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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타이베이+홍콩

타이베이: 맹갑 청수암-신푸시장 일대+신푸딩 문화시장

by 도시 관찰자 2019. 3. 4.

오래된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인지, 아니면 건물을 수리하느니,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간편해서인지. 아무튼 그런 구조물조차 오래되고 낡고 허접해 보이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중국어 1도 모르고, 한자 외우면 머리가 터지려고 했던 사람 1인은 아무런 정보도 찾지 못하고, 아무런 증거도 찾을 수 없이 그곳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방향에 어느 절이 있는지 보여주는 사방위. 이 도시 그리고 이 지역에 낯선 이에게도 절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방위를 도시 곳곳에 설치해야 할 만큼 이 사회 내에서 절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맹갑청수암 艋舺清水巖祖師廟 Bangka Qingshui Temple (타이베이 관광청구글 맵 위치)

맹갑청수암 절은 여러모로 굉장히 독특한 절이었다. 도로에 둘러싸인 마치 섬 같은 곳에 그리고 절 앞 양쪽으로 판자촌과 같은 임시 건물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전 사진의 끝 쪽/절 바로 앞의 공간을 절 건너편(북쪽) 쪽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었다. 이후에 갔던 홍콩도 그렇고, 타이베이도 그렇고, 시대에 따라 대표적인 유형의 주거 건물 유형들이 존재하는데, 이 사진도 상징적으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지 않나 싶다. 4,5층 내외의 세장형 건물, 그리고 그것보다 좀 더 규모가 6,7 규모의 건물 그리고 좀 더 몸집(부피)이 커진 (홍콩의) 맨션과 같은 느낌의 건물 그리고 어디서나 이제 눈에 띄는 고층 아파트 건물까지.

 

박피료 역사가구 剝皮寮歷史街區 Bopiliao Historical Block (타이베이 관광청구글 맵 위치)

맹감청수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박피료(보피랴오) 역사가구라는 구역이 있다. 청 왕조 시대와 일제 식민지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구역이다. 2003년 타이베이 시정부에 의해 복원이 결정되었고, 2009년이 돼서야 대중에게 공개가 된 장소라고 한다. 해당 구역에 대해서는 아래 홈페이지에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이 되어있다.

 

剝皮寮歷史街區 Bopiliao Historic Block

剝皮寮歷史街區 – 於艋舺文化古城中,佔有不可忽視的歷史代表性。與其他古蹟, 文化遺產一脈相連,共譜今日艋舺風華,即刻了解:https://www.bopiliao.taipei

www.bopiliao.taipei

 

신부시장 新富市場 Xinfu Market (구글 맵 위치)

박피료 역사가구의 광장에 서 있으면, 건너편에 신부시장이 보인다. 당연히 그곳으로 발길 옮겼다. 신부시장 안에서 신푸딩 문화시장을 보는 이 풍경은 약간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질적인 두 공간이 너무 가까운 공간에 자리 잡고 있어서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신푸딩 문화시장 新富町文化市場 Shintomicho Cultural Market (타이베이 관광청구글 맵 위치)

아무튼 신푸딩 문화시장(U-mkt)은 현대적인 카페, 문화공간 그리고 오피스 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고, 신부시장/박피료 역사가구를 방문했다면, 지나쳐서는 안 될만한 놀라운 공간이다.

 

신푸딩 문화시장 건물은 1935년에 완공된 곳이자, "타이베이시가 일제시대 후반에 세운 공공시장 중 현존하는 유일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U 형태로 생긴 시장 메인 건물 옆에는 시장의 사무실 겸 숙소로 활용되던 일본식 목조 주택이 위치해 있는데, 그곳 역시 분위기 좋은 찻집이 있었다. 1960년대까지 활발하게 활용되던 시장 건물은 "여성 노동자의 증가 그리고 노동 시간의 변화로 인해 전통시장 영업시간 내 쇼핑이 어려운 소비인구가 전통시장을 떠나고 종일 영업하는 현대적인 마켓을 이용하기 시작하며" 쇠락하게 된다. 이후 건물은 문화재로 지정되고,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시장으로 재개장하게 된다.

* 내용 참조

 

A WALK IN TAIPEI - 완화구의 신 랜드마크, 신푸딩 문화시장

완화구의(萬華區) 신 랜드마크 신푸딩 문화시장(新富町文化市場)글. 사진/ Vision Creative 일제시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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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세기 초중반의 건물 형태로 지어진 시장이 쇠락하고, 그 쇠락의 이유가 여성 노동인구 증가와 전통시장 영업시간과 노동시간의 충돌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함이고 그리고 그 건물은 현대식으로 재활용되는 상황을 보면 자연스럽게 같은 시기에 방문했던 서울의 신촌 다주 쇼핑 상가 건물이 소리 소문 없이 철거된 것이나 최근 변화하고 있는 세운상가 등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신부시장에서 신푸딩 문화시장 건물로 진입하면 바로 카페가 자리 잡고 있고, 안에는 신푸딩 문화시장의 건물 역사와 관련 전시 그리고 오피스 공간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커피(카페라테)도 맛있었고, 케이크도 맛있었다. 카페 분위기 자체가 웬만큼 맛없지 않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곳이었다.

 

다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용산사 쪽으로 돌아가던 길. 오전 시간에는 보이지 않던 수많은 노인들이 용산사 일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들은 또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모이게 되었을지. 도시의 이야기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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