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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타이베이+홍콩

타이베이: 성중시장 일대와 용강로 일대

by 도시 관찰자 2019. 3. 6.

성중 시장 城中市場 Chengzhong Market (구글 맵 위치)

구도심에 이런 일상적인 물건을 파는 (전통) 시장이 남아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이 떠오른다. 나와 같은 여행객들의 관광지의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품목의 물건의 수요자가 관광객에게 밀려나지 않은 채로 인근에 충분히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기수공가상면 周記手工家常麵 (구글 맵 위치)

성중 시장에서 나와 武昌街一段14號Section 1, Wuchang St 도로를 건너면 식당 골목이 있다. 반찬 가게들과 식당이 몇 곳 있는데, 그중에서 주기수공가상면이라는 곳에서 우육면을 포장(!)해서 숙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육면만 먹어도 분명 맛있지만, 뭔가 이렇게 저렴하고 다양한 반찬까지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이 포장해서 숙소에서 밥을 먹는 것에 맛들려서, 이후에도 몇 번 이렇게 식사를 먹곤 했다. 사실 식당에서 반찬 사 와서 그냥 같이 먹어도 될 것 같긴 했는데... 초면(?)에는 항상 서로 조심해야 하니까!

 

타이베이 감옥 담 유적 台北監獄圍牆遺跡 Remains of Taipei prison walls (타이베이 관광청구글 맵 위치)

점심을 먹고, 씻고, 잠시 쉬다가 용강 공원 혹은 용강로 구경을 하기 위해 다안 구(Daan District)로 이동하였다. 버스에서 내려서 마주친 것은 타이베이 감옥 담 유적. 일제 식민지 시대에 항일 의군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형무소가 철거된 이후 남아있는 잔해이다. 일본은 타이베이 구도심 성벽 자재를 이용해서 이 형무소를 지었다고 하는데, 일제 식민지 경험이 있던 지역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일본은 정말 상징적으로까지 잔인한 행위를 너무나 많이 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묘하게 서울이 떠오르던 거리.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용강우육면을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은 지나치며 찍었던 사진. 용강우육면을 먹지 않았기에, 언젠가는 또 타이베이를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최소 일주일은 방문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타이베이와 홍콩에서는 정말 생과일 주스를 많이 마셨는데, 특히 유럽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과일인 용과(Dragon Fruit), 두리안(Durian)이나 유럽에서 너무나 맛없는 딸기 같은 과일을 중심으로 먹었다. 연간 열대과일 섭취량 25%를 일주일 동안 먹은 느낌.

 

용강로 永康路 Yongkang Street (구글 맵 위치)

용강로는 뭐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가미된 홍대.

 

용강 공원 永康公園 Yongkang Park (구글 맵 위치|)

홍대 앞 놀이터.

 

홍대입구 역이 위치한 양화로까지. 여러모로 작은 홍대 같았다. 저층의 (주택) 건물과 그에 걸맞게 좁은 거리 그리고 그곳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구역 내에 존재하는 작은 근린공원 그리고 각종 (프랜차이즈) 상업시설이 밀집한 넓은 도로까지. 어떤 도시 공간적인 특징이 용강로와 홍대를 서문정과 명동을 유사한 공간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 둘이 다른 것은 다른 언어가 사용되고,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다른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글로벌화와 각종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구역의 프로그램이 유사해지고 있다. 유럽 쇼핑거리 어딜 가나 보이는 동일한 패션 브랜드, 음식 브랜드들 말이다. 그렇게 계속 같은 프로그램이 채워지는 도시에서 우리는 어떤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결국은 그저 (환율상) 조금 더 싼 도시에서 쇼핑을 하게 될 뿐일 것이다.

 

용강로에서 빠져나와 길 건너편(북쪽)이 구역은 해가 졌기 때문일까 정말 조용한 주택가였는데, 유독 창문에 철창이 많이 튀어나와있던 건물들이 무언가 다른 지역과는 또 다름을 보여주는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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