국인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성립할 수 없었겠지.

* 너무 탕웨이씨 이야기만 하니까 좀 그러니, 박해일씨 이야기도 하나. 사실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배우였고, 기껏해야 ㅅㅅㄱ 폭행한 훈남(?)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음. 돌이켜보니 내가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봤던 그의 영화가 <은교>였음. 당연히 좋은 기억이 남은 배우는 아니었는데 (은교의 내용이나 배역 이런걸 떠나서 난 어색한 노인 분장이 너무 싫음...) 근데 이 영화에서 좀 그의 매력이 느껴졌음. 특히 눈매가 너무 만화 캐릭터 같아서 신기했음. 하지만 이 영화는 탕웨이가 전부인 영화라, 남주는 바뀌어도 상관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박해일 씨 픽은 너무 좋았던 것 같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